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차하고 과밀된 감정의 배설

by Jasviah

사회적으로 지켜야 할 체면이나 지위 같은 것도 없으면서,

나의 상태에 대해 구차한 설명을 덧붙이거나

모르는 사람들에겐 거짓말로 답을 하기도 하는

내 모습을 보며 몹시 자괴감이 든다.


언젠가 그만두려고 했지.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잖아.


솔직해지기 싫은 곳이 있다.

그래서 몇 명에겐 근황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곧 이것으로 마음에 새로운 강박과 괴로움이 생길 것이다.


정직하지 못한 죄로.


아무것도 없으면서.


아이디도 다시 영어로 바꿀래.


나를 찾지 마. 읽지 마.


청소도 잔뜩 하고 게임도 하고 달달한 초콜릿도 한 움큼씩 집어 먹고 약도 열심히 챙겨 먹어도..


잠만 쏟아진다.


무능함과 무력함이 같은 이름이었던가.


글.. 글.. 글.. 써야지... 그거라도 놓치지 말자..


잠시 쉬는 순간 기다려주는 사람들은 없어질 거야.


라이킷 라이킷 라이킷을 멈추면

내 글의 제목을 눌러주는 사람조차 없어지겠지.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 행복해서 눈물이 났는데,


지금은 무엇을 위해 글을

쓰게 된 걸까? 쓰고 싶은 걸까?


연습장이라고 생각하기엔 시선이 남고,

허공에 떠도는 글만 쓰레기처럼 올려놓고 싶진 않은데, 실제론 쓰레기일지언정.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야 왜 없을까.


어느 신춘문예 평론 기사들에서 '감정의 배설', '현대의 글을 많이 읽어야...'라는 내용이 마음에 남는다.


감정의 배설만 하는 나와 현대의 시를 모르는

나만 남아 브런치의 유령이 되어 떠돌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겠어.

그냥 촌스럽게 살고 싶은데.


내 글이 세상으로 나오긴 하늘의 별따기겠구나.


이 조차 구차한 변명으로 침식되는 내 모습이 창피하다.


세상에 넘치는 극혐인간도 나 하나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까지 몰아야만 내가 숨을 쉴 수 있어.


피해자로 살면 편할까.


하지만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않으면 죽을병에 걸렸어.


여전히 괴롭지만 난 피해자가 아니야.


공주보다 용사가 멋있고,

공격 보다 방어막이 멋있었던 게 잘못이었을까.


나 하나도 보호하지 못하는 인간이 무얼 지켜줄 수 있을까.


인생이 변명이고 모든 사고가 구린내가 난다.


그냥 날아가고 싶어. 그런데.. 어디로..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9화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