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가 애플과 OpenAI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8월 26일, 텍사스 연방법원에 접수된 이 소송은 AI 산업의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다. 소장에서 머스크는 두 기업이 협력해 AI 경쟁을 봉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기술보다 데이터와 플랫폼이 독점의 실체라고 지적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2024년 WWDC에서 발표된 애플-OpenAI 파트너십이 있다. 애플은 iOS, iPadOS, macOS에 GPT-4o 기반 ChatGPT를 통합하고, Siri와도 직접 연동했다. 사용자들은 앱 설치 없이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유료 계정을 연결하면 프리미엄 기능까지 바로 접근할 수 있다. 이 구조는 단순한 협력이 아니라, 운영체제에 특정 AI 모델을 ‘기본값’으로 내장한 최초의 사례였다.
(1) xAI는 이 통합이 AI 경쟁의 본질을 무너뜨린다고 주장한다. OpenAI는 수억 대의 애플 기기에서 발생하는 수십억 개의 사용자 프롬프트에 독점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이는 곧 모델 훈련의 핵심 자산으로 작용한다. 더 많은 사용자 입력을 통해 모델이 개선되고, 개선된 모델이 다시 사용자 선택을 장악하는 선순환이 형성된다.
이 소송은 기존의 독점금지법 적용 기준에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 과거에는 시장 점유율이나 수수료 같은 ‘눈에 보이는 장악력’이 주된 쟁점이었지만, 이제는 데이터와 시스템 권한이 독점의 본질로 떠올랐다. 법원이 이 구조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AI 산업의 규범을 정의하는 첫 판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2) xAI는 앱스토어에서의 불공정 대우도 문제 삼았다. 예컨대 xAI의 챗봇 Grok은 앱스토어 다운로드 상위권에 올랐지만, ‘필수 앱’ 목록에서는 제외됐다. 애플은 업데이트 승인도 반복적으로 지연시켰고, 노출 빈도 역시 낮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머스크는 이를 플랫폼 운영 권한을 활용한 경쟁 차단 행위로 본다.
(3) 더 근본적인 쟁점은 AI 경쟁의 조건이 바뀌었다는 데 있다. 과거에는 모델 성능이 경쟁력을 좌우했지만, 이제는 사용자 요청에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프롬프트가 독점되면 학습이 독점되고, 학습이 독점되면 사용자 경험까지 독점된다. xAI는 이 구조를 “기술이 아닌 권한의 독점”으로 정의한다.
이번 소송은 셔먼법 제1조와 제2조를 포함해 총 8개 조항의 위반을 주장한다. 거래 제한 공모, 독점 시도, 불공정 경쟁 등이 핵심이며, 텍사스 주의 독점금지법 위반 조항도 포함됐다. xAI는 손해배상은 물론이고, 애플-OpenAI 협력 관계 해체와 배심원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OpenAI는 머스크의 주장을 “지속적인 괴롭힘”이라고 일축했다. 과거에도 머스크는 OpenAI의 비영리 전환 문제를 비판하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애플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그간의 입장을 볼 때 앱스토어 운영은 공정하며 경쟁 앱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논리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 소송은 빅테크 연합에 맞선 ‘AI 뉴 챌린저’의 첫 공식 전투이기도 하다. 애플과 OpenAI는 운영체제와 사용자 기반, 데이터 접근권을 모두 갖춘 구조적 동맹이다. 여기에 맞서 xAI는 해당 생태계를 대상으로 반격에 나섰다. 알고리즘 경쟁에서 플랫폼 권력 경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신호다.
AI는 더 이상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알고리즘이 더 똑똑하냐보다, 누구에게 질문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xAI의 소송은 이 권한이 공정하게 나누어졌는지 묻고 있다.
선택할 수 없는 AI는 곧 독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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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Retuers, “Elon Musk's xAI sues Apple and OpenAI over AI competition, App Store rankings”, August 25,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