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을 둘러싼 논쟁
1/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AI는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물결(Coming wave)이라고 규정합니다. 증기기관, 방직기, 전기 등의 기술 발전을 거스를 수 없었듯이, AI 기술 발전도 ‘통제’가 불가능하기에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수준에서 ‘억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2/ 문제는 AI가 가진 영향력이 너무나 광범위해서 ‘억제’의 틀을 잡아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AI 창작을 둘러싼 저작권 논쟁입니다.
3/ AI 저작권 관련, 네 가지 핵심 질문이 존재합니다.
- 1) AI가 크롤링으로 학습한 원저작물의 권리는 어디까지 보장받을 수 있을까?
- 2) AI가 만든 창작물의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을까?
- 3) 프롬프트의 창의성을 저작권으로 보호할 수 있을까?
- 4) AI가 만든 창작물에 추가 작업이 이루어질 경우, 추가 작업에 대한 저작권이 인정될 수 있을까?
4/ 가장 먼저 AI 관련 저작권을 규정한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2023년 10월, 행정명령을 통해 AI로 생성된 콘텐츠를 식별하고 공식 콘텐츠를 인증하기 위한 표준을 수립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콘텐츠 인증 및 워터마크에 대한 지침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5/ 한편, 유럽연합은 2024년 3월 AI 관련 포괄적인 규제 법안을 세계 최초로 통과시켰습니다. 2026년 전면 시행되고, 법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1.5~1.7%를 벌금으로 내야 합니다. 해당 법안의 저작권 관련 주용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AI 학습에 활용된 콘텐츠를 명시해야 하고,
- 2) AI로 만든 콘텐츠에 대해서도 별도로 표시해야 합니다.
6/ 문화체육관광부도 2024년 1월,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를 발간했습니다. 이후에도 업계 전문가들을 워킹그룹으로 조직하여, AI를 활용한 ‘학습’과 ‘산출‘ 및 ’ 이용‘ 단계별로 상세한 저작권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7/ ChatGPT가 출시된 지 1.5년 만에 AI는 문화계 창작의 영역에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창작물의 수준도 시간이 지나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이제 AI가 만들었는지 구분하기 어려운 시점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소설, 웹툰, 번역뿐 아니라 동영상에서도 AI를 통한 ‘창작 시간의 축소’와 ‘양적 확대’가 동시에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8/ ‘통제’ 하기 어렵다면 ‘억제’ 해야 합니다. AI 시대에 수많은 창작자들의 권리가 무분별하게 침해되지 않으려면 ‘저작권’이 빠르게 재정비되어야 합니다. 역사는 기술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문화만이 영속해 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9/ AI라는 기술은 창작가의 저변을 넓힐 수도 창작가의 영역을 빠르게 침범해 문화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할지는 아직 인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늦지 않게 대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