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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담자 P Sep 10. 2020

우울증 무기력증 극복 방법 - 기분이 우울할 때 대처법

우울증 무기력증 극복 방법 - 기분이 우울할 때 대처법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 무기력증이 왔을 때 그제야 대처법을 찾는 건 도움이 안 된다. 왜냐하면, 그때는 이미 아무것도 하기 싫고, 어떤 생산적인 생각도 하기 싫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처법은 늘 미리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솔직히 나는, 다시는 무기력이나 우울이 안 찾아왔으면 했다. 그리고 안 찾아올 줄 알았다. 정신과에서 처방해 준 항우울제도 열심히 먹고 있었고, 약 덕분에 상태가 점점 호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리 상담도 1년 넘게 받고 있으니 나는 완전 무적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과신이었다. 우울증이나 무기력은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관리를 해주어야는 거였다. 그리고 아무 문제 없이 잘 살아가던 사람이라도, 생활 속의 여러 사건이나 스트레스로 인해서 얼마든지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질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다시 우울하고 무기력해졌을 때 솔직히 깜짝 놀랐고 나 스스로에게 실망감이 너무 컸다. 이윽고 나를 찾아온 우울감에 대한 분노가 이어졌다.


'다시는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 끈질긴 녀석!'


갑자기 찾아온 무기력과 우울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뭉개져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야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나는 남들보다 마음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걸 이번에 또 깨달았다. 상태가 점점 좋아져가면서, 나는 바깥의 활동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썼고, 내 생각의 방향은 늘 바깥으로 향해있었다. 그게 내가 살아온 삶의 방식인데... 그나마 연습을 통해서 내 안으로 화살표의 방향을 향하게 해두었었다.


하지만 노력을 게을리하고, 습관이 무너져가면서 나는 어느새 내 상태에 대해서도 기민하게 알아차리지 못했고, 뭔가 처진다는 느낌이 들었음에도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고 계속 나를 보살피는 일을 등한시했다.


감정 일기를 점점 밀리고, 일기를 한 줄만 쓰고, 전날 것을 형식적으로 작성하는 날들이 늘어나면서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어야 했는데, 내가 좋아져가는 중이라서 이제 일기가 잘 안 써지나 보다 생각을 했다. 사실은 점점 습관이 무너져가는 중이었던 것 같다.


이런 현상은 8월이 되면서 더 심해졌던 것 같다. 어쩌겠어...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다시 해야지. 루틴이 다 무너진 걸 이제 깨달았으니 다시 하나씩 쌓아보려 한다.




그렇게 결심한 김에 이번에 다시우울하고 무기력할 때 대처하는 방법에 관한 글을 업그레이드해 봤다. 누구나 이해하고 따라 해볼 수 있도록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어봤다.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무기력이라면, 상태가 조금이라도 좋을 때 만들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이 목록을 참고해서 각자의 취향대로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의 대처법을 찾아봤으면 좋겠다. 지금 이미 우울하고 무기력한 분들이라면, 아래 목록 중에 당기는 것부터 한 번 해보시는 것도 추천! (하지만 어디까지나 나의 방법이기에 모두에게 효과적이라고 하긴 어렵다.)






1. 글로든, 말로든, 어딘가에 내 이런 마음을 토로하기


대부분의 우울하고 무기력해지는 상황은, 내가 내 마음을 어딘가에 토로할 수 없을 때 벌어지곤 한다. 직접 만나서 수다를 떠는 것도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동료나 지인과 채팅으로라도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속 안에만 쌓아두었던 어려움들을 풀어내 보자.


나 혼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도 있고, 지인들도 똑같은 어려움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수 있다. 내가 고민하던 것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 외로움이 조금 덜어지고, 내가 문제가 있고 나약하다는 생각도 덜어낼 수 있어서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연대의 힘)


때로는 주변에 사람은 많은데 말할만한 사람은 없거나, 그럴만한 여건이 안 될 때도 있다. 다들 힘든데 나만 또 앓는 소리 하는 것 같고, 약해 보이는 것도 싫고... 민폐 끼치기도 싫다는 마음이 있을 때 왠지 더 외로워지고 우울해지게 된다.


그럴 때는 익명으로 자신의 속상함을 털어놓을 수 있는 어플을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온라인 심리상담 어플 '마인드 카페'에 무료로 익명 고민을 남기거나, 안드로이드 어플인 '나쁜 기억 지우개' 같은 것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2. 몸을 최대한 따뜻하게 유지하고 토닥토닥 셀프 허그해주기


때로는 잠을 너무 줄이고 불규칙하게 생활을 하며 바쁘게만 살다 보니 소진(번아웃)이 오는 경우도 있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습관이었다면 오늘은 잠시 내려놓자.


몸을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잠자리에 조금 더 일찍 누워서 양팔을 교차하여 내 양 어깨를 토닥토닥해주자. "오늘도 수고 많았어. 다른 사람들도 다 힘들다지만, 너도 참 고생이 많았다. 오늘 하루 참 잘 버텼어. 애 많이 썼어."


나에게 해주는 말이라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도, 실제로 꽤 효과가 있다. 이런 셀프 허그가 도움이 된다는 건 이미 연구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대신, 나를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제삼자가 나에게 위로를 건넨다고 상상하고 정말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것이 좋다. 비하나 비난, 재촉의 말은 금지.


말로 하는 것도 좋고 글로 해도 된다. 다이어리에 손글씨로 나를 위로하고 달래주는 말을 적어주는 것도 좋다. 적어둔 내용을 나중에 다시 보기도 좋고, 쓰면서 마음이 안정되기도 한다.


적을 때도 다소 리얼한 상상이 필요하다. 정말 나를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지금 나의 상황을 다 알고 있다면 편지에 무슨 말을 남겨줄 것 같은지를 상상해서 적어주면 좋다. 아무래도 내가 나에게 적는다고 의식하게 되면 괜히 자기 비하나 비난을 하기도 쉽고, 오글거린다는 생각 때문에 형식적으로 쓰게 되어 효과가 떨어진다.




3. 한 가지의 활동에 모든 감각을 집중해서 몰입해보기.

가끔 우리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으로 인해 쉽게 불안해지기도 한다. 때로는 과거를 지나치게 곱씹거나 과거의 좋았던 나날과 현재를 비교하며 쉽게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 현재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 가지의 활동에 모든 감각을 집중해서 몰입해본다. 간식을 먹는 것과 산책을 하는 것,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1) 오감으로 느끼며 간식 먹기

맛있는 간식을 천천히 먹어보며 촉감이나 맛, 향기를 음미해보자. 질감이 있고 입 속에 조금 오래 머무는 것일수록 좋다. 평소에 비싼 가격 탓에 잘 사 먹지 않는 마카롱 같은 맛있는 간식을 질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 우울하고 무기력해지면 자연스럽게 속도 허하고 차가워지는 느낌이 드는데, 그럴 때 치즈라던가, 치즈라던가, 치즈를 먹어주면 조금 마음의 안정이 오더라. 각자 음식 취향은 다르겠지만, 조금 더 몸을 노곤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실제로 '먹기 명상'이라는 것도 있던데,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검색해서 자세한 방법을 알아보는 것도 추천.



2) 오감으로 느끼며 산책하기

다이어트 중이라 아무 음식이나 먹지 못하겠다는 분이면, 따뜻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맞으며 점심시간에 공원이나 강가를 산책하는 것도 추천한다.


대신, 눈으로 몸으로, 귀로, 코로.... 아무튼 모든 감각을 열어서 그 공간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내 몸으로 받아들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나무 냄새, 새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비 온 뒤의 눅눅한 습기... 이런 것들을 충분히 느끼고 내 안에 담으며 잠시나마 충만해지는 시간을 가져본다.


짧은 5~10분 정도의 시간이라도 하나의 활동에 몰입하고 온 몸의 감각을 그 일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조금 안정되고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 크레파스로 스케치북에 그림 그리기

이것은 오감을 자극하는 활동이라기보다, 하얀 백지에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표현하면서 속 안에 쌓아두고 숨겨둔 것들을 풀어내기 위한 방법이다.


스케치북이랑 크레파스를 다이소에서 산다. 그래 봤자 5천 원이다. 어른이 무슨 크레파스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막상 해보면 기분이 되게 몰랑몰랑 몽글몽글해지고 어릴 적으로 돌아간 느낌을 맛볼 수 있다.


원하는 색깔을 집어 들어서 무엇이든 자유롭게 표현해본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대단한 그림을 그리려고 하지 말고, 동그라미든 선이든 네모든 무엇이든 그려본다. 지금 마음을 표현해봐도 좋고 지금의 나를 표현해도 좋다. 그냥 한 면 전체를 검은색으로 채워도 좋고, 내가 좋아하는 색들을 전부 꺼내서 막 문대 봐도 좋다. 어떤 그림이든 의미가 있다.




4. 가벼운 달리기를 하거나, 제자리에서 뜀박질을 해서 맥박수를 높여보기


달리기를 10분 정도 하거나, 빠른 속도로 계단을 오르내리고 나면 심장이 쿵쾅거리는 걸 알 수 있다. 가슴에 잠시 손을 얹고 그 쿵쾅대는 심장소리를 가만히 들으며 잠시 동안 호흡에만 집중해보자. 이상하게도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다시 되살아나면서, 뭔가 안심이 되는 것을 느꼈다.


'나는 지금 나와 같이 있구나... 내가 지금 여기에 살아서 숨 쉬고 있구나. 나는 지금 죽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무기력해져 있어도, 내 심장은 여전히 팔딱팔딱 뛰고 있구나... 얘는 그래도 힘을 내서 온 몸에 피를 보내주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그래도 오늘 하루 어떻게든 살아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


달리기를 하기도 귀찮다면, 계단 한층만 빠른 속도로 여러 번 오르락내리락하며 어쨌든 조금 숨이 차게 만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가만히 심장에 손을 얹고 맥박이 차분해질 때까지 그 쿵쾅댐을 느끼고 있는 거다. 의외로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실제로 우울증에 달리기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는 몸 전체가 처지는데... 이렇게 의도적으로라도 심장을 뛰게 하고 몸 곳곳의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 주면 몸이 약간 으쌰 으쌰 힘을 내는 것 아닐까 싶다.




5. 조금 볼륨을 높여서 기타 연주 또는 피아노 연주를 여러 곡 들어보기.


나는 악기 연주를 좋아하는 편이라 알토 리코더를 불거나, 칼림바를 연주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기도 했다. 알토 리코더는 우리가 초등학생, 중학생 때 불던 소프라노 리코더보다 좀 더 무겁고 낮은 음색이 아름다운 악기이다. 3만 원 대로 구매할 수 있다.


칼림바는 손안에 들어오는 원목의 작은 악기로, 2만 원에서 3만 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고, 엄지손가락으로 쇠를 튕겨서 연주하는 거라 운지법도 아주 쉽다. 연주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조금 평안해지는 느낌이 있다.



음악이 주는 치유의 힘은 놀랍다고 생각한다. 뉴스 기사에서 봤는데 ‘치유의 주파수’라고도 불리는 432Hz는 인체의 70프로를 차지하는 물을 가장 아름답게 진동시킬 수 있는 주파수로, 인간은 이 주파수에 맞춰진 음악을 들었을 때 평온함을 느낀다고 한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YYW7YWJDH) 그런 의미에서 432Hz의 음악들을 찾아 듣는 것도 추천한다.


나는 이렇게 세세하게 따질 힘은 없어서, 유튜브에서 '정성하' 또는 'Kotaro oshio'를 검색해서 기타 연주곡들을 주로 듣는 편이다. 참고로 내가 좋아하는 곡은, '정성하 - On a brisk day', 'kotaro oshio - red shoes dance', 'Kotaro oshio - cherry blossom time'이다.




이상으로, 무기력과 우울감에 대처하는 나만의 방법에 대해 써보았다. 매일매일 완벽하게 좋은 나날을 기대하는 건, 완전한 우울증의 극복을 기대하는 건 어쩌면 환상이고 허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따금씩 무기력해질 때 대처하는 노하우와,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복해지는 나만의 방법들을 많이 찾아놓는 것들은 내 삶을 좀 더 풍성하고 반짝이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정신의학신문에 실린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허지원 님의 글을 소개하며 마친다.


"지치지 말고, 내게 좋은 일들을 만들어내거나 내게 좋은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날따라 잘 내려진 커피,  귀여운 디자인의 커피숍 냅킨, 그날따라 맛있던 맥주, 맥주와 궁합이 잘 맞았던 파인애플 피자, 그날따라 딱딱 맞아떨어진 버스 도착 시간과 엘리베이터에 즐거워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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