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카운트'의 새로운 의미
"맥킨지에 직원이 몇 명이냐"고 물으면, CEO 밥 스턴펠스는 요즘 이렇게 답한다고 한다. "6만 명인데, 2만 명은 AI예요." 사람이 4만 명, 에이전트가 2만 명. 1년 반 전 에이전트는 3,000명이었다 (HR Grapevine, 2026). 이 속도면 2년 뒤엔 에이전트가 사람 수를 넘어설 수도 있다.
AI가 일을 대신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런데 AI가 팀원으로 집계되기 시작했다는 건 조금 다른 이야기다.
젠슨 황은 올해 3월 GTC에서 이런 비전을 내놨다. 엔비디아가 10년 안에 7만 5천 명의 인간 직원과 750만 개의 에이전트를 보유하게 된다는 것. 엔지니어 1명당 에이전트 100명이다 (Fortune, 2026). 그 규모가 실감이 안 된다면, 맥킨지를 보면 된다. 이미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에이전트들은 주로 루틴 분석, 자료 수집, 문서 검색을 담당한다. 과거에는 주니어 컨설턴트가 했던 일이다. 맥킨지는 2025년 한 해에만 AI로 150만 시간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 절감분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2024년 말 200명의 기술직 해고와 함께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게 추측이 된다.
클라나는 AI가 700명의 일을 대체했다고 발표했다가, 1년 만에 조용히 재채용을 시작했다. 서비스 품질이 기대에 못 미쳤다 (Tech.co, 2025). IBM 연구자는 이렇게 꼬집었다. "85% 정확도의 에이전트 10개를 직렬로 연결하면 전체 성공률은 20%가 된다. 숫자가 크다고 일이 잘 되는 건 아니다."
AI를 많이 써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식상해졌다. 더 날카로운 질문은 이거다. 당신이 속한 팀의 구성원은 누구인가. 그 팀에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젠슨 황은 AI를 쓰지 않는 엔지니어를 "종이와 연필로 칩을 설계하려는 사람"이라고 했다. 자동화 도구를 안 쓰는 게 도태의 신호가 된다는 논리는 오래됐다. 엑셀이 처음 나왔을 때도, 코딩이 필수가 됐을 때도. 그런데 맥킨지가 에이전트를 팀원으로 세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내 에이전트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는 건 아닐까. 어쩌면 지식 노동자의 핵심 역량이 '얼마나 잘 하는가'에서 '얼마나 잘 관리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