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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1

by 재스비아

정신력이 약한 것 같다가도 강한 것 같은 나의 모순적인 모습은 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가 쓴 글에서도 드러나겠지만, 나는 무척이나 예민했었고(-ing) 겁이 많은 성격이다.

하지만 저렇게 나약한 성격을 가진 반면에 일부의 정신력은 또 강한 편인 것 같다.

세상 하직 하고 싶은 힘든 일이 있어도 절대 술, 담배, 운세에 의지 하지 않고, 의지할만한 대상을 모색하지 않는다. 의지할 만한 대상이 없다고 느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꿋꿋하게 홀로 살아남기를 잘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생각과 현실이 다른 부분도 많을 것이다. 어쨌든 무인도에 갇혀 지내는 게 아닌 이상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이 있었을 것이니까 말이다.

(앗, 경제활동 안 할 때 가족들이 날 먹여 살린 부분도 제외하겠다^^,,,항시,,, 감사와 사랑을 드림미다,,,)


잘난 것도 가진 것도 쥐뿔 없는 내가 세상살이를 견뎌 나간다는 것이 벅차도록 힘든데도, 나는 홀로 견디는 게 좀 많이 괜찮은 것 같다.

괜찮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명확하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는 것은 진심으로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정서적으로 평범하거나 그 이상인 보편의 인생들을 보며 막연한 부러움을 느끼긴 하지만 그뿐이다. 가지지 못한 상실감에 대한 분노는 거의 사그라들었고, 정말로 고독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에서의 인맥에도 역시 전혀 관심이 생기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도움받을 생각에 그릉그릉? 하지 않는다. 연애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너무나 너무나 두터워져 '못'하는 거지만(ㅎㅠ) 좀 날씬이일 적에는 소개팅이 들어와도, 누군가 관심을 보여와도 '안'했다.

만날천날 돈 이야기 쓰는 것 같아 참 궁상스럽지만 언제나 그렇듯 돈도 없고, 외롭지도 않은데 굳이 연애에 힘쓰고 싶지 않았고 and 않다.

나이 먹고 후회할 거라니 어쩌니 하기엔 이미 나이가 먹었고, 후회해도 어쩔 도리가 없기 때문에 그냥 강아지와 잘 살기로 했다. (강아지도 동의했음;)

그러나 어느 날 유튜브로 연애상대를 찾는 노인이 되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열린 결말.


사지도 않는 로또 당첨되면 강아지와 가족들끼리 세계일주 하는 게 소원이다.

강아지가 천국에 먼저 놀러 가기 전에 무슨 기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지금은 내 입에 있는 고구마나 고기를 떼주는 게 해줄 수 있는 전부이지만 말이다.

내 살까지 같이 뜯어먹는 깡패 같은 강아지, 너라도 행복하길 바라.


++

번외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다.

개인적으로 사주, 운세, 점 등을 장난으로라도 보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아주 짧은 기간 재미 삼아 그 당시 막 광고를 엄청 하던 어플로 사주를 몇 번 봤다. 그리고 어느 날 아주 편한 상태로 잠에 들었는데도, 꿈속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모습의 사람형체가 집안에 숨어든 것을 보았다. 꽤 오래 지난 일임에도 여전히 현실같이 생생해서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

예민이들의 특징처럼 나도 어릴 적부터 예지몽을 종종 꿨고, 가위도 자주 눌렸던 경험의 짬바로 저 꿈이 그냥 흘릴 개꿈이 아니었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서 미신적인 무언가를 믿는 것도 지양하려 노력하고, 꿈 자체를 맹신하진 않는 편이지만 누군가 점을 본다는 이야기를 하면 저 일에 대해 말해주고 말린다.


그냥, 왕예민한 사람으로서 제 경험상은 그랬습니다.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 놓겠습니다.

반박 시 당신의 말이 모두 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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