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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 오후반

사적인 지도

by awerzdx


저는 이른바, 전주의 8~90년대 아파트 키즈예요. 그리고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때 오후반 경험도 갖고있는데요.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 유년시절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우리 삶의 방식을 규정지은 것은 당시 우후죽순 생겨나던 완만하고 넓은, 놀이터와 공터 그리고 나무와 숲이 가득했던 5층 아파트 단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올해부턴 정기적으로 전주의 지도를 만들고 발행하려고 하는데요. '1992, 오후반'은 내용과 이야기를 다듬어 시리즈 중 하나로 준비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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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 오후반


점심 먹고 학교에 간다니? 국민학교 3~4학년 때 그런 적이 있다. 그 이름 바로 오후반. 늦게 끝나니 안 좋았냐고? 당시엔 학교에 늦게 가는 게 그저 좋았는데. ㅎ


1989년 여름, 우리 가족은 주공아파트에 당첨(?)되어 이곳으로 이사왔고, 당시 우후죽순 생겨난 아파트는 오후반까지 했는데도 8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한 반을 빼곡히 채울 정도의 사태를 만들었다.


이윽고 4학년 2학기 때 삼천남국민학교가 개교했는데(삼천국민학교에서 분리), 덕분에 우리들 중 (아마도) 삼익수영장 건너편 쪽에 살던 친구들은 새로운 학교에 배정되어 눈물의 생이별을 해야했다.


그렇게 우리를 떼어놓은 아파트들은 이제 하나씩 재건축을 했거나, 앞두고 있다. 내가 대학교 때까지 거주했던 광진목화는 여전히 튼튼하고 좋아보인다. 올여름에 다시 들어가 살텐데, 재건축 안 해도 되니 계속 5층짜리 완만한 모습의 단지였으면 좋겠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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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서점 #아카이빙 #삼천동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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