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향의 시작일까? 일시적 반등일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4대 빅테크의 2023년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모두 상회했습니다. 그동안 침체 국면이었던 광고 시장이 저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라는 희망섞인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클라우드 사업으로 향후 AI 사업의 성장성이 회사 실적에 관건이 될 것입니다. 반면, 아마존과 메타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요 투자은행들은 4대 빅테크의 기대 주가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및 은행 및 소비재 등 전통 산업의 실적 악화 우려가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어 경기 회복은 요원하다는 분석이 대세입니다.
알파벳의 1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 대비 10억 달러를 상회했고, 순이익 역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습니다.
매출: 698억 달러 (+2.6% YoY, -8.2% QoQ)
순이익: 151억 달러 (-8.4% YoY, +10.5% QoQ)
구글의 매출 성장을 견인한 사업은 클라우드였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사업의 1분기 매출은 74.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4% 상승했습니다. 1.9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구글의 핵심 사업인 광고 매출은 1년 전 547억 달러에서 546억 달러로 감소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기대치인 537억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유튜브 광고 매출은 1년 전 68.7억 달러에서 66.9억 달러로 줄었습니다.
광고 사업은 여전히 어렵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검색광고가 역성장을 벗어나며 기대치를 상회했으며, 유튜브 광고 매출은 역성장이기는 하나 감소폭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기별 성장률로 보자면, 2022년 1분기 22.3%의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4분기 연속 하락한 성장률이 처음으로 반등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분기 성장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
하지만, 앞으로 알파벳의 성장은 결국 AI 부문에 달려 있습니다. Chat-GPT의 흥행 이후 구글은 바드(Bard)를 출시했으나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시장의 비판을 받았으며, 삼성전자가 기본 검색 엔진을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으로 대체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알파벳의 주가는 당분간 견고할 것으로 보입니다. 70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고, 비용절감도 공격적으로 단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소 1만 2000명을 감원 중이며, 사용 중인 오피스를 통폐합하는 등 비용 절감 노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1분기 매출이 애널리스트 전망치보다 10억 달러 상회했고, 순이익 역시 기대치를 넘어섰습니다.
매출: 529억 달러 (+7.1% YoY, +0.2% QoQ)
순이익: 183억 달러 (+9.3% YoY, +11.4% QoQ)
클라우드 사업이 1분기 실적 성장을 주도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사업인 애저(Azure)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28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년여간 기업들이 클라우드 비용 절감에 집중해 왔으나,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는 시장 예측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출시에 따른 매출 성장도 향후 기대되고 있습니다.
챗GPT 효과는 1분기에는 크지 않았습니다. ‘빙’ 등 다양한 곳에 챗GPT를 탑재했으나 아직 실적에는 반영되고 있지 않습니다. 당장 빙 윈도 등이 포함돼 있는 퍼스널 컴퓨팅 부문은 매출액이 9% 감소한 133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윈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매출 역시 28% 감소했습니다. 그럼에도 챗GPT를 빙에 탑재한 후 이용자가 1억 명을 넘고, 애저-오픈 AI 서비스 이용 고객이 2,500곳을 넘는 등 성장세가 가팔라 이후 실적을 기대해 볼 만합니다.
다만, 액티비전 블리자드와의 합병이 위기에 처해 향후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지난 4월 26일 영국 반독점 규제 기관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687억 달러(약 92조 1천억 원) 규모의 게임 업계 최대 합병 계획이 무산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2022년 1월 18일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영국, 유럽연합(EU),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모두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비승인이 향후 유럽연합과 미국의 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은 5월 22일 승인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며, 미국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2022년 12월 두 회사의 합병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두 회사의 합병 합의 유효 기간은 2023년 7월 18일까지로 두 회사가 합의를 통해 기한을 연장한다 하더라도 영국과 미국에서 오랜 소송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메타의 1분기 실적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이 성과를 견인했으나, 메타는 대부분 실적이 광고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예상이 주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메타는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매출: 286억 달러 (+2.7% YoY, -10.9% QoQ)
순이익: 57억 달러 (-23.5% YoY, +22.7% QoQ)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틱톡과 경쟁하던 숏폼 동영상 시장에서 인스타그램 릴스가 경쟁력을 얻고 있다면 자신감을 표명했습니다. 수전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로나19 봉쇄에서 벗어난 중국 기업이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가 증가하면서 덕을 봤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광고 경기 침체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메타는 빅테크 중 가장 적극적으로 비용 통제를 하고 있어 손익 역시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시티그룹 등 투자은행들은 일제히 메타의 목표 주가를 상향했습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메타의 목표 주가를 300달러로 올렸고, 시티그룹과 JP모건은 각각 315달러와 305달러로 제시했습니니다.
마지막으로 아마존 역시 1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습니다.
매출: 1,274억 달러 (+9% YoY, -15% QoQ)
순이익: 32억 달러(+183% YoY, 1,051% QoQ)
특히 순이익은 2022년 1분기 38억 달러의 손실 대비 상당한 개선을 이루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아마존의 이러한 회복세는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직원 감축을 단행하고 제품 및 매장 확장을 취소했습니다. 아마존은 2022년 11월부터 1월까지 1만 8,000여 명을 감원했는데, 추가로 9,000명을 감원하겠다고 3월에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시애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운영해 온 무인점포 아마존고 8개를 폐쇄키로 했습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매출 역시 양호한 실적을 거두었습니다. 2022년 1분기 대비 16% 증가한 214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긍정적 시그널을 제공했습니다. 2022년 경기 침체로 분기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있던 와중에 두 자릿수 증가는 회사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4대 빅테크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일제히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4월 마지막일 주가는 2023년 1월 개장일 대비 모두 양호한 성장을 보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x1.3 ('23년 1월 3일 대비 4월 28일 주가 배수)
알파벳: x1.2
아마존: x1.2
메타: x1.9
하지만,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여전히 강세입니다. 빅테크의 1분기 성과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강도 높은 구구조정 결과이며, 실적이 전망치보다 좋았을 뿐이지 실질적인 구조 개선이나 성장률 둔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메타의 성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향후 시장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경기 상황은 더욱 불확실한 안갯속입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을 겨냥하는 직접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대한 보안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중국 공안이 베인 앤 컴퍼니 사무소를 기습적으로 조사하면서 컴퓨터와 전화기를 압수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경기를 떠받치고 있던 소비도 여름 이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과 은행권 위기가 겹쳐지면서 신용 경색이 미국 경기를 침체로 이끌 것이라는 예상이 강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빅테크의 1분기 양호한 성과는 가뭄 속에 짧은 단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