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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Jul 25. 2024

AI 음악 산업의 발전

창작의 민주화 vs. 향유의 인간다움

1/ 국내 뮤직 AI 스타트업인 “포자랩스”와 “뉴튠”의 사업 소개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이 사업의 발전을 위해 1) 학습 음원에 대한 저작권 해결과 2) AI 창작물에 대한 쉬운 편집을 강조했습니다.


2/ AI가 음악 창작에서 그 역할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는 존 레넌의 오래된 데모 테이프를 복원하여 45년 만에 새로운 곡을 완성하게 도와주었습니다. 이 곡에는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 고(故) 조지 해리슨이 녹음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Amper Music의 Songwriter와 AIVA는 작곡가들이 새로운 멜로디, 코드, 가사를 생성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IBM의 Watson Beat는 전통적인 악기를 복제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소리를 생성하여 작곡 과정에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3/ 하지만 AI 발전의 “그림자”도 존재합니다. 학습에 사용된 원곡에 공정한 대가를 지불했는가라는 질문은 모든 AI 사업자가 직면해야 할 윤리적 과제입니다. 저작권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최근 글로벌 3대 음반사의 소송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소니 뮤직, 워너 레코드, 유니버설 뮤직 등 글로벌 3대 음반사가 AI 음악 생성 서비스인 수노와 유디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를 근거로 각각 1,400억 원, 3,500억 원대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4/ 지난 20여 년간 음악 사업을 되돌아보면 저작권과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한 ”스트리밍“ 덕분에 발전해 왔습니다. 냅스터와 소리바다, MP3 불법 다운로드 등 첨예한 저작권 분쟁이 진행되며 2010년 초까지만 해도 음악 시장 규모는 지속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 스포티파이가 출현하고, 2015년 애플 뮤직 등 스트리밍이 활성화되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리밍 기술이 저작권 문제와 주요 이해관계자 간 수익 배분을 투명하게 만들면서 비로소 시장은 정상화되었고, 더 많은 창작자들이 뛰어들며 시장을 키워나갔습니다.


5/ 지난 20년간 스트리밍 기술이 음원 “유통“의 혁신을 가져왔다면, 최근 AI 기술은 ”창작“과 “향유”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6/ “향유”의 혁신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AI 기반 추천 알고리즘은 청취자의 취향에 맞춘 음악을 제안함으로써 개인화된 음악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AI는 새로운 아티스트와 장르를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음악 팬들이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음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유니버설 뮤직과 유튜브가 최근 공동으로 시작한 Music AI Incubator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또한, 유튜브는 AI 기반 라디오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7/ 포자랩스는 “창작”의 민주화를 내세우면서 비용에 민감한 개인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합니다. 하나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수천만 원의 제작비를 부담하기 힘들고, 간단히 만들더라도 50만 원 이상의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 개인 창작자가 손쉽게 AI를 활용한 음악을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AI 창작에 저작권 개념이 강화될수록 작곡료도 올라갈 수 있기에 포자랩스는 손쉬운 사용과 가격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고 합니다. 특정 악기를 수정하거나 빼는 것이 가능한 것도 손쉬운 사용의 대표적 예입니다.


8/ 포자랩스와 뉴튠의 발표를 들으면서, AI 창작 사업도 결국에는 기존 음악 창작자와 유통 사업자에게 적절한 보호 장치를 제공해야 공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9/ 시장을 혁신의 관점으로만 바라보면 한 발짝도 못 나가고 ‘타다’와 ‘우버’, ‘에어비엔비’와 같이 국내 규제에 막힐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혁신만 강조하다가는 기득권과 레거시의 저항을 결코 이겨낼 수 없을 것입니다. 모바일 시대에 스타트업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AI 시대에는 더 현명하게 대처해나가야 합니다.


10/ 나아가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창작”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창작이 민주화될수록 창작의 가치는 더 줄 것이나, 창작에 필요한 역량이 더 줄어들수록 “생각”의 가치는 커질 것입니다. 그리고 나만의 “향유” 가치는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11/ 그래서, AI가 더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인간다움”의 가치는 더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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