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기관이 주는 교훈

피터 드러커 다시 읽기(8/10)

by 경영로스팅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있는 조직은 비영리기관입니다.


8,000만 명 이상이 평균 한 개 이상의 비영리 단체에서 매주 약 다섯 시간씩 자발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는 천만 명의 전업 근로자가 일하는 시간과 동일합니다. 자원봉사자가 돈을 받는다고 하면 최저 임금으로 계산하더라도 1,500억 달러, 즉 미국 GDP의 약 5퍼센트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구세군은 성공적인 비영리기관의 좋은 사례입니다. 플로리다에서 처음 감옥에 가는 이들은 매년 2만 5,000명 정도입니다. 이들은 구세군의 보호 아래 가석방됩니다. 통계에 따르면 전과자는 보통 상습법으로 전락하게 마련이나, 구세군은 엄격한 직업 훈련을 통해 이들 중 80 퍼센트를 갱생시키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운영 비용은 수감 비용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비영리기관이 돈에 덜 민감한 듯 하지만, 사실은 영리 기업보다 훨씬 더 돈에 민감합니다.


돈을 모으기 어렵고, 항상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정 문제를 심도 깊게 고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영리기관은 일반 기업처럼 돈을 바탕으로 전략을 짜거나, 돈을 계획의 중심에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션과 대의가 먼저입니다. 기업이 자본이익률이나 수익성을 최우선지표로 내세운다면, 비영리기관은 미션 달성을 먼저 생각합니다.


미션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기업들이 배워야 할 첫 번째 교훈입니다.


중요한 목표를 세우는데 대의를 강조하고, 이로부터 전략이 시작됩니다. 돈이 된다거나 유행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조직 자체의 근본적인 설립 원인에서 전략과 실행 계획이 출발한다는 점은 얼핏 보면 당연해 보이나 기업에 주는 시사점이 큽니다.


최고의 비영리기관은 조직의 임무를 정의하는데 심사숙고합니다. 이들은 자원봉사자가 달성해야 할 분명한 목표에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구세군의 목표는 알코올 중독자, 범죄자나 부랑자를 교화시키는데 중점을 둡니다. 자연보호단체는 동식물의 다양성을 보존하려 노력합니다. 조직이나 개개인에게 돌아올 일시적인 보상보다 대의적인 미션에서 출발하고,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인 일로 보상받는다는 점을 체화하고 있습니다.


비영리기관의 이사회 역할이 기업이 배워야 할 두 번째 배워야 할 교훈입니다.


오늘날 대기업의 최고 경영진은 이사회의 역할, 권력, 독립성을 축소시켜오고 있습니다. 스타 CEO가 회사의 얼굴이 되면서 의사결정을 독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한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듯이, 개별 CEO에 의존하는 기업은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영리기관은 철저하게 이사회를 통해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적십자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복잡한 기관 중 하나입니다. 적십자는 전 세계 구호를 담당하고, 수천 개의 혈액은행, 뼈 은행, 피부 은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관이 복잡해질수록 전문 경영인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나, 이사회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비영리기관의 이사회는 많은 돈을 기부하고 기부자를 초빙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사들 자체가 해당 비영리기관의 미션에 감화되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종교나 교육에 관심 없는 이가 교회나 학교 이사회에서 일하고 있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습니다. 비영리기관의 이사회는 매우 헌신적으로 활동하는 경향이 강해 경영진과 마찰이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역할이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인식한 비영리기관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서로 같은 목표를 위해 일하지만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동료라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기업 이사회의 권력이 약화될수록 경영진의 역량도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짐을 명심해야 합니다.


견제와 균형은 모든 권력에 필수적입니다. 이사회 권력이 약화되면 특정 개인에게 의사결정의 책임이 집중되고, 고인 물이 썩듯이 권력도 비합리적으로 면모 하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경영진의 경영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견제와 균형을 할 수 있는 이사회의 기능이 필요합니다.


비영리기관은 자원봉사자에게 돈을 지급하지 않기에 무언가를 요구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자원봉사자가 돈을 받지 않기에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서 더 큰 만족을 얻고 강한 헌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돈을 받지 않고 일하는 이들이 왜 계속 일할 수 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해당 비영리기관이 추구하는 미션과 대의가 개개인이 추구하는 의미와 일치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고 이를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식 노동자는 자율적으로 성과 목표를 정하고 책임을 맡길 원합니다. 조직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결정을 내리는 데 참여하고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미션과 비전을 제시하고, 전문가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비영리기관은 영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비영리기관은 영리 기업이나 정부가 하기 어려운 지역 사회의 유대감 형성과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비영리기관의 성장은 기업들에게 분명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분명한 미션과 세심한 배치, 지속적인 훈련과 교육, 자기 관리를 통한 경영과 의무감 부여 등 영리 기업에서도 반드시 수행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 줍니다.


핵심은 단순합니다.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일을 맡기고, 스스로 성과를 정의하고 책임지게 하며, 더 어려운 일을 맡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Peter F. Drucker, "What Business Can Learn From Nonprofits", Harvard Business Review (July-August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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