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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틀을 넘어, 세계를 바라보라

by 홍종호

결국 내가 미국 주식과 가상화폐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한 취향이나 모험심이 아니라, 돈의 방향을 읽고 그 흐름에 올라타는 전략 때문이다. 미래를 결정짓는 자본의 이동은 이미 시작됐고, 나는 그 물결 한가운데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정말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나는 미국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다. 누구에게나 투자 성향과 리스크 선호도는 다르고, 그에 따라 선택하는 자산군도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어떤 종목이나 시장을 선택할 때,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이라는 감정적 배경에서 출발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드시 자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경제학에서는 이를 Home Bias라고 부른다. 투자자들이 자신이 속한 국가나 지역에 있는 자산에 과도하게 비중을 두는 현상이다. 세계는 점점 통합되고 있고, 자본은 국경을 넘나들며 이동하고 있다. 그런데 투자자의 관점만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그만큼 기회의 창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국내 종목이 글로벌 기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면, 그리고 그 기업이 당신의 투자 시나리오와 맞아떨어진다면, 당연히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의 출발점이다. 그 이유가 “나는 한국인이니까” 또는 “한국 기업이니까 믿을 수 있다”라면, 그것은 분석이 아니라 정체성에 기대는 결정이다. 투자할 때는 시민권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그 기업의 본사가 어디에 있는지, 창업자가 어떤 국적을 가졌는지는 주가 상승의 필수 요건이 아니다. 진짜 물어야 할 질문은 “이 회사가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가?”이다.


돈은 국적이 아니라 논리와 실력, 그리고 미래 가치가 있는 쪽으로 흐른다. 투자에 있어 국적은 장점이 될 수 없다. 자신의 뿌리를 부정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투자라는 게임판 위에서는 중립적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 돈은 감정과 애국심에 반응하지 않는다. 오직 성장성, 구조적 경쟁력, 그리고 시장의 신뢰에 반응한다. 그러니 종목을 선택할 때만큼은, 당신이 한국인임을 잊어라. 그때 비로소, 돈이 향하는 진짜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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