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왜 공격받는가
우리는 왜 자본주의에 열광하면서도 반감을 갖을까
인류의 오랜 역사를 통틀어 자유기업 자본주의만큼 많은 사람에게 급격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체제는 없다. 이는 그동안 시도된 여러 가지 사회 체제 가운데 혁신과 사회적 협력을 촉진하는 가장 뛰어난 체제임이 분명하다. 아니, 적어도 다른 사회 체제가 대중들 수면 위로 부상하기 전까지는 그러할 것이다.
자유기업 자본주의는 수십억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가치 창출로 자아실현과 생계유지의 밑바탕이 되어왔다. 겨우 200년 남짓한 기간 동안 기업과 자본주의는 세상과 대다수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자유기업 자본주의에서 비롯한 경이로운 혁신 덕분에 사람들은 오랫동난 생계유지를 위한 고된 단순 노동에서 벗어나 더욱 활기차고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게 되었다. 또한 놀라운 신기술의 등장으로 멀리 떨어진 세계 곳곳 사람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허물었다.
이처럼 자유기업 자본주의가 광범위한 번영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음에도 자유기업 자본주의는 일부 지식인들과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자유기업 자본주의에 반감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최근 몇 년 사이에 기업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그릇된 믿음이 학계뿐 아니라 비즈니스 리더들 사이에도 깊이 파고 들었다. 그 결과 대부분 기업이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을 잃었다. 둘째, 정부 규모와 범위, 규제가 확대되면서 정실 자본주의가 확산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고, 정치권과 결탁한 기업에 유리하도록 경쟁이 제한되었다. 정실 자본주의는 결코 진정한 자본주의가 아닌데도 사업가들이 관련된 탓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자본주의로 여긴다.
이 곳 멀리 싱가포르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도 이러한 모습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매우 중대하고 또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자유를 확대하려면, 그리고 여전히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 수십억 사람들에게 현대 사회의 결실을 제공하고 그들의 존엄을 지키고자 한다면 이는 우리 정치권과 재계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사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