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함을 위해서 고민대신 xx
저는 부끄럽지만 러브레터를 쓰기 3년 전부터 콘텐츠를 발행해야겠다는 "생각"과 "고민"에 수백 시간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면, 수많은 시간의 고민이 결코 가져다주지 않는 것은 그토록 갈망하는 "명료함"이었어요.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사람들이 뭘 좋아할까?"
"어떤 콘텐츠를 하는 게 나한테 맞을까?
"체계적인 글쓰기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
인간은 명확하고 체계적이고 확실한 것을 찾기를 열망합니다. 왜냐면 많은 경우 분명함의 부재가 문제라고 여기니까요.
제가 가졌던 "명확함 [확신] -> 실행 -> 결과"의 사고방식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명확함"이 있기 전에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수많은 시간을 생각에 쓰기 때문이죠.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고민을 오래 할수록 실천할 시간은 줄어듭니다. 게다가 이 세상에 고정된 "정답"은 없습니다. 정답과 명확함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언제 실행할 수 있을까요? 실행이 있어야 결과도 있는데 말이죠.
저는 모델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가설설정 -> 실험 및 데이터수집 -> 결과 -> 수정 -> 새결과 -> [명확함]
모델의 가장 끝부분에 자리 잡는 명확함을 프로젝트 시도하기도 전에 가져야 한다고 믿으니 당연히 시작은 어렵고 미룹니다.
제가 100%의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러브레터"를 쓰는 행위를 실험의 마음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더니, 의외로 조금씩 명확해지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누구에게 쓰는 것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러브레터의 회차가 지나갈수록 주제가 조금씩 뾰족해지고 있다.
실제로 글을 쓰고 발행하는 실행을 20주 넘게 했더니 글쓰기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구독들의 피드백을 통해 어떤 스토리나 내용이 좋아해 주시는지 알아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작은 발걸음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사실.
생각을 하는 행위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함이나 확신을 찾기 위해 사용되는 “생각해 볼게!”는 거의 대부분 “혼란”만을 가중시키고 생각의 꼬리의 끝은 결국 "왜 하면 안 되는지"의 이유를 300개쯤은 찾아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년간 “그림 그리기” 나에게 완벽한 미술선생님 또는 화방을 찾거나 완벽한 재료를 고민하는 것보다 “원데이 클래스”에서 경험해 보는 것이 그림을 계속해서 그리고 싶을지의 명확함을 줍니다.
다음 커리어로 무엇을 선택할지 1년 동안 고민하는 대신,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야 5개를 나열하고 각각의 분야에서 내가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것이라도 찾아 해 보는 것이 명확함을 줍니다.
레시피만 계속 읽고, 다양한 재료들을 머릿속으로 조합해 보는 것만으로는 요리를 만들 수 없습니다. 직접 주방에 들어가 재료를 손질하고, 맛을 보고 배워야만 합니다. 행동과 수정을 통해서만 진정한 명확성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명확성을 기다리며 움직이지 않는 것은 마치 몸이 너무 더러워서 샤워를 할 수 없다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움직이고 부딪히고 이리저리 해봐야 이런저런 증거들도 수집할 수 있고, 업데이트할 거리도 생깁니다. 몸이 더러우면 더 샤워가 필요하죠! 안 더러워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요.
“명료함”은 생각이 아니라 “과정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참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