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이 주는 특유의 감정을 느끼는 삶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일을 준비하는 무거운 마음을 채우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끝끝내 찾아내는 즐거움을 아는 것 말이다. 오늘과 다른 내일에 대한 기대와 걱정들이 뒤섞여 있는 삶.
그래서 나는 육아 휴직을 하고 아이를 보며 크나큰 행복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다시 세상으로 복귀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 세상이 예상치 못한 변수와 스트레스를 줄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또한 인생의 묘미가 아닌가.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정말 그야말로 “변수”를 만났다. 그것도 아주 커다란 변수.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그 “변수”.
지금의 나는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라 할지라도 그다음이 나에게 주어지기를 바란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기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기를 기대하고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지만 때로는 오늘이 어제와 같이 흘러간다는 것이 축복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다.
특히 병원에 있을 때는 정말 그랬다. “나”에서 “나의 삶”이 쏙 빠져버린 시간이었다. 내일을 준비하기보다는 과거를 돌아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물론 의료진분들이 나의 상태를 좋게 만들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하며 섬세히 챙겨주시는 것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나빠지는 날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좋아졌다는 것에 마음이 복잡해지고는 했다.
삶이 주는 많은 변수들은 때에 따라 삶을 다르게 바라보게 한다. 큰 세상 속 작은 나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내가 당신의 전부인 사람들을 알게 한다. 오히려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한다. 더욱 깊어지는 것인지 넓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처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인지 모를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한다.
무엇보다. 생각의 끝에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낸 나를 찾아내고 보듬어주게 된다. 작은 순간들을 되짚으며 반성이든 칭찬이든 해준다. 그리고 어제와 같은 오늘을 보냈다는 것에 안도한다.
잘한 것과 못 한 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잘 살아낸 것에 대한 이야기다. 오늘 하루 성실히 때로는 게으르게, 매 순간 잘 살아낸 것에 안도하며 눈을 감고 깊은숨을 마시고 내쉬어 본다.
내일도, 그다음 날도, 매일매일 계속. 잘 살아내는 것이 지금 나에게는 가장 크고 소중한 꿈이다. 가족과 맛있는 밥을 먹고, 아이가 웃는 얼굴을 보고, 밖에 나가 산책도 하고, 아이와 우리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나중에는 복직도 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때로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이 주는 보람도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
오늘 하루 실패하고 성공한 것은 나의 인생 역사에서 그리 큰 것이 아닐 수 있다. 그냥 잘 살아낸 것. 그것 만으로 우리는 모두 가치 있는 하루를 보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