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2 Cents on Life
최근 들어 식구들이
“좀 짠 것 같은데”
“아우 짜!”
그런 말들을 가끔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저녁,
“너무 짜! 못 먹겠어”
“…………”
그제야 아! 하고 불현듯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슬퍼진다.
한국을 몇 년 동안이나 못 가다가 오랜만에 간 적이 있었다. 엄마가 나를 위해 준비한 식탁에 앉아 나물을 한 젓가락 입에 넣었는데 너무 짰다. 좀 짠 게 아니라 먹기가 힘들 정도로.
‘아유, 엄마 이거 왜 이렇게 짜?’
그러자 엄마가 먹어보시더니 난 안 짠데? 그러신다. 아니 이렇게 짠데 무슨 소리야? 먹기가 힘든데!
그 후도 몇 번 식탁에 앉으면 엄마와 나는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래서 찾아봤다. 나이가 들면 짠맛을 느끼는 감각이 퇴화하는지. 엄마는 안 짜다고 그러시는데 난 도저히 먹을 수 없게 짰으니까.
사실이었다.
나이가 들면 3000-10000개가 되던 미각 세포가 파괴되어 그 숫자가 줄어들게 되고, 짠맛과 단맛등에 둔감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엄마한테 설명을 했다. 엄마는 가만히 듣고 계셨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그 뒤로 음식을 만드시면 나한테 먹어보라고 하셨다. 자꾸 짜다고 하니까 네가 괜찮은지 확인하라고. 그때 엄마는 60대였다.
그 일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최근 식구들이 식탁에 앉아 가끔 음식이 짜다고 해도 대수롭잖게 여기다가, 오늘 너무 짜서 못 먹을 정도라는 말을 듣자 불현듯 십몇 년 전에 내가 엄마한테 했던 말을 떠 올린 것이다. 엄마한테 일어났던 일이 이제 나를 찾아온 것이다. 엄마는 그때 60대 중반이셨는데 난 벌써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사실 미각의 노화는 40-50대부터 벌써 진행되고 60세 이후엔 그 퇴화 속도가 빨라진다고 한다.
누구나 거치는 과정을 나도 밟고 있는 거겠지만 그 사실이 별 도움은 안된다.
엄마도 그때 나에게서 설명을 들었을 때 이런 기분이었겠지.
좀 더 조심해서 설명해 줄 수도 있었는데.
엄마한테 그런 이야기를 한 것도 엊그제 같은데.
예전에 아버님이 그러셨다. 70이 넘으니 화살이 아니라 총알처럼 시간이 지나가더라고.
난 그 이야기도 왠지 아버님보다 빨리 하게 될 것 같다.
지금도 너무 빨리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