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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Jul 25. 2024

카카오와 네이버의 10년 뒤 미래는 어떠할까?

AI 시대, 생존과 소멸 사이

1/ 유튜브가 카카오톡을 제치고 월간활성사용자수(MAU) 기준 1위를 차지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실상은 카카오톡이 여전히 MAU 기준 국내 1위 앱이나, 사용시간(timespent) 기준으로는 유튜브가 압도적 1위가 된 지 오래입니다. 한국은 외국계 테크 회사가 침범하기 어려운 ‘갈라파고스 시장’이라 불렸지만 최근에는 판세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2/ 콘텐츠 시장은 이제 유튜브와 넷플릭스 그리고 틱톡의 시대로 변모했습니다. 네이버 TV와 카카오TV는 소비자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트위치가 철수하면서 네이버가 ‘치치직’으로 도전 중이지만 힘겨운 모양새입니다. 스포티파이의 공세도 견뎌냈던 카카오의 멜론은 얼마 전 유튜브 뮤직에 MAU 1위 자리를 내주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3/ 그나마 시장을 지키고 있는 양사의 웹툰 서비스도 이제는 애플과 아마존, 라쿠텐, 슈에이샤 등 대형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형국입니다. 아직은 전선이 일본 시장에 국한되어 있지만, 그들이 언제 어떻게 국내 시장을 침범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4/ 커머스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2024년 1월 기준, 알리와 테무의 합산 MAU가 천만을 넘어섰고 당장은 기존 유통사들의 생태계를 위협하겠지만, 커머스를 키워야 하는 카카오와 네이버로서도 고민이 커지게 될 것입니다. 알리, 테무가 카카오나 네이버에 광고 게재를 많이 하면서 단기적인 광고 매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협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5/ 그나마 금융 서비스는 정부의 규제하에 국내 사업자들을 보호하고 있지만 알리 페이가 카카오 페이와 토스 페이의 2대 주주라는 점은 주목해야 할 사실입니다. 애플페이가 2023년 국내에 첫 도입되면서 페이 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더 근본적으로는 한국에서 애플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이 고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20% 미만에서 현재 25%까지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했습니다.


6/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내 테크 회사의 경쟁력은 더 위협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넷의 시대에는 네이버가, 모바일의 시대에는 카카오가 국내 소비자 테크 시장을 선도했습니다. 하지만 AI 시대가 오면서 시장의 경계는 더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공세가 한국에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7/ 2024년 카카오와 네이버가 대대적 조직 개편을 예고하면서 AI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우연이 아닙니다. 양사 경영진 입장에서는 AI로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8/ 이제 양사는 국내 시장에서 수많은 규제와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면서도 콘텐츠, 커머스 및 AI 전 영역에서 미국 및 중국계 테크 회사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외국에서도 자국 사업자를 보호하려는 규제와 사투를 벌여야 합니다. 해킹을 빌미로 네이버의 라인 지분을 줄이라는 일본 규제 당국의 권고가 단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9/ 우리는 두 가지 갈랫길 사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국내 테크 회사 영향력이 여전히 유지될 수 있을지, 아니면 미국계 테크 회사에 안방을 내어준 유럽 시장처럼 변모해 갈지입니다. EU가 선택한 길은 GDPR, DMA와 같은 강력한 규제를 통해 자국의 경제 안보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에 미국도 CCPA와 같은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을 내세우며 자국 사업자들을 상대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오랜 폐쇄 정책으로 외국계 테크 회사의 입지가 미미한 상황입니다.


10/ AI 시대에는 국내 테크 회사의 자리가 비좁아지며 외국 테크 회사에 완전히 자리를 내어줄 가능성이 더 커질 것입니다. 한국 시장이 좁다며 무분별하게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이제는 국내 시장만이라도 먼저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국내 플랫폼을 역차별할 가능성이 있는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에 많은 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1/ 새로운 시대에서는 새롭게 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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