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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May 19. 2022

이별을 잘 하는 일

매일의기록

지난주와 이번주에 걸쳐 집에서 시간될 때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봤다. 유튜브에 전체를 다 볼 수 있는 채널이 있더라고. 전에 띄엄띄엄 봤어서 내용들이 잘 생각나지 않기도 하고.


드라마 속에는 여러가지 재미 있고 인상적인 요소가 많지만, 뭐니뭐니 해도 삼형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가장 흥미로운 요소라고 할 수 있지.


보고 한참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삼형제가 어머님에 대한 장례식 이야기를 하면서 큰형인 박호산 배우가 둘째 이선균 배우에게 "이제 우리 집엔 너 밖에 없다, 회사에서 짤리지 말고 꼭 잘 버텨야 해."


.


내가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 나와 관계된 경조사에 사람이 얼마나 올 것인지가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또 한 번의 이별을 앞두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 거야.


한때 뭔가를 함께 했던, 가까웠던 이들과 어떻게 이별을 해야할지. 서로가 서로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앞으로 어떤 시간들을 기약할 수 있을지. 당신과 내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로 남을지.


지금껏 그런 생각을 거의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언젠부턴지 새롭게 알아가는 사람보다 잊혀지고 중요하지 않은 관계가 되어가는 이가 더욱 많아진다.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 서로간에 중요했던 뭔가를 자꾸 잊게 되는 건 정말 너무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닌가.


내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굳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관계들에는 소홀해지고, 내게 필수적인 관계에만 충실하다보니 그렇잖아도 얇디 얇은 인간관계 스펙트럼이 거의 습자지 수준이 되어가는 것 같아.


요즘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들이, 내가 그런 '좋은' 사람들을 자꾸 놓쳐버리는 것이 이유는 아니었을지.


.


참 많이 놓치고, 잃어버렸다. 좀 더 돌아보고, 세심하게 바라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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