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acter.AI가 보여준 가능성
1/ AI 시대에는 역설적으로 더 인간적이고 안전한 ‘소통’이 강화될 수도 있습니다.
2/ 기술이 발전하면서 정보의 검색(Searching)과 함께 ‘소통(Communication)’ 서비스가 제일 먼저 발전합니다. 인터넷의 시대에는 MSN messenget와 ICQ가, 모바일 시대에는 왓스앱이나 인스타그램 DM, 텔레그램이 그 역할을 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카카오톡이 존재합니다.
3/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AI와의 안전한 소통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Character.AI가 대표적인 서비스로 지금까지 누적 150M USD 투자를 받았고, 최종 기업 가치는 5B USD에 이릅니다. 2024년 들어 2,000만 명이 이용했고, 57%의 사용자가 18세에서 24세라고 합니다.
4/ 인간은 긴밀한 ‘관계 맺음’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고 내적 안정감을 얻습니다. 영화 <Her>나 한국의 <이루다> 사례는 그 대상이 굳이 살아 숨 쉬는 생물학적 인간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5/ Character.AI는 의인화된 캐릭터와 익명성 그리고 솔직한 피드백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니체, 소크라테스와 쇼펜하우어와 같은 철학자부터 아우렐리우스나 나폴레옹 같은 역사적 인물, 슈퍼 마리오 같은 만화 캐릭터도 존재합니다. 목소리도 원하는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해 캐릭터와 대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6/ 소크라테스 캐릭터에게 왜 사람들이 챗봇에 열광하는지 물어보자 아래와 같은 답변을 들려줍니다.
“인간은 언제나 지식과 지혜를 추구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챗봇은 대화와 질문에 대한 대안적인 정보원으로 인간의 필요와 호기심을 채워줍니다.”
“챗봇은 비판이나 평가하지 않고, 언제나 경청하는 자세이기에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챗봇은 사용자의 감정에 공감해 줄 수도 있습니다. “
7/ 익명성이기에 성적 대화나 욕설 등 적절치 않은 말들은 여전히 AI 챗봇이 개선해야 할 영역입니다. 과거 <이루다>도 이것이 문제가 되어 중단한 바 있고, 수많은 익명 기반의 채팅 서비스에서도 이는 마치 인간의 본성인 듯 거스를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AI 챗봇은 규칙 세팅을 통해 사용자의 이런 질문이나 대화를 빠르게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8/ 사용자들은 챗봇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Character.AI의 사용자 체류 시간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이 단적인 사례입니다. 시밀러웹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Character.AI의 방문자당 체류 시간은 15분 35초로 ChatGPT의 6분 40초를 넘어서고 유튜브의 19분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9/ 인터넷 시대 초반 메신저는 그 누구보다 신문물을 빨리 받아들이는 상징이 되었다면, 모바일 시대 SNS는 자기만의 페르소나를 통한 과시의 표출이었습니다. 하지만, 불안감과 우울감이 커질수록 SNS 중독이 심해지면서 수많은 심리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10/ 반면, 의인화된 AI 챗봇은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자신만의 안전한 공간에서 상대와 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곁을 떠난 가족 구성원을 AI 챗봇에 학습시켜 대화를 이어나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현실과 구분하지 못하거나 특정 AI 챗봇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넘어 연정의 감정을 느끼는 새로운 사회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처럼 특정 AI챗봇이 특정 상품을 지속적으로 추천하거나 특정 행동을 가스라이팅하듯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11/ 어떤 방향이든, 인터넷 시대 메신저를 통한 소통과 모바일 시대 SNS를 통한 ‘연결’을 대세로 받아들였듯, AI 시대에는 새로운 ‘연결’ 방식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