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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Feb 25. 2023

구글을 뒤흔들고 있는 세 가지 위협

틱톡, 챗GPT 그리고 유튜브의 테러 책임 소송

지난 25년간 인터넷의 시작은 ‘검색’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이 지속되었습니다. 1996년 알타비스타(Altavista)로 시작된 검색 시장은 구글이 지배해 왔습니다. 구글은 전 세계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그 자체로 ‘검색하다’라는 의미의 동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은 구글이 1996년 창업한 이래 가장 큰 도전의 해로 기억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기 침체와 함께 대세가 된 숏폼 시장에서 ‘틱톡’에 밀리면서 광고 수익이 급감하고 있고,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가 출시되며 구글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위 빅테크의 면책 특권을 보장했던 '통신품위법 230조'에 대한 판결도 진행되고 있어 구글의 앞길은 ‘가시밭길’입니다.


빅테크 성장의 핵심축이었던 구글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2022년 3, 4분기 매출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고, 9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알파벳 디지털 광고의 핵심인 유튜브의 광고 수익이 2분기 연속 하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에, 수잔 워치스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2월 사임한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초창기 멤버였던 수잔 워치스키는 유튜브 인수를 추진한 임원으로 지난 9년간 유튜브 CEO를 역임한 바 있습니다. 임기 동안, 유튜브를 급성장시켰으나, 지난 2분기 연속 유튜브 매출이 급락하자 이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튜브를 위협하고 있는 틱톡은 2023년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엔터테인먼트 분야 매출 및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data.ai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4분기에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앱들을 제치고, 소비자 지출 부문에서 1위로 올라섰습니다. 다운로드 수에서도 틱톡은 2022년 4분기 35억 회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유튜브와 2배 넘는 격차를 벌리기도 했습니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구글의 삶을 틱톡에 올리며 많은 이들의 선망이 되었던 유명 틱톡커들은 구글에서 해고가 되자 해고 이후의 계획을 밝히며 다시 유명세를 타는 등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구글의 더 근본적인 위협은 챗GPT에서 촉발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는 2022년 11월 30일에 출시된 이후, 두 달 만에 1억 명 사용자수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에 구글은 2023년 2월 프랑스 파리에서 또 다른 인공지능 챗봇인 ‘바드(Bard)’를 급히 선보였으나, 시연회에서 답변에 오류를 보이며 망신을 당했습니다. 구글 직원들은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성급했다’, ‘부실했다’, “구글답지 않았다.”라며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구글이 지난 2023년 1월, 1만 2,000명을 해고한다는 소식을 발표하자 주가가 3% 상승되었으나, ‘바드’를 시연하면서 실수가 나오자 오히려 주가가 7.7% 하락했습니다.


AI 검색 전쟁은 이제 시작입니다. ‘챗GPT’를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바트’를 출시한 구글은 AI 챗봇과 검색을 결합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MS는 ‘빙(Bing)’에 ‘챗GPT’를 결합하여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와 함께 채팅창이 열리면서 챗봇이 검색 결과를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글도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시키면서 챗봇을 활용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습니다. 일단 초반 승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빙의 다운로드 수가 10배 이상 늘었고, 주가도 2023년 2월 기준 MS가 상승세인 반면, 구글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 검색 시장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 대비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빙이 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구글이 90% 이상의 검색 엔진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시장이 단기간에 바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 앞으로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구글과 빅테크의 면책 특권을 보장해 준 '통신품위법 230조'가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2023년 2월, 2015년 파리 테러 공격으로 사망한 유족이 구글을 상대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건 소송에서 상고 심리가 시작되었습니다.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구글의 무죄를 판결했으나, 최근 빅테크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도 제재를 가하고 있어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최초 소송에서 유족 측은 테러리스트들이 테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원을 모집하고 선동하는 데 유튜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테러리스트의 선전물과 지도자의 메시지가 무분별하게 유튜브로 확산되었다며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구글은 1996년 제정된 통신품위법 230조를 들어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안은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온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 운영자의 법적 책임 면책을 규정하는 일종의 '기업 보호규정'입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에서는 빅테크의 독점을 해체하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2020년 10월, 미국 법무부는 구글이 시장 지배력의 불법 사용으로 경쟁사의 검색을 방해하고 있다고 고소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FTC)는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을 다른 기업에 강제 매각하기 위한 소를 제기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글을 기고하며, 빅테크를 제재할 수 있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미 대법원은 심리를 거쳐 2023년 6월쯤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만에 하나, 대법원이 구글의 책임을 인정할 경우, 수많은 후속 소송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어 구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될 것입니다. 빅테크들의 위상이 커지면서 추천 알고리즘이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어 판결 여부와 관계없이 빅테크의 알고리즘에 대한 자정 노력이 강하게 요구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 제기는 유튜브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수많은 SNS 프로그램에도 해당하는 사안으로 향후 서비스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판결이 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2차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2023년 1월 전 직원의 6%에 해당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를 수행했으나, 아직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알파벳 투자자인 헤지펀드 TCI가 구글 경영진에 보낸 서한에서도 직원과 지출을 더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고, 2월 8일, 구글 코리아도 직원들에게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발송했다고 하여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순다 피차이 CEO는 전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하루 일과 중 2∼4시간을 바드에 할애하라"라고 요청했습니다. 바드의 오답으로 성급했다는 비판을 받자 바드에게는 더 많은 시간과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시장의 리더로서 군림해 온 구글이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는 메시지가 향후 승자의 여유로 비추어질지, 몰락하는 리더의 전조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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