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분석하는 마음
기존의 우울증 진단은 주관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정확도가 낮습니다. 환자가 자신의 감정을 주관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대화형 방식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AI를 활용한 우울증 진단과 치료는 신속하고 객관적입니다. AI는 얼굴 표정과 음성 패턴을 분석해 우울증 징후를 빠르게 감지하고, 언어 장벽이나 문화 차이에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또한 AI 챗봇은 언제 어디서든 사용자가 감정을 표현하고 즉각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현재 AI 기반 우울증 진단 연구는 스마트폰으로 수집된 얼굴 표정과 음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우울증을 진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사용자의 일상적인 행동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우울증의 초기 징후를 빠르게 감지하고, 필요한 경우 적시에 개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1) 미국 다트머스 대학 연구팀은 얼굴 인식과 AI를 결합한 '무드캡처(MoodCapture)'라는 앱을 개발했습니다. 이 앱은 2024년 2월에 처음 공개되었으며, 스마트폰 잠금 해제 시 사용자의 얼굴 표정을 분석해 우울증 악화를 감지합니다. 연구 결과, 75%의 정확도로 우울증 악화를 예측했으며, 연구팀은 5년 내 정확도를 90%까지 높여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2) 음성 인식을 통한 우울증 진단 기술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중국 South-Central Minzu University 연구팀은 2024년 6월 Nature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연구에서 음성 패턴을 분석해 우울증을 진단하는 AI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 모델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음성 데이터를 학습한 후, 우울증 진단을 위해 세부적으로 조정되었습니다. 음성의 리듬, 피치, 음질 등을 분석하여 사람이 인지하기 어려운 우울증 징후를 포착하는 방식입니다. 연구 결과, 이 모델은 우울증 여부를 96%의 정확도로 감지했으며, 우울증의 중증도를 네 가지 수준(없음, 경도, 중등도, 중증)으로 분류할 때 95%의 정확도를 보였습니다.
(3) 프랑스 Sorbonne University 연구팀은 스마트폰 앱으로 수집한 음성 데이터를 스펙트로그램(음성의 주파수와 볼륨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그래프)으로 변환해 우울증과 불안 등 정신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스펙트로그램은 음성의 주파수와 볼륨 변화 양상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복잡한 음성 패턴을 분석하는 데 유용합니다. 이를 통해 음성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변화들을 포착해 정신 건강 상태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4) KAIST 전기전자공학부 이성주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폰의 음성과 키보드 입력 데이터를 활용해 정신건강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AI 기술 '패드 테라피스트(FedTherapist)'를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기법을 통해 데이터 유출 없이 사용자의 언어 사용 패턴을 분석해 우울증, 스트레스, 불안 증상을 진단합니다. 연구진은 4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단 정확도(AUROC)가 기존보다 0.15 높고, 오진율(MAE)이 8.21% 낮은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2023년 12월 EMNLP 학회에서 발표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와 정신건강 조기 진단의 안전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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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성과를 실제 제품으로 상용화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1) 일본 오츠카제약과 미국 클릭 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한 주요 우울장애(MDD) 치료 앱 '리조인(Rejoyn)'이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초의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로 승인되었습니다. 리조인은 얼굴 표정 인식을 통한 인지 기능 훈련과 인지 행동 요법을 결합해 증상을 개선하는 6주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임상시험에서 22세에서 64세 우울증 환자 386명을 대상으로 리조인 사용군과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리조인 사용군에서 우울증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되었으며, 치료 종료 후에도 개선 효과가 지속되었습니다. 리조인은 의료 전문가의 처방이 필요하며, 2024년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을 예정입니다.
(2) 국내에서도 AI를 활용한 우울증 진단과 치료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의 한규만 교수와 심리학과 최기홍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 업체 로완과 함께 '비액트(BeAct)'라는 AI 기반 앱을 개발했습니다. 이 앱은 스마트워치와 연동되어 걸음 수, 이동 거리, 심박수, 수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감정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AI는 이를 바탕으로 우울 증상을 분석하고 맞춤형 치료를 제시하며, 유산소 운동이나 사회적 활동을 추천해 우울증 극복을 돕습니다. 초기 사용자들은 이 앱이 옆에서 의사가 조언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으며,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 검증이 진행 중입니다.
(3) 디지털 치료제 개발업체 '하이(Haii)'는 범불안장애(GAD) 치료를 위해 '엥자이렉스(Anxirex)'라는 AI 기반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이 치료제는 수용전념치료(ACT)를 통해 긍정적인 사고를 반복하고 심리적 유연성을 강화하도록 돕습니다. 환자가 자존감을 높이는 문장을 녹음하고 이를 실제 자신의 목소리와 유사하게 재생하는 AI 기술을 적용해 안정감을 높였습니다. 임상시험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협력하여 진행 중이며, 초기 결과는 긍정적입니다.
(4) 정신건강 스타트업 포티파이(Fortify)는 2020년 맞춤형 불안 해소와 안정 찾기를 돕는 앱 '마인들링(Mindling)'을 개발하여 상용화했습니다. 현재 16만 명이 사용 중이며, 이 중 3만 명은 유료 가입자입니다. 마인들링은 AI를 활용해 사용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5~10분 단위의 심리 상담 모듈 1000여 개 중에서 맞춤형 치료 방법을 제공합니다. 서울대병원과의 임상시험 결과, 우울감이 35%, 스트레스가 30%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항우울제 복용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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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I 기반 우울증 진단과 치료에 큰 관심을 보이는 빅테크 회사들은 주로 통신사들입니다. 2020년 약 87만 명이었던 국내 우울증 환자 수가 2023년 약 109만 명으로 25% 증가했으며, 특히 아동·청소년과 청년층에서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된 멘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1) SK텔레콤은 2024년 9월 멀티모달 AI 기술을 활용한 멘탈케어 개발을 위해 유쾌한프로젝트, 튜링바이오, 이몰로지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SK텔레콤은 음성과 얼굴 표정 데이터를 분석해 스트레스와 우울증 징후를 탐지하고, 주의·집중력 저하 현상을 감지하여 맞춤형 치료와 지원을 제공하는 AI 멘탈케어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솔루션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음성 데이터 분석만으로도 정신건강 상태를 탐지하고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거나, 반려동물 상실 후 어려움을 겪는 보호자들에게 스트레스와 우울증 예방 및 극복을 위한 케어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습니다.
(2) KT는 2024년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초거대 AI 기반 심리케어 서비스 지원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KT는 한양대 디지털헬스케어센터와 협력해 정신건강 진단, 데이터 수집, 관리, 분석을 통합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한양대는 정신건강 케어 서비스와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 플랫폼은 LLM 기반 'AI 챗봇', '감정일기', '설문' 기능을 통해 정신건강을 점검하고, 맞춤형 활동 콘텐츠와 의료기관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며,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3) LG유플러스는 AI 기반 멘탈 헬스케어 서비스 '답다'를 운영해 사용자의 감정을 분석하고 AI 친구 '마링이'가 답장을 제공합니다. 답다는 2023년 9월 출시된 일기 작성 앱으로, 사용자가 감정을 선택하고 일기를 작성하면 AI 친구가 12시간 내로 답장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현재 누적 이용자는 약 5만 명이며, 27만 건의 일기가 작성되었습니다. LG유플러스는 'AI 감정 분석 리포트'와 '질문일기'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가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입니다. 또한 '초거대 AI 기반 심리케어 서비스 지원 사업'에 참여해 AI 모델 '익시젠'을 활용한 전문가용 심리치료 서비스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AI 기술로 우울증 진단 및 치료에 기여하고, 사용자들의 정신 건강 관리를 지원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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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정신 건강 관리의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AI 기술을 통해 우울증의 초기 징후를 감지하고 조기 개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AI 기술이 정신 건강 관리의 혁신을 이끌며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