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작가 Jun 22. 2021

가족이냐, 주체적 삶이냐

소설책 [기묘한 꽃다발] 초간단 3분 리뷰

에놀라 홈즈 시리즈 - 기묘한 꽃다발

셜록에게 거의 잡힐 뻔한 에놀라, 아니지, 라고스틴 박사는 잠시 사무실을 닫는다.

그러던 와중 눈이 튀어나올만한 기사를 읽는다.

그것은 바로 셜록 홈즈의 절친한 벗, '왓슨' 박스의 실종 사건!

도저히 그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는 에놀라는 기꺼이 왓슨을 찾는 모험에 나서게 되는데...


독서 포인트

1. 셜록 홈즈 광팬 모두 주목, 왓슨이 납치됐다!

2. 셜록이 눈 앞의 에놀라를 보고도 못 알아볼만한 엄청난 변신?

3. 과연 먼저 왓슨을 찾아 구해내는 것은 누구일까?


전체 평점

★★★★☆(4.5 / 5.0)

집을 나온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에놀라 홈즈. 어쩐지 꿀꿀하고 찝찝한 휴가가 주어졌지만, 쉬기는 커녕 다시 드레스 걷어올리고 길거리로 나서야 하는 판국이다. 에놀라야 정신없이 사건을 해결하느라 힘들겠지만, 독자들에게, 특히 셜록 홈즈의 팬에게는 더더욱 흥미를 끄는 내용이다. 왓슨의 실종이라니. 세상에서 제일 뛰어난 탐정, 셜록 홈즈의 절친이 실종되다니? 이거야 말로 대서특필 감이 아닌가.


이번 편에서는 에놀라의 추리 기법을 보며 '홈즈 가문이 맞긴 맞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나 할까. 셜록의 추리는 결과만 두고 보면 '어떻게 알았지?'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과정을 보면 '이렇게 쉬웠어?'가 된다. 물론 뛰어난 관찰력과 지식을 겸비해야 가능한 것이지만. 에놀라 역시 자신이 아는 지식과 관찰력을 종합하여 결론에 다다르는 과정을 보며 흥미진진했다.

다만, 점점 '에놀라가 사건을 찾아가는' 게 아닌 '사건이 에놀라를 찾아오는' 느낌이 든다는 게 아쉬웠다. 에놀라가 쉽게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닐지라도, 우연의 일치로 조금 더 빠르게 본질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묵직하게 내달린 1편과 2편에 비해 살짝 가볍다는 느낌이 있다. 실종 사건과 그 이면의 진실은 결코 경쾌하지 않지만. 에놀라의 사상과 가치관이 잡혀가던 내용에 비해, 이번 편에서는 에놀라의 '관계'와 '감정'을 다루면서 한 템포 쉬어간다는 느낌이 있다.

그녀는 가족을 그리워하고, 가족에게서 받는 사랑을 갈구한다.

어쩌면 자유로운 자연 속에서 엄마와 살던 에놀라에게 넓고 삭막한 런던의 고독함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에놀라는 가족에게 받을 수 없는 사랑과 자신의 주체적인 삶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민한다. 3편은 정체성이 잡혀가는 10대 청소년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잘 표현한 편이었다.

에놀라가 이토록 지독한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면 고지식한 오빠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할 터다. 과연 에놀라는 자신이 '혼자서도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오빠들에게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이번 편은 에놀라 홈즈 시리즈의 전환점이기도 하며, 에놀라에게는 선택의 갈림길이기도 하다. 그녀가 꿋꿋이 잘 해내길 응원하는 수밖에.

매거진의 이전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더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