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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렌디퍼 제이드 Jun 04. 2024

불안의 반대말이 안정이 아니라고요?

고기능 불안 이해하기 

불안의 반대말이 무엇일까요?  
고요함 또는 안정 아닌가요?


저는 수많은 날들의 시작과 끝을 불안이라는 감정과 함께 동거하며 오랜 기간 살아왔습니다. 쓸데없는 걱정을 사치로 여기는 이중적인 모습 속에는 사실 불안이 정해놓은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마주할 수치심을 피하기 위한 회피의 삶을 채워갔어요. 종종 회피의 모습은 무언가를 성취해 내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면서요. 

한동안 불안의 반대인 것처럼 보이는 “안정감”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안정에 좋다는 명상, 요가, 규칙적 운동 그리고 도자기, 그림 등에 시간을 할애했지요.  


그런데 안정감이라는 감정을 찾으면 찾을수록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왜냐하면 저에게는 “불안하지 않은 것”만큼 “도전”과 “성장”도 중요한 요소였고, 새로운 도전과 성장에는 안정감보다는 도전적이고 다소 불편한 감정이 거의 필수적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러면 이 상황에서 안정감 말고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 유용할까요?


불안 이해하기
 

불안을 우리 뇌 속에서 살고 있는, 에스프레소 5잔 때려 넣은 ☕️ 작고 순수한 다람쥐 라고 상상해 보세요. 이 다람쥐를 “콩지”라고 부를게요.  과도한 카페인으로 한껏 하이(high)한 콩지는 우리 뇌를 끊임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어떡하지” 퍼레이드를 시작합니다.

“PPT에서 실수해서 망신당하면 어떡하지?” 
“동료들이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작년보다 매출 안 오르면 어떡하지?”
“몸무게가 늘면 어떡하지?” 
“내 남편이 한눈을 팔면 어떡하지?”
“사람들이 내 콘텐츠를 보고 비난하면 어떡하지?”

이와 같은 두려운 예감이 대부분의 불안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이는 결국 건설적인 자기 인식을 방해합니다.  


물론 콩지는 좋은 의도로 이러는 것입니다.

상상이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불확실성]에 대비[확실성]시키려는 것이죠.  


불안을 통한 성취를 자주 경험하면, 뇌의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성취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불안과 성취 사이의 연결을 강화합니다. 즉,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서 성취를 통해 도파민 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뇌는 불안을 성공의 신호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는 반복될수록 강화됩니다.


그러면 왜 안정감이 아닐까? 
 

처음에는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콩지의 소동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솔솔 부는 나무 아래에서 평화로이 명상하는 모습으로 상상해 보세요. 이 명상은 잠시 동안 콩지를 조용히 시킬 수 있는 일시적인 안정을 만들어 줄수도 있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낮잠을 자고 돌아온 콩지는 다시 돌아와서 또 돌멩이를 던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안정감”이라는 감정이 훌륭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과도하게 파이팅 넘치는 꼬마 콩지를 다루는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구멍 난 물바가지에 일회용 밴드를 붙이는 것과 같습니다. 순간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무엇이 불안의 반대말일까요? 

저는 불안의 반대는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I’m 신뢰예요 아님 주의]  

신뢰는 모든 것을 다 보고 겪은, 지혜로운 할머니와 같습니다. 

신뢰 할머니는 이렇게 말하죠. 

“콩지야, 우리는 이미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번에도 해낼 거야, 이 세상에 해결불가능한 문제는 없어! 해결이 어려운 문제는 있지만 너는 어려운 것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 
 

신뢰는 단순히 콩지를 잠시 진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그리고 과정에 대한 끊임없는 과잉 경계가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자신이 가진 회복탄력성을 믿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
자신의 문제 해결 능력을 100% 믿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여기에 불안함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안정감이나 평화라는 감정을 위해서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처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과정에 대한 신뢰
치즈케이크를 굽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재료, 반죽, 베이킹 시간이 모여 맛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임을 믿기에 구울 수 있습니다. 과정에 대한 신뢰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케이크가 약간 삐뚤어질 수도 있고 맛이 없을 수도 있지만 완성을 해야만 다시 만들지 레시피를 바꿀지 어떤 변화를 취할 수 있습니다. 


불안감은 마음을 닫고 불확실한 것을 회피하라고 지시합니다. 하지만 불안이 가장 견디기 어려워하는 것은 불확실함 가득한 이 세상에 마음을 넓게 활짝 열어두는 것입니다. 어쩌면 핵심은 아무리 노력해도 잡히지 않을 확실성을 놓아주고, 불확실하기에 뭐든 가능하기도 한 삶의 방식을 환영하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랑합니다. 




나에게 올라오는 불안감이 무엇을 나에게 말해주려고 하는 걸까요? 또는 무엇을 보호하려 하는 것일까요? 


"절대 쿨해지지 마세요. 쿨해지려고 하지 마세요. 쿨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지 마세요. 따뜻한 사람들에게 다가가세요. 삶은 따뜻함입니다. 죽으면 차가워질 겁니다."

“Never be cool. Never try to be cool. Never worry what the cool people think. Head for the warm people. Life is warmth. You’ll be cool when you’re dead.”


― Matt Haig, Notes on a Nervous Pl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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