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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I 로스팅

구글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강자입니다

2025년 1분기 실적이 보여준 구조조정과 AI의 성과

by 경영로스팅 강정구

2025년 1분기, 구글은 실적을 통해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구조’ 임을 증명했습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예상을 상회한 이면에는 지난 3년간의 구조조정, AI 중심의 사업 전환, 전방위 실행 전략이 있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무분별하게 팽창했던 조직을 다시 정비하고, AI를 본질에 통합한 결과였습니다. 지금의 구글은 더 이상 ‘광고 플랫폼’이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재설계된 구조적 엔진입니다.


2022년, CEO 순다 피차이는 “20% 운영 효율성 향상”을 선언하며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쐈습니다. 그 말은 곧, 불필요한 조직은 줄이고, 실행 속도는 끌어올리며, AI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었습니다. 기술 혁신보다 먼저, 조직 설계부터 다시 시작한 것입니다.


2023년 1월, 구글은 전 세계에서 12,000명을 감원하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뉴스, 채용, 어시스턴트 등 비핵심 부문을 정리했고, 동시에 AI 인재 채용은 확대했습니다. 핵심 기술 역량은 키우고, 관성은 걷어낸 이 시점부터 구글은 본격적으로 ‘AI에 최적화된 기업’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에는 관리직 10% 감축, 조직 통합, 글로벌 인력 재배치 등 보다 정교한 단계로 구조조정이 이어졌습니다. 플랫폼, 디바이스, 클라우드 조직이 통합되었고, 일부 직무는 인도·멕시코 등으로 이전되었습니다. 중복을 줄이고 속도를 높이기 위한 수술이었습니다. AI 시대의 승부는 민첩함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조직 재설계는 숫자로 증명됐습니다. 2025년 1분기, 구글은 매출 902억 달러(+12%), 순이익 345억 달러(+46%)라는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34%, 주당순이익은 2.81달러(+49%)로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에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습니다.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재설계의 성공이었습니다.


검색은 여전히 구글의 핵심입니다. 1분기 검색 부문 매출은 507억 달러(+10%)를 기록했고, AI Overviews 기능 도입 이후 사용자 참여도와 클릭률이 동시에 증가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AI가 검색을 대체하지 않고, 기존 검색 경험을 ‘증폭’시켰다는 점입니다. 기술이 아니라 경험을 바꾼 것입니다.


클라우드는 구조조정의 또 다른 수혜 지점입니다. 123억 달러의 클라우드 매출(+28%), 21억 달러의 영업이익은 구글 클라우드가 단순한 인프라 사업을 넘어, AI 수익의 척추가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AI 모델 학습과 배포, 산업별 API 수요가 급증하면서 클라우드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유튜브와 구독 매출 역시 AI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유튜브 광고는 89억 달러(+10%), 구글 원 및 기타 플랫폼 구독 매출은 104억 달러(+19%)로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료 구독자는 2억 7천만 명을 돌파했고, 이는 구글이 ‘플랫폼 기업’에서 ‘서비스 구독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모든 성과 뒤에는 구글의 AI 풀스택 구조가 있습니다. 칩(TPU) → 모델(Gemini) → 인프라(GCP) → 서비스(검색·유튜브)로 이어지는 수직 통합 아키텍처는 경쟁사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강점입니다. 오픈 AI가 모델을 만들고, 메타가 오픈소스를 확장할 때, 구글은 구조 전체를 설계해 실행합니다.


그러나 구조의 힘은 늘 규제와 충돌합니다. 2025년 4월, 미국 법원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자사 검색을 디폴트로 설정하며 경쟁을 제한했다며 반독점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는 25년 전 마이크로소프트 IE 사건을 연상케 하며, AI 검색 경쟁의 진입 조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단기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구글의 ‘기본 검색’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특히 AI 기반 검색·브라우저·에이전트 시장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진입점의 규제는 곧 시장 재편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구글의 2025년 1분기 실적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구조조정과 기술 전략이 얼마나 정밀하게 정렬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5월 초 실적 발표를 앞둔 지금, 국내 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AI는 모델이 아니라, 구조와 설계를 재편하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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