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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 Nov 12. 2015

7. 찬 아침 공기에 그 볼품없는 풍경이 더 처량해진다

<무의미의미무미의무> 일곱 번째 밤.

작은 차 하나가 강을 따라 난 길을 달린다. 변두리 끝자락과 시골 사이 어디쯤, 집이 점점 드물어지고 행인도 없는 곳, 찬 아침 공기에 그 볼품없는 풍경이 더 처량해진다. 


-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



 돌연 찾아온 추위와 함께 성큼 지나간 가을의 끝자락.  지난주 다소 시끌시끌한 것이 에너지가 넘치고 생기가 도는 모습을 보아하니, 지금이 우리들이 해아온 짓들이 최고 정점을 찍었구나 싶었다. (풍년이 오면 항상 흉년을 대비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가을의 끝자락. 세운상가.


 그 날은 아침부터 핸드폰 알람이 계속 울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다음 메인에 우리의 프로젝트가 소개되어 방문자 수가 크게 증가하는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5천 명이 넘는 분들이 다녀간 것은 기뻐할 일이지만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다가올 흉년에  대비해야겠다며 가을 감성을 팔아보자는 얄팍한 수작을 부려본다. 



@Daum 메인에 소개된 <무의미의 축제> 브런치.


@매주 월요일 작업 철수와 새로운 작업 설치.



 다운이의 전시가 끝나고, 인호의 전시 차례가 돌아왔다. 작업하는 동안 상당히 애를 먹었던 인호의 모습이 생각난다.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대략은 알겠지만  좀처럼 형체가 잡히지 않는 것들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은 애석하게도 흘렀고 그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름표 교체중. 여진이 까지 총 3번 의 전시가 더 남아있다.


1. 이지은 - 2. 김금보 - 3. 김다운 - (4. 최인호)-ing - 5. 이재준 - 6. 장한빛 - 7. 전여진 



@선수 교체. 3. 김다운 OUT - 4. 최인호 IN


 이번 주 세운상가 4층에 위치한 공간 <4트ㄱ004_ㅋㅋㄹㅋㄷㅋ>은 한 사람만을 위한 극장으로 변신했다. 검은 장막이 쳐지고 오직 한 사람의 관객을 위해 준비된 아주 은밀한 공간으로 말이다. 


@최인호 셋업중.


 오후 한 시가 넘어 설치를 도와주기 위해 갔을 땐 이미 TV 스크린과 장막이 쳐진 상태였다. 어떻게 커튼을 설치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작업이 되어 있었다. 인호는 대부분은  우유부단하여 많은 암세포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지켜본 결과 철저할 땐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인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가끔 뭔가 안타까운 상황이 많지만.. 그래도 잘되길 마음속으로 항상 응원한다. 나에겐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다. (가끔 뒤통수를 치기도 하는데... 가령 연애  시작한 지 2주가 넘었는데 아직도 나한테 말을 안 했다던가... 몰래 연애를 시작했다던가.. 또 나 몰래 연애를 시작했는데 말을 안 하고 있다던가.. 크게 관심은 없지만... 남에게 들어야 하는... 쓰다 보니 만나면 뭔가 만나면 욕하고 싶어 졌다..)


.. 그래도 졸업 후 해외 도피를 꿈꾸는.. 그의 연애 사업도 잘되길 항상 응원한다... 개...


@레터링 작업중
@아직도 작업중
@여전히 작업중
@... 작업중
@... 죽었나..싶을 정도로 작업중.


 월요일엔 그렇게 한 참 작업을 하고 있으면, 저 멀리 안산에서 수업을 조금 일찍 끝내시고 김도균 교수님께서 오셔서 마무리 작업을 도와주신다. 우리 끼리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것들도 교수님이 오시면 금방 디피 장인의 손을 거쳐 마무리되는 그런 과정들이 참 재미있다. 여러가지 노하우를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고 :)


@장인의 손길
@일하는 스승님과 놀고있는 제자. ㅋㅋ.

 

 서울예술대학교를 들어가고 참 삶이 풍유롭고 행복해 졌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물론 그 올라가는 만큼 반대로 결핍되어 떨어지기도 많이 떨어지지만..) 그런 기분을 느낄때가 뜬금 없게도 교수님들과 제자들이 함께 있는 모습의 사진을 보았을 때 인것 같다. 초,중,고등 학교 시절부터 사고를 많이 유난히도 많이 쳤었던 나의 주된 적들은 모두 학교 선생님 이었는데.. 이렇게 커서 가장 의지하고 동경하게 되는 분들이 선배님이자, 스승님이라니.. 지금이 참 좋다. 조금 어렵긴 하지만 스스럼 없이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교수님들의 음성이 그리워 침투한, 2015년 광고파트 졸업심사 현장.
@2014작년 졸업심사.
 @마지막 졸업심사 끝나고 뒷풀이.

뜬금 없지만 제일 왼쪽부터 임준빈 교수님, 연승호 교수님, 인호. 나. 스승님과 스승님. 또  제자들과 제자들. 

추억추억 열매. 새벽 3시에 함께 술마시고 양화대교 음악을 들으며 우동먹으로 가는 그런 즐거움. :)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디피를 하다가 김도균(KDK)교수님께서 시계를 보시더니 카메라를 꺼내 드셨다. 요즘 새로 작업중이신것 같은데 오랜만에 보는 린호프 4X5 대형 카메라가 새삼 정겹다. (대형 카메라에 필름 장착할 때 기분은 참 좋았는데. 언젠가 다시 느껴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새로운 작업중이신 김도균(KDK)작가님


잠깐 줄자가지러 내려간 순간 인호는 작은 사고를 쳤고, 흐흐. 은주까지 동원되어 열심히 수평 수직을 잡으며 이번 인호 전시의 타이틀인 <INSIDE>를 유리에 붙였다. 



@칼든 스승님과 사고친 제자.
@뭔가 계속 작업하는 사진 밖에 없다. 열심열심.
@은주도 완전한 무의미 멤버, 전시스킬이 늘고 있다.
@그리하여 완성된 전시장 모습
@혼자 관람해주시기 바랍니다.
@1인 극장
@언제나 고퀄리티 이지의 축사 방명록.


@전시장 한바퀴, 촬영 최인호




네 번째 무의미, 최인호 전시도 무사히 완료! 

다들 후회가 남지않는 시간이기를 바라며. 남은 전시도 사고없이 무사히. 

1. 이지은 - 2. 김금보 - 3. 김다운 - (4. 최인호)-ing - (5. 이재준) Coming soon - 6. 장한빛 - 7. 전여진






드디어 다음주면 저의 작업 <세운명품상가> 차례가 다가옵니다. 시간이 많이 남은듯 느껴지기도 하고, 이따금씩 초조하기도 하지만 즐겁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11월 17일 화요일 5시 세운상가 4층에서 만나요.  


@불이 점점 켜지고 있는 <세운명품상가>











이번 프로젝트 전시의 로고.



 이 글은 서울예술대학교 학사학위 과정에 재학 중인 사진전공 졸업생 6명과 실내 디자인 전공 졸업생 1명이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 전시 과정을 기록하기 위한 노트입니다. 시각 예술을 공부하며 조금 더 우리가 하는 일들을, 삶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서투른 글을 남깁니다. 일곱 번째 기록. 끝. (사진/글 이재준)



 글을 쓰면서 찾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 기록하는 것. 손으로 뭔가 만드는 것. 함께 하는 것. 꾸준히 하는 게 생겼다는 것.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사소한 것 들 바라보기. 밤. 텅스텐 조명의 붉은 빛. 트럭 탐내는중. 

매주 수요일 발행하려고 노력 중이나 목요일 새벽에 겨우 발행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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