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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Sungil Kang Mar 02. 2017

봄을 찾아 떠나온 규슈올레:이부스키-가이몬코스

평탄하고 평이하지만, 이른 봄맞이에는 최고의 코스

봄을 찾아 떠나기로 마음 먹다.


입춘이 지나고 3월로 접어든 지금 생각해보면 2016~2017년 겨울은 추웠지만 마음은 유난히도 뜨거웠던 겨울이었다. 그 뜨거움은 어찌보면 희망의 열정이라는 뜨거움이라기보다 분노에 의한 뜨거움이라 안타까움이 더했다. 이제 뜨거움이 새로운 희망의 열정으로 변화되어가는 때가 된 것 같다. 때마침 엄동설한도 한발치 물러나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역주행을 시작할 계절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정상의 비정상화' 한 지난 10여년간의 시간을 이제 역주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즈음해서 새로운 희망을 생각하며 남들보다 조금은 일찍 봄을 찾아 떠났다. 가고시마와 미야자키를 둘러보는 남규슈 여행 10박 11일의 일정이다. 한반도의 남쪽 끝 제주섬에서 살면서도 빠른 봄을 맞이하고픈 것은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매한가지이다. 겨울은 겨울이고 봄은 봄이다. 더구나 촛불로 달궈진 2017년 겨울, '봄'을 바라는 마음은 전 국민들에게 더 큰 것이 아닐까 싶다.


규슈남부지만 여전히 조금은 쌀쌀함을 느끼며 후쿠오카를 거쳐 베이스캠프를 차린 가고시마는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다. 지난해 여름, 가고시마의 남쪽 원시의 섬 야쿠시마를 다녀간다고 중간기착지로 들렸었다. 그때 가고시마 시내의 주요한 관광지는 섭렵한 탓인지 이번 여행에서는 가고시마 교외지역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목적 없는 여행이지만 여행전 생각한 이번 가고시마 여행의 컨셉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가고시마 교외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이부스키 여행은 당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고 지난 2번의 규슈여행에서 그랬듯이 여행일정 중 그 주변 규슈올레 걷기는 당연한 일정 중 하나가 되었다. 규슈올레의 원형이 제주올레의 고향 제주에 살고 있어서 이기도 하다. 소위 '어디 원형만 하겠어?'라는 평가자 코스프레를 하고 싶어서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깊은 마음 속  더 근본적인 이유는 별 고민없이 하루를 보내는데에 있어 이보다 더 적합한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규슈남부 이부스키는 유채꽃이 1월부터 핀다. 규슈올레 이부스키가이몬코스 얀내맵은 니이소야먀역 앞 상점에서 무료로 배부되고 있다.



규슈올레 이부스키-가이몬코스 가기


가고시현 공식 웹사이트에서 이부스키는 '아열대식물이 꽃을 피우는 휴양지로서, 옛날부터 온천이 많은 시골 온천마을'이다. 특히 이곳의 모래찜질 온천은 온천왕국 일본에서도 유일한 이부스키에만 있는 온천 형태로 일본 국내외 관광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규슈올레 이부스키 가이몬코스는 정확하게는 이부스키의 니시오야마역(西大山駅)과 가이몬역(開聞駅)을 각각 출, 종착점으로 하는 원웨이 코스이다. 즉 이부스키 시내가 아닌 외곽을 걷는 코스란 것을 이해한  가고시마에서 이부스키로 가기로 결정한 전날에서야 알았다.


가고시마를 기점으로 한 이부스키 one day trip의 원래 계획은 일본 JR특급 관광열차인 이부스키노 타마테바코(이부타마)를 타고 이부스키로 가서, 다시 JR재래선(완행열차)을 타고 일본 최남단 역인 JR니시오야마역에 내려서 가이몬산을 보며 시골길과 해변길을 걸으며 이부스키 시내로 도착, 모래찜질 후 가고시마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규슈올레 이부스키-가이몬코스는 안타깝게도 이부스키 시내가 종착이 아니라, 재래선만 다니는 니시오야먀역이다. ->가이몬역 코스이며, 이부스키에서 열차로 약 30분, 외곽순환 버스로는 약 1시간 달려 들어가야 한다. 나홀로의 배낭여행이 여행에서 스트레스틀 받지 않으려면 아쉬움은 아쉬움으로 남기고 빠른 대안을 찾는 것이다. 지끔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이왕 온 것 욕심을 왕창부려 이것저것 다 하려할때 여행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버릴 것은 버리고 일정을 가볍게 하는 것이 솔로여행자가 여행을 즐겁게 하는 노하우라면 노하우이다. 과감히 특급열차는 포기하고 이른 아침 JR재래선에 몸을 실어 곧바로 니시오야먀역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표는 하루전날 가고시마 추오역에서 구입해 놓으면 편하다. 물론 버스도 있으나 버스는 시간도 열차에 비해 오래걸리고 이부스키까지의 해안변을 따라 칙칙폭폭 떠나는 열차에서 바라보는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긴코만의 경치를 즐기기에 불편하다는 점에서 선택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규슈올레 이부스키-가이몬코스 걷기


JR 규슈 재래선 마쿠라자키행 직행편의 아침은 매우 분주했다. 정차하는 역마다 가고시마에서 시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쉴세없이 내리고 탄다. 조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교복 디자인이지만 흰마스크로 반쯤 가려진 얼굴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학생들의 눈은 초롱초롱하기만 하다. 이들의 모습이 교복을 입고 미친듯이 지각하지 않으려 버스정류장으로 달려가던 예전 나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시간의 무상함과 함께 일찍 학교에 가지 안아도 되는 현재의 나에게서 의미모를 안도감을 느끼다 보니, 기차는 아침햇살에 반사되어 반짝반짝이는 킨코만 해변을 달리고 있다. 가고시마 추오역을 떠난지 약 1시간 후에 기차는 이부스키역에 섰다. 그리고 15분 여를 더 달려 JR 최남단 역으로 알려진 니시오야마역에 도착해 여행자들을 내려 놓는다.



JR 니이소야마역은 최남단 역이라는 상징과 더불어 배경으로 보이는 가이몬산 때문에 한마디로 그림과 스토리가 되는 역이다. 가이몬산은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로 해발 924m이며 후지산을 닮았다해서 '리틀 후지산'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산이다. 규슈올레 이부스키-가이몬 코스는 바로 이 가이몬산을 코스내내 바라보면서 해변과 내륙을 넘다들며 걷는 코스이다. 해안변에 위치한 평단한 곳에 위치한 관계로 코스는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큰 오르막이나 내리막 없이 평단해서 무난하다. 어쩌면 조금은 지루하다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한국보다 이른 봄을 만끽하기엔 이보다 좋은 곳은 없어 보인다. 규슈에서 최남단에 위치한 올레코스인 까닭이기 때문이다. 마침 날씨도 나홀로여행자를 어여삐 여겼는지 맑고 따뜻했다.


이부스키-가이몬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웅장한 가이몬산을 배경으로 봄 햇살에 반짝이는 남녘의 해변이 늘어서 있는 약 1km의 카와지리 해안(川尻海岸)이 아닌가 싶다. 니시오야마역에서 시작한 올레코스는 남녘 검은 화산토의 농작물 재배지역을 약 1시간 정도 걷으면서 가이몬산에 대한 신기성이 떨어진 때 쯤 펼쳐진다. 카와지리 해안을 벗어나면 다시 내륙지역으로 올레코스는 접어들면서 일본 최초로 허브를 키웠다는 가이몬다케 산록허브원과  동가이몬역을 지나 가가미이케(鏡池) 연못을 보면 코스의 마지막인 가이몬역으로 내려올 수 있다.


나는 이부스키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상 가이몬역에서 15:24분 시내순환버스를 타고 이부스키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 관계로 동가이몬역에서 가가미이케 연못으로 가지 않고 막바로 열차길을 따라 가이몬역으로 가기로 했다. 가이몬역에서 이부스키로 귀환하는 열차는 16:48분인 관계로 가기미이케 연못을 둘러보는 등 끝까지 걸었으면 어땠을까도 생각했지만 이부스키에서 모래찜질 온천 그리고 가고시마 귀환 등의 시간을 고려해 버스를 타고 일찍 이부스키로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더 정확하게는 동가이몬역에서 더 이상 걸어야할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서 이기도 하다. 제주와 너무나도 닮은 이곳 들녘과 바다의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큰 반전이 없는 코스가 이부스키-가이몬코스이다. 이른 봄맞이라는 이번 여행 본연에 충실한 코스이기도 하다. 1월이면 핀다는 유채꽃이 유명한 규슈 최대의 칼데라 호수인 이케다 호수도 이 가이몬역 앞 도로를 지나야 하니 시간만 허락하면 다녀와보고 싶었으나 가고시마까지 돌아가야야 할 일정과 모래찜질 온천 체험을 고려해서 아쉬움을 달래면서 이부스키로 돌아가는 순환버스편에 올랐다.


규슈올레를 비롯해 일본 자체 트레일 코스의 좋은 점은 항상 트레일을 끝내고 난 후에는 온천으로 하루동안의 피로를 풀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한 이부스키 모래찜질 온천에서 모래찜질로 하루의 피로를 풀고 온천물에서 피로를 푸니 가고시마로 돌아가야할 시간이다. 이부스키-가이몬코스로 어느새 규슈올레길 3코스를 걸게 되면서 규슈지방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


니시오야먀역 상점 옆으로 눈에 익은 올레 상징마크가 보이고 표식을 따라 가면 헷갈릴일은 없다. 화산토의 검회색 밭이 마치 제주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카와지리해안의 시작점에서 바라본 가이몬산과 봄빛에 빛나는 남녘바다

허브산록원과 동가이몬역, 동가이몬역 올레트레일을 종료하고 기차길옆 들녁을 걸어 바로 가이몬역으로 향했다.

가이몬읍내 가이몬역 옆은 바로 가이몬산 등산로 입구이며, 가이몬역앞 교외순환버스 시간표와 하교하는 초등생들의 모습


이부스키-가이몬코스 구체적 일정


규슈올레 이부스키-가이몬코스 1day 트립 교통 시간표


- 가고시마 추오역 재래선 마쿠라자키(枕崎)행 탑승. 니시오야마역 하차 약 2시간
  출발 10:05분, 도착 11:59분      금액 1,290엔

- 가고시마 추오역 9:58분 출발 특급 타바테바코 탑승시
   이부스키 10:49분 도착, 이부스키역 환승(11:27)->니시오야마역(11:59)


- 니시오야마역 이부스키-가이몬코스 시작(12:15), 동가이몬역을 거쳐 가이몬역 도착(15:10)

- 가이몬역앞 교외순환버스 탑승(15:24)

- 이부스키 시영(市営) 모래찜질회관 사라쿠 (砂楽) 도착 후 모래찜질 및 온천

- 이부스키 시가 둘러보면서 이부스키역가기(도보 20분)

- 가고시마 귀환열차타기(가고시마행 마지막 열차 22:26분, 이부스키<->가고시마 1000엔)


일정팁

- 코스가 지루하면 카와지리해안까지만 걷고 규슈남부 최대의 칼데라호 이케다호수를 들려보고, 돌아오는 길에 나카사키바다를 들리는 일정도 괜찮을 듯



이부스키지역 여행정보 참고 사이트


이부스키관광넷 http://www.ibusuki.or.jp/

가고시마 공식 웹사이트 가고싶다 가고시마 http://www.kagoshima-kankou.com/kr/

규슈관광추진기구 규슈올레 http://www.welcomekyushu.or.kr/kyushuo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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