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원칙. 매도는 매수하는 순간 결정해야 한다
매도 전략은 매수 이후에 갑자기 떠올려서는 안 된다. 투자자는 매수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미 매도까지의 시나리오를 세워야 한다. 언제 팔 것인지, 어떤 조건에서 정리할 것인지가 정해져 있어야 비로소 매수 자체가 완전한 전략이 된다. 매수와 매도는 분리된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과정이다.
이 시나리오적 접근은 감정 개입을 차단한다. 계획 없이 매수를 했다면, 주가는 매 순간마다 유혹과 두려움으로 투자자를 흔든다. 그러나 매도까지의 경로가 정해져 있다면,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투자자는 흔들리지 않고 정해진 길을 따라간다. 매도는 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시나리오에 맞춘 자연스러운 결론이 된다.
제2 원칙. ‘얼마에 판다’가 아니라 ‘언제 판다’로 시기를 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매도 금액을 정해놓고 투자한다. “이 가격이 오면 판다.” 하지만 그 기준은 불확실하다. 그 가격이 언제 올지, 혹은 영영 오지 않을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은 수많은 변수를 품고 움직이고, 가격은 그 변수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 그래서 금액만을 매도 기준으로 삼는 순간, 투자자는 매일의 변동성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오늘은 목표에 가까워진 듯 보이다가 내일은 멀어지고, 그 과정에서 계획은 수없이 흔들리고 수정된다. 결국 ‘얼마에 판다’는 원칙은 투자자를 지켜주는 기준이 아니라, 오히려 투자자를 시장의 소음에 끌려 다니게 만드는 족쇄가 된다.
반대로 매도 시점을 정하는 것은 훨씬 더 명확하다. 시나리오에 따라 매도 시기를 정해두면, 그 순간부터 매도는 변하지 않는 약속이 된다. 단기적인 등락에 휘둘릴 이유가 없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흐름이다. 시장의 사이클을 인정하고, 그 사이클의 끝과 시작에 맞춰 시기를 정한다면 투자자는 훨씬 더 차분해진다. 욕심이 끼어들 틈도 줄어든다. 가격이 아닌 시간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시장을 통제하려 하기보다 시장의 리듬에 맞춰 걷겠다는 뜻이다. 그렇게 할 때 수익은 보다 안정적으로 지켜지고, 투자는 감정이 아닌 원칙으로 굳어진다. 결국 매도는 금액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제3 원칙. 매도 또한 세 번 이상에 걸쳐 나누어야 한다
매도를 한 번에 끝내는 것은 위험하다. 전량 매도는 투자자를 다시 불안과 후회의 자리로 끌어간다. 매도 직후 가격이 더 오르면 FOMO(놓칠까 두려움)에 휩싸이고, 다시 충동적으로 높은 가격에 매수하는 실수를 반복하기 쉽다. 따라서 매도는 반드시 여러 번에 걸쳐 나누어야 한다.
세 번 이상의 분할 매도는 감정을 다스리는 장치이자,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시나리오에 따라 정해둔 시기에 나누어 매도하면, 일부는 확정 수익으로 챙기고 나머지는 상승의 기회를 이어갈 수 있다. 이렇게 구조를 세워두면 후회와 불안에 흔들리지 않고, 더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매도 또한 매수와 마찬가지로, 시기를 나누어 전략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제4 원칙. 강한 추세가 이어질 때의 예외적 조정
원칙적으로 매도 시점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러나 시장은 살아 있는 유기체다. 정해진 시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예외적으로 유동성 환경, 펀더멘털 강화 여부 등을 고려해 매도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 원칙은 현실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유연성은 결코 원칙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시점이 도래했을 때 일부는 반드시 매도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투자자가 스스로의 규율을 지키고, 전략을 신뢰할 수 있다. 원칙 없는 예외는 변명이고, 원칙 속의 예외만이 전략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시장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기반으로 시장을 활용하는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