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30(목)
아내의 외출이 있는 날이다. 개인적인 일정이 있는데, 출산이후 사람을 너무 못만난거 같아 내가 친구도 좀 만나고 느즈막히 오라고 했다. 그리고 난 연차를 썼다. 주말에는 같이하는 육아이지만 홀로 온전히 하루종일 있는 육아는 첫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랄까? 사실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현재도 분유타기, 기저귀갈이, 놀아주고, 재워주는 많은 일들은 내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출퇴근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평일 오전~ 퇴근전까지는 할 수 없다는 것만 빼고.. 그래서인지 별로 걱정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짜꿍이와 온전히 둘이서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게 좋았다.
하지만 한 가지 걱정이었던건 얼마전부터 시작된 '원더윅스'였다. 아내말로는 무슨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울고 보채는 낮이라고 해서, 오늘도 혹시 그럴까 걱정은 됐다. 아무리 사랑하는 아기라고 해도,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로 울고 보챈다면 나도 지쳐 나가떨어질게 뻔할 테니까. 하지만 오늘 하루니 해보자를 마음으로 나가는 아내에게 손을 흔들며 느즈막히 천천히 오라고 했다.
짜꿍이는 수유시간에 맞춰서 분유를 쭈왑쭈왑 섭취한다음에 골아 떨어졌다.
??
뭐지. ...
아내가 말한바와는 다르게 아주 편안히 오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니 , 그동안 내가 눈에 보였던 , 아내가 미쳐하지 못했던 집안일도 하기 시작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이불을 건조기에 털고, 세탁기 클렌져로 돌리고, 온라인 장보기까지!!
아! 게다가 평소 사고싶었던 육아용품의 라이브쇼핑까지 챙겨가며 특가로 상품을 구매도 했다. 짜꿍이가 아빠편하라고 도와준건지 모르겠는데 아내가 돌아오는 9시까지 그렇게 큰 어려움이 없이 하루를 보냈다. 정말 정말 아가를 보는 내내 너무 귀여워서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하루였다. 아내가 말하는 '좋음'과 '답답함' 이 무엇인지 체험할 수 있는 하루.
서로 이렇게 역할을 바꿔야만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늘어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