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 쓸수록 쓰는 게 조금 수월해지는 것처럼 글을 읽는 것도 읽을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전에 올린 글에도 언급했지만, 공부와 담쌓은 이유로 책 보기를 돌같이 했기 때문에 글을 읽는 데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오락적인 내용이거나 어린이 동화 같은 쉽고 유치한 흥미 위주의 내용이 아니면 손에 들기까지 많은 고민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심지어 읽으면서도 어찌나 산만한지, 글을 읽는 도중에 생각이 산으로 가는데, 그때마다 다시 정신을 되돌리기 위해 당을 쓸데없이 소모한다.
읽다가 책과 관련된 저자 또는 책의 내용과 관련된 시대상 혹은 기타 요소에 대한 궁금증, 생소한 어휘, 특정 키워드나 일종의 영감이 떠오르는 부분 등에 의해 생각의 결이 여러 갈래로 흩어지기 때문이다. 궁금하면 참지 않고 바로 검색을 하기도 하고, 검색을 하다가 갑자기 떠오른 또 다른 여러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고, 찾은 해답이나 영감에 대한 것을 주제로 한 문장들을 머릿속으로 작성하거나 상상하게 된다.
차라리 창작과 관련한 상상이나 생각은 좀 나은 편이다. 정말 뜬금없이 책에 나온 특정 단어에 꽂히면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에 빠져 책 읽기를 까먹기도 한다.
예를 들어 책의 전반적인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키워드로 연분홍색의 옷~ 이런 내용이 나오면, "아 맞다 옷 필요한데, 쇼핑몰 좀 볼까?" 이 지랄을 하고 마는 것이다. 놀라울 만큼의 산만한 의식의 흐름을 가지고 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을 할 때도 이 모양일 것 같지만 의외로 주어진 일, 과제에 대해서는 즉각 시작하여 완전히 끝낼 때까지 쉬지 않고 해내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나름의 연습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진짜... 밥벌이를 이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말하자면, 이런 산만한 특성을 가진 것과 올바른 습관을 기르지 않은 것 때문에 책, 글 읽기가 무척 힘이 들지만 글쓰기를 하기 위한 이유 하나 때문에 요즘은 책과 글을 읽으려 하고 있다.
물론.. 아직...전문적인 지식, 정보, 철학적 사유를 필요로 하는 차원의 글은 ㅎ... 아직 나에게 거대한 장벽이다. 운 좋은 날은 읽고 이해하지만 대체로ㅎ.. 처참하다.
그렇지만 어쨌든 어쨌든!!!!! 읽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고 있다. 생각이 너무 많은 탓에 사고하기 자체를 멈추고 멍하니 허송세월을 보내던 날들 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겐 나의 이 한 걸음이 참새가 쫑쫑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더 하찮은 걸음처럼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누군가를 나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엔 그런 평가는 필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쨌든 참새의 한 걸음만큼씩 걷는다.
단, 휴일엔 참새도 쉽니다. 짹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