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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혁재 Jan 28. 2021

2020 최고의 책

2020년은 내가 살면서 책을 가장 많이 읽은 해였다. 그래 봤자 다독가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름 많이 읽었고 그중 좋은 책들도 많았다. 재밌어서 좋은 책도 있었고, 내 생각을 흔들어놔서 좋은 책도 있었다.


책 읽기는 소개팅과 비슷하다. 커버만, 혹은 서평(추천)을 기반으로 처음 만나지만 진짜 마음에 들지 아닐지는 가봐야 안다. 기껏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데 아까울 때가 있고, 기대도 안 했는데 보물을 만날 때도 있다. 혹시 마음에 안 들까 걱정돼서 소개팅을 나가지 않는다면 보물을 절대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독서도 비슷하다.


좋은 만남을 바라는 소개팅 주선자의 마음으로 2020년 내가 읽었던 책 중 보물들을 소개한다. 소개는 저자의 목소리로 대신한다. 나한테 최고의 책이었다고 남한테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책을 가려 읽듯이 책도 사람을 가린다. 만남의 성사 여부는 주선자가 아니라 오직 당사자들에 달려있다.


2021년에도 우리 모두 좋은 책 더 많이 만나길 희망하며...




김성광 -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10년 차 서점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

매일 매일의 아쉬움을, 자주 허덕이는 마음을, 조각 시간을 모으는 일이 가치 있다는 믿음을 시간이 부족한 많은 사람들과 나눠보고 싶다.



엔절라 덕워스 - 그릿

아버지는 "그런데 네가 천재는 아니잖니!"라고 불쑥 말하고는 했다... 2년 전 나는 '천재들의 상'으로 종종 불리는 맥아더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아버지의 답("딸은 천재가 아니다.")은 옳았지만 질문("달은 천재일까?")은 적절치 않았다.



김민식 -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저는 머리를 믿지 않아요. 오히려 습관이 깃든 몸을 믿습니다. 무엇을 잘하려면, 매일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운 -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모두가 따라 보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새로운 것, 낯선 것을 용기 있게 먼저 보며 '함께 보기'를 요청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리더'다.



안데르스 한센 - 뇌는 달리고 싶다: 불안과 스트레스를 잠재우고 집중력과 창의성을 끌어올리는 운동의 뇌과학

뇌만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 역시 뇌와 그 작동방식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우리가 뇌를 운영하는 것이지, 뇌가 우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레몬심리 -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기분 따라 행동하다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먹는 것으로 기분을 풀려는 습관은 우리가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발 하라리 - 사피엔스

한국은 행복도에 대한 조사에서도 멕시코, 콜롬비아, 태국 등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나라보다 뒤처져 있다. 이는 가장 널리 통용되는 역사 법칙의 어두운 한 단면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후 -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과학 기술에서 시작해 역사, 정치, 사회, 철학까지 지식을 향유하는 놀라운 방법

왼손잡이로 태어났지만, 어른들의 압력에 굴복해 오른손을 쓰며 자랐다... 언어보다 수학을 잘했지만, 예술을 좋아해 문과를 선택했다. 왜 예술이 문과로 묶이는지 아직도 이해는 안 되지만, 덕분에 지금은 문과든 이과든 예체능이든 어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 서른 이전에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서른 이후에는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은데 살기 위해 아무 일이나 한다.



채사장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얇은 지식 1/ 2/ 제로

이분법은 중세와 근대의 사람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강력한 틀이었다. 문제는 이분법으로 구분된 두 세계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하나의 세계가 다른 세계를 억압하고 차별한다는 데 있다... 선과 악, 남성과 여성, 서양과 동양, 백인과 유색인, 이성과 감성, 부와 가난, 아름다움과 추함 등으로 말이다.



오후 -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교양으로 읽는 마약 세계사

동경과 혐오. 얼핏 보면 이 둘은 상반된 감정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둘은 결코 다르지 않아요. 우리는 무엇인가를 잘 모를 때, 그것을 동경하거나 혐오합니다.



유발 하라리 - 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신이나 국가 같은 상상의 실체를 믿게 하려면, 사람들이 가치 있는 뭔가를 희생하게 해야 한다. 희생이 고통스러울수록 그 희생을 바치는 대상의 존재를 더 확실히 믿게 된다... (가난한) 그 농부는 과거에 황소들을 바친 일이 헛되지 않았다고 믿기 위해 거듭해서 황소를 바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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