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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Jan 28. 2022

나의 두 번째 서울 - 염리동

동네 기록

나의 두 번째 서울 - 염리동(2010.08-2011.04)



.사람들과 하는 동네 기록하기 인증 프로젝트에서, 이번 시즌 내 주제를 '나의 서울살이 동네' 로 잡았다. 서울에 13년째 살고 있는데 집과 동네가 열 군데다. ㅎㅎ 그래도 최근 두 세 번 동안은 바뀌는 주기가 길어지고 있으니 괜찮.. ㅎ


오늘은 내 서울살이 두 번째 동네, 염리동에 다녀왔다. 전처럼 이대역 5번 출구를 통해 접근. 염리사회복지관과 한서초등학교로 가는 길은 낙후된 예전 모습 그대로다. 중간중간 카페나 공방이 생긴 것 외에는 같은 모습. 재개발 현수막은 여전히 걸려있다. 10년 전에도 걸려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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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오르니 드문드문 보이던 아파트 건물의 모습들로부터, 오 마이.. 완전 천지개벽이다. 내가 살던 집은 허물어지고 공원으로 바뀌었고, 바로 옆 한서초등학교 후문은 막혔다. 사회복지관과 주차장, 내가 가끔 이불빨래 널었던 작은 놀이터는 그대로.

삐까뻔쩍, 너무도 어색한 아파트 무리들이 펼쳐졌다. 원래 산 동네여서 단차는 조금씩 있지만 이 험준했던 경사의 산동네를 다 고르고 깎아서 이 아파트들을 다 올렸을 생각을 하니, 아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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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밀대 쪽으로 내려가는 지름길을 찾았더니 아파트 단지 안을 통해서 가야만 했다. 큰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본 게 거의 처음이라, ㅋ 나가는 길을 못 찾아 계속 헤맸다. 아파트 단지들끼리는 서로 못 넘어가도록 강력한 울타리를 해놓았더라. 외부로 향하는 길목은 물론이고.

겨우 출구를 찾아 나왔다. 을밀대 쪽으로 가는 길. 마포아트센터 쪽부터는 예전 상가 그대로의 모습이 보인다. 가는 길 중 '염전 머릿골' 표지석은 재활용 쓰레기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평일 저녁임에도 을밀대 안에는 손님이 많았다. 낮에 평냉을 안 먹었다면 나도 고민 좀 했을 것 같다. ㅎ

을밀대에서 백범로 쪽으로 나와 대흥역 쪽 횡단보도로 향했다. 나의 세 번째 서울인 용강동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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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나의 두 번째 서울 집 동네에 가본 소감


- 돈이 최우선이었겠지만, 급한 오르막길을 가진 동네가 개발되는 모습이 이게 최선일까, 가운데 공원 하나 끼워넣고 학교와 사회복지관을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빙 둘러싸는 모습. 아파트들이 세워진 후에 이곳에 입주한 사람들은 이 동네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을까?


- 천지개벽이라는 말을 써야 할 어떤 장소를 찾고 있는 이가 있다면, 염리동으로 오세요. 여러분이 찾던 바로 그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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