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질량 보존의 법칙
즐거움 ;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기쁘다.
즐거움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흔히 즐거움을 웃음, 추억과 같은 무형적인 가치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대부분 '즐거움'이라고 느끼는 것은 '진짜 즐거움'에 대한 결괏값에 불과하다. 쉽게 말하자면, 즐거움에 대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즐거움의 사전적 의미에서 '흐뭇하고 기쁘다'는 동사만 쏙 골라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즐거움을 이해하기 위해선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라는 부분이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방해물을 만난다. 잘 가고 있는 길에 갑자기 구멍이 뚫리거나 산이 솟아오르는 등, 인생은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다. 방해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에는 사람의 수마다 많은 가짓수가 존재한다. 그러나 묵묵히 걸어가기 위해선 누구에게나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즐거움은 바로 이 '에너지'의 일종이다.
우리는 즐거움을 두 가지 종류로 분류한다. 하나는 외부의 즐거움, 또 다른 하나는 내부의 즐거움이다.
외부의 즐거움이란 사람들이 흔히 얻는 즐거움으로, 타인이 분출하는 에너지를 내가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감정이든 생각이든 행위이든, 그 방식과 매개체는 매우 다양하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 이러한 모든 것이 외부로부터 즐거움을 얻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내부의 즐거움이란 내가 타인의 도움이나 간섭 없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즐거움이다. 예술작품에 대한 나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쓰거나 말하거나 찍거나 등등), 배움을 바탕으로 취미를 가지는 것. 모두 내부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떠한가? 내가 아닌 타인은 외부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외부의 즐거움인가? 하지만 사람을 만나서 나의 감정과 생각을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그것은 내부의 즐거움이 아닌가? 도무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사실 즐거움을 바라볼 땐, 그 종류에 집착하기보단 종류에 따른 방향성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외부의 즐거움은 타인으로부터 내게 들어오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외부의 즐거움을 두고 '힐링한다'라고 표현한다. 휴식을 취한다는 뜻이다. 그 말은 즉, 외부의 에너지로 나의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외부로부터 새로운 에너지가 유입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내부의 즐거움은 나에게서 밖으로 분출된다고 할 수 있겠다. 다르게 생각하면 내가 타인에게서, 외부로부터 얻은 즐거운 에너지는 모두 상대방이 분출한 에너지인 셈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군가 만난 후 즐거운 포만감을 얻고 돌아가기도 하지만, 때론 나의 에너지를 모두 소모해 버린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이렇듯 즐거움의 에너지는 순환한다.
내가 외부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스스로 자신만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면, 그것을 또 외부로 분출한다. 내가 분출한 에너지로 자신을 충전한 상대방은 또다시 내부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분출하는 방식이다. 이 순환하는 흐름을 이해하지 않으면, 영영 한 가지 방향의 에너지만 이해하게 된다. 끊임없이 분출해 내다가 지쳐버리거나, 받아서 먹기만 하다가 만드는 법을 잊어버리거나.
우리가 사회라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이유는 즐거움의 순환을 위해서이다.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교환하라. 내 안에 고여있는 즐거운 에너지를 순환시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