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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lturing me Mar 02. 2022

진짜 소통  

'소통'하려는데 왜 자꾸 '불통'이 될까...

얼굴에 와닿는 햇살이 어제와는 달랐다.  창가로 다가가 햇살을 온몸으로 맞는다. 살갗을 통해 들어온 햇볕의 에너지는 온몸 구석구석을 어루만져주었다.  마치 "겨울 동안 건강히 잘 지냈니?" 하고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다. 햇볕과 '소통'하는 아침, 사람 사이의 소통을 생각해본다.


가수 a 씨는  좋은 사람이다.  성실하고, 정도 많다.  자신에 대해 스스로 말하기를, '주변의 상황을  파악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본인이   있는 최선의 배려를 한다'  했다. 그런데 결과는 그렇지 않다. 대인관계가  이어지지 않을뿐더러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과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분명 상대가 느끼는 불편함이 있을 듯하다.


뭐가 문제일까를 보기 위해서 그녀와 친구들 사이의  가지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지배적인 태도였다.  " 이거 " , "그거 하지 " 은연중에 상대를 지배하고 있었다.  "너는 어떻게 하는  좋아?" , "이건 어때?" 아니라,  이상의 여지를 주지 않는 " 이렇게 "라는 명령조 어투 뒤에 숨은 생각이 문제였다. 상대방은 '지배적이다'라고 느낄 정도였다. 마치 병사에게 명령하는 장교 같다고나 할까? 그녀의 친구들이 느꼈을 감정은 패배의 감정인데 그냥 뭔지 모르게 기분이 나쁘지만  기분이 나쁜지 일반인들은 알아차리기 쉽지는 않다. 친구사이이니 다투기도 뭐하고 그야말로 a 씨를 만나고 나면 왠지 기분이 나쁘니 친구들로서는 피하고 싶었을  같다.


a 씨는 의도치 않게 친구들의 맘을 상하게 하고 있으면서도 본인은 배려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그녀는 친구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오래오래 곁에 있기를 바란다.  어렵지 않게 경계를 잘 지키며 동등한 관계를 맺는 사람들도 있지만, 관계를 맺는 게 어려운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를 해줘야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핵심 감정은 사랑받고 싶은 마음인데, 관계를 위해 선택한 방법이 선물공세와 지배이다. 줄 거 줬으니 자기 맘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극히 일방적인 소통을 하고 있었다.


상담 지침서를 보면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마음의 근육을 키우세요. 자기를 사랑하세요."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말은 아주 모호한 말이다.  마음의 근육은 어떻게 키우는 건지,  자기를 사랑하는 건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를 수 있다.  심지어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인생을 사세요"라는 말처럼 무서운 말도 없다.  극단적 성향의 사람들은  "뭐라고? 이제 와서 나 혼자 살라고? 뭘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하면서 주변을 차단하고 사람들과 단절하는 것으로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마음을 지탱할 힘이 약할수록 자신의 민낯을 감추고 상대가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얕보이지 않기 위해 멋지게 분장한다.  권력으로, 지식으로, 유명세로 그리고 때로는 돈으로 상대에게 걸맞은 사람이 되어보려는 시도를 한다.  조금이라도 상대보다 낫고 싶은 욕구가 마음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일방적이기 때문에 스텝이 꼬인다. 관계의 기본은 쌍방의 소통이고, 서로의 마음이 충족되어야 한다.  


본인의 상태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건네는 조언을 잘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사람을 옆에 두고 자신을 그들과 동일시하고 싶은 일방적인 욕구를 잠시 내려놓고, 본인의 심리를 자극하지 않는 편안한 소수의 사람들과 관계하며 지속적인 안정감을 느껴야 한다.  의사소통엔 힘이 필요 없다.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햇볕처럼 살짝 가서 마음이 닿으면 된다. 그리고 다시 자기 마음으로 돌아와야 한다.  소통의 시작은 자기 마음을 먼저 알아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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