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개발, 사이드잡까지 직접 부딪히며 배운 시간들
6월의 마지막 날, 올해 상반기를 돌아보며 천천히 정리해보려 합니다.
정신 없이 바빴고, 많은 일들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꽤 단단하게 성장한 시간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간 내어 읽어주셔서 미리 감사드립니다 :)
작년 말, Antler 프로그램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창업 여정을 시작했다.
교육 업계에서 탄탄한 경험을 가진 Co-Founder와 함께
학생들을 위한 AI 기반 학습 코칭 서비스를 기획하고,
직접 학습자료를 모아 DB를 만들고 구조를 짜고, 랜딩페이지와 MVP를 만들었다.
내 학습 상황에 딱 맞게, 지금 꼭 해야 할 공부를 알려주는 학습관리 서비스가 있다면 어떨까?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학생’의 문제를 정의했고, 실제로 이들은 개인 과외나 학습 컨설팅, 오프라인 관리학원 등 고액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학습 관리를 받고 있었다.
우리는 AI 분석과 1:1 코칭을 결합한 효율적인 학습관리 방식을 구상했다.
이 아이디어를 토대로 MVP를 만들었고,
사전 신청자의 피드백을 통해 조금씩 서비스의 방향성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각자의 다른 업무와 병행하다 보니, 여러 일정 사이에서 우리는 완전히 몰입하기 어려웠고, 협업의 속도도 점점 느려졌다.
회고를 하며 생각해보니 팀의 속도가 점점 느려진 것이 단순히 다른 업무와 병행해서 뿐만이 아니라,
서로의 역할이 겹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둘 다 교육도메인 전문가로 기획부터 방향 결정까지 함께 논의하다 보니,
빠르게 나아가야 할 순간에도 속도가 자꾸 늦춰졌다.
그래서 초기 창업팀에서 역할의 상호보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배웠다.
서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맡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면
의사결정도, 실행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는 걸 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방향을 고민하고, 수요 검증을 위한 마케팅 퍼널을 직접 만들고,
AI 툴들을 활용해 MVP를 완성했던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스스로 시장을 검증할 수 있는 능력으로 남았다.
창업을 하며 동시에 수학 과외도 병행했다.
가장 큰 이유는 생계 유지였다.
빠르게 소진되는 현금 흐름 속에서 과외는 심리적인 안정을 제공해주는 기반이 되었다.
또한, 과외를 하면서 미래의 교육과 수업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왜 나는 아직도 내 감에만 의존해서 수업을 하지?”
“학생의 약점을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어떨까?”
과외는 1:1 맞춤형 교육이다. 그래서 많은 학부모가 다른 사교육 대비 높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이 구조를 기술로 확장할 수 있다면, 더 많은 학생에게 같은 수준의 개인화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간과 에너지가 과외에 점점 더 쏠리기 시작했다.
정작 우선순위가 높았던 창업 관련 일들에는 집중할 수 있는 리소스가 부족해졌다.
처음엔 버팀목이었던 일이, 어느새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걸 느꼈다.
오랜 휴학 끝에 (더이상 휴학이 어렵다는 전화를 받고..) 졸업을 위해 복학했고,
졸업 요건 중 하나가 초등학교 교생 실습이었다.
한 달이라는 짧지만 강도 높은 시간 동안, 실제 교육현장에서 재밌는 현상을 발견했다.
초등학생 한 명 한 명이 태블릿을 갖고 있었고
ChatGPT에 질문하고 예상 문제를 만들며 능숙하게 AI를 활용했고,
더 나아가 AI를 친구처럼 대하는 모습에 놀랐다.
교사들은 “업무(수업 준비, 행정업무 등)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유료라도 충분히 써볼 의향이 있다.”며 새로운 도구에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늘 ‘교육은 보수적이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교생실습을 하며 실제 교육 현장에서 느낀 건 이제는 변화가 가능한 시점이 왔다는 확신이었다.
환경은 충분히 갖춰져있고, 사람들의 인식도 열리고 있었다.
PM으로 일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한계는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올해 초부터 코드잇 프론트엔드 부트캠프에 참여해
React, TypeScript, Next.js 등을 익히며 6개월간 꾸준히 학습했다.
단순히 개발 스킬을 익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Cursor, MCP 자동화 등 다양한 AI 툴들을 직접 실험하고 연결하며 개발하는 재미도 컸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변화는 마인드셋의 변화였다.
이제는 상상만 하지 않고, 필요하다면 AI와 함께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돌아보면, 가장 잘한 선택은 '단순하게' 창업을 시작한 것이었다.
기획, 개발, 수요 검증, 마케팅까지
제로에서 모든 걸 직접 부딪히며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으로 미루지 않고, 단순하게 실행에 옮겼기 때문에 배울 수 있었다.
반대로 가장 아쉬웠던 건,
사이드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점이다.
개인적인 안정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핵심적인 일들에 더 집중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 모든 경험을 통해 결국 “직접 만들 수 있다”는 확신과 빠른 실행력을 키울 수 있었다.
이런 실행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더 많은 시도와 실패를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좋은 기회로 Upstage에 합류하게 되었다.
AI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기회가 생겼다.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더 배우고, 더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