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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우 Jan 06. 2022

떡장수를 구해줍시다

< 작당모의(作黨謀議) 13차 문제(文題): 호랑이 >


   "이 녀석들이 많이 기다릴 텐데…"

   떡장수 엄마는 아이들에게 줄 떡을 이고 어두운 밤길을 걷고 있었어요. 그때! 무서운 호랑이가 갑자기 나타났어요!

   "살려주세요, 제발!"

   호랑이는 엄마가 가지고 있던 떡을 보고 말했어요.

   "그 떡, 참 맛있겠는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흥!"

   "이건 우리 아이들 줄 건데..."

   아니 뭐라구? 어흥!!! 엄마는 호랑이에게 떡을 한 개 주었어요. 

   냠냠냠냠냠!!! 호랑이는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고 또 떡을 달라고 했어요.

   "아오 맛있어! 하나 더 줘 봐!"

   엄마는 눈물이 났어요. 떡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이게 마지막 떡이에요. 제발 살려주세요! 집에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하나 더 줘! 어흥!"

   떡을 다 먹은 호랑이는 엄마에게 또 떡을 달라고 했어요.

   "이제는 떡이 없는데..."

   엄마는 더 이상 호랑이에게 줄 떡이 없었어요. 떡이 없다는 말을 들은 호랑이는 잠시 생각에 빠졌어요. 좀 전에 살찐 멧돼지 한 마리를 이미 잡아먹었던 터라 호랑이는 사실, 배가 많이 고프지는 않았어요. 떡은 말하자면 후식이었던 셈이죠.

   배가 부른 호랑이는 떡장수 아줌마와 같이 놀고 싶어졌어요. 무얼 하고 놀지? 겁에 질려 벌벌벌 떨고 있던 아줌마를 다시 본 순간, 호랑이에게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럼 재미있는 게임을 해서 만약 네가 이긴다면 너를 살려주겠다.”

   “뭐라구요, 게임이라니요? 그게 어떤 거죠?”

   “그건 바로, 호, 랑, 이, 세 글자로 삼행시를 짓는 거다!”

   “네? 삼행시라구요?”

   엄마는 금방 난처해졌어요. 그 모습을 본 호랑이는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더욱 크게 웃었어요.

   “나는 매일 삼행시 연습을 하기 때문에 아줌마는 결코 나를 이길 수 없을 거야, 어흐흐흥!”

   엄마는 집에 있는 오누이를 생각했어요. 어떻게든 호랑이를 이겨서 귀여운 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고 말테야. 하지만 밤낮으로 삼행시 짓기를 연습한다는 호랑이를 어떻게 이기지? 그때 엄마의 머릿속에 생각나는 딱 한 사람이 있었어요.

   “그래, 맞아. 그분이라면, 그분이라면 반드시 나를 도와주실 거야!”

   엄마는 얼른 고개를 돌려 모니터를 향해 두 손을 모으고 크게 소리쳤어요.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곽하오 대감님!


허허허, 불렀소? 내가 곽 하오 대감이오


만당滿堂하신 부로언치 작가作家님들, 안녕하시오, 가독서당加讀書堂 일타훈장一打訓長 곽하오郭河午 대감이외다. 근하신년謹賀新年이며 해피뉴이어解避紐利語하시길 바라오.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인간지본성人間之本性이라, 이동절편판매여인移動切片販賣女人의 눈물어린 호소呼訴를 내 어찌 외면하겠소. 허나 본인本人은 평생 동안 발검을 숭상崇尙하고 형식을 존경尊敬하며 말래이왕자를 교류交流하였는 바, 항상 전全 과목 만점滿點이었음에도 오직 한가지, 삼행시에만 유독 취약점脆弱點을 보유하고 있소. 물론 글을 익히고 가르치는 선비된 도리道理로써, 모른다 말을 어찌 하겠소이까마는, 저 불쌍한 여인네를 우선 구하는 것이 참된 활인活人의 길이 아닌가 하오.


그러니 도와주시오. 저 여인女人을 구합시다. 사심私心은 일절一切 없소. 비록 이 몸, 홀로 된 지 오래라 하나, 오직 불쌍한 오누이에만 정성精誠을 다하고 싶소. 얘들아, 오늘부터 아빠父親라고 부르도록 해라. 자세한 것은 아래 요강을 참고參考하시오.


[제1회 진우배盃 삼행시 경진 대회]


"호랑이 색희色喜가 인간人間과 달아 취미趣味와르 서로 사맛디 아니할새, 어린 떡장수가 삼행시三行詩를 짓고자 할 배 이셔도 평소平素 연습할 기회가 없음이 하니라. 내 이를 위爲하야 어엿비 녀겨 삼행시 대회大會를 개최하노니 작가作家마다 수비 덤벼 푸짐한 상償을 타가거라 할 따라미니라."


- 주최 : 가독 서당 (공식CM송 : 한자漢字가 안되면, 가독 스쿨)
- 주관 : 도서출판 진우 (공식CM송 : 공무원 시험 합격은, 복불복)

- 참여 방법 : 이 글의 아래 댓글란에다 여러분들이 직접 지은 삼행시를 남겨주시오
- 참여 기간 : 재미없어질 때까지

- 심사 기준 : 문학성 51%, 창의성 48%, 정우성 1%
- 시상 내역 : 1등 (아주 큰 칭찬), 2등 (큰 칭찬), 3등 (그냥 칭찬), 은 뻥이고 도서상품권 푸짐하게 드릴 예정

- 한 사람이 여러번 참여하는 것, 대환영이오


- 삼행시 주제 : 호랑이 (호낭이, 홀앙이 인정), 임인년 (임인연 인정)




호, 랑, 이(호낭이, 홀앙이) 또는 임, 인, 년(임인연)으로 시작하는 똥꼬발랄한 삼행시三行詩를 댓글란에다 쌔리 갈겨 주시오. 작가님들의 열화熱火와 같은 성원, 내 진심眞心으로 기다리는 바이오. 프로 댓글러들의 신나는 참여 또한 엄청 환영한다는 것도 일러두고 싶소.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호랑이 색희로부터 저 불쌍한 생명生命을 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요, 다른 뜻은 전혀, 전혀 없단 말이오. 험험口羅.





* Title Image & Original Story : 지니키즈 (https://blog.naver.com/genikids0)





4인 4색, 결 다른 사람들이 글쓰기 위해 모였습니다.

제대로 한번 써보자는 모의이며, 함께 생각을 나누며 어울려 살자는 시도입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매거진에 글로 작당 모의할 예정이니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자, 그럼 수작(手作) 들어갑니다~, 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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