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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Sep 10. 2024

AI 법률 서비스, 통제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AI대륙아주 vs. 대한변호사협회

1/ 지난 9월 9일,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AI 법률상담 챗봇 'AI대륙아주'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모바일 법률 지원 플랫폼 '로톡' 고발에 이은 또 다른 조치로, AI 서비스에 대한 경계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2/ 로톡은 변호사 상담 예약을 중개해 주는 서비스로, 변호사의 이력, 전문 분야, 그리고 다양한 후기를 통해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변협은 2015년 로톡이 월 50만 원 광고료를 낸 변호사를 검색 상단에 노출하는 것을 문제 삼아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법적 판단에서 로톡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변협은 2021년 5월 변호사광고규정을 개정하여 로톡 광고를 금지하고 가입 변호사를 징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로톡에 등록한 변호사 수가 급감하여 한때 4,000명이 넘었던 변호사 수는 2021년 11월에 1,706명까지 감소했습니다. 매출은 2019년 8억 원에서 2020년 31억 원으로 급증했으나, 2021년에는 41억 원에서 정체되었고, 2022년에는 30억 원으로 역성장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9월 법무부가 로톡 이용 변호사 123명에 대한 징계를 전부 취소하면서 2022년 9월 2,200명이었던 로톡 변호사 수는 올해 4월에 약 2,800명까지 회복했다고 합니다.


3/ 변협은 대륙아주의 AI 서비스가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합니다. 변호사법 제34조 5항에 따르면 변호사가 아닌 자가 변호사 업무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AI 서비스 개발사인 넥서스AI가 AI대륙아주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 주된 징계 사유 중 하나입니다. 또한, 이 AI 플랫폼의 무료 법률 상담 서비스는 변호사 광고 규정을 위반했다고도 주장합니다. 이러한 무료 광고는 변호사의 품위 유지 의무에도 어긋난다고 변협은 주장합니다.

4/ 대륙아주 측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AI대륙아주 서비스는 실제로 변호사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며, 넥서스AI로부터 어떠한 경제적 이익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어, 별도의 광고 수익이 없음을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륙아주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새로운 AI 기술을 통해 법률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시도라며 항변합니다.


5/ 법률 상담 AI는 사용자에게 기본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고, 복잡한 법률문제에 대한 초기 접근 방식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법률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이나 경제적으로 법률 도움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AI 서비스가 실제 법적 판단을 내리거나 복잡한 법적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합니다.


6/ AI 기술의 도입은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부는 이러한 기술이 변호사의 역할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면서도, 핵심적인 법적 분석과 판단은 여전히 인간 변호사의 영역이라고 강조합니다. 반면 다른 이들은 AI가 변호사들의 일상 업무를 단순화하고 효율성을 높여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7/ 이번 사건은 법률 전문가들과 일반 대중에게 새로운 화두를 제시합니다. AI가 법률 서비스 분야에서 점차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 명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적용 범위와 방식은 법적, 윤리적 테두리 안에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법적 판단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접근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법률 직업의 본질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8/ 로톡 소송이 모바일 시대 법률 기득권의 저항이었다면, 대륙아주의 징계는 아마도 AI 시대의 새로운 러다이트(기계파괴 운동)로 기록될 것입니다. 스마트폰 없는 삶이 그려지지 않듯, AI 기술이 보편화되는 시점에 법률 서비스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AI 서비스가 과거에 만들어진 법적 윤리와 규정과 어떻게 상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논점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9/ '통제'와 '억제' 사이에서 AI는 법률 시장에 끊임없는 화두를 제시할 것입니다. 또 다른 '타다'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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