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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비중 ‘강제 계좌’ 만들기

by 홍종호

투자를 오래 하다 보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맞닥뜨리는 문제가 있다. 바로 현금 비중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장이 뜨거울수록 ‘남김없이 넣어야 한다’는 유혹이 강하게 밀려온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전부 투자해버리면, 급락장이 왔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고, 결국 공포 속에서 원치 않는 손절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강제적인 현금 비중을 유지하는 방식을 택한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투자금의 최소 10%를 반드시 현금성 자산으로 분리해둔다. 이때 단순히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는 계좌가 아니라, ISA나 연금저축처럼 당장 현금을 쉽게 인출할 수 없는 계좌에 넣어둔다. 이렇게 하면 충동적으로 쓰려는 욕구를 억누를 수 있고, 동시에 세금 환급이나 절세 효과까지 챙길 수 있다. 심리적 안전망과 재무적 이익을 동시에 누리는 셈이다.


이 돈은 어떤 상황에서도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 오직 5~10년에 한 번 오는 급락장이 왔을 때만 사용한다는 원칙을 스스로에게 강제한다. 이렇게 분리된 계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멘탈이 크게 안정된다. 시장이 완전히 무너지더라도 “나는 대응할 총알이 있다”는 확신이 생기고, 불필요한 공포 에서 자유로워진다. 결국 강제적인 현금 비중은 단순히 투자 전략의 일부가 아니라 멘탈 관리의 핵심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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