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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형 물고기자리 Dec 17. 2020

넷플릭스 영화 추천: 힐빌리의 노래

엄마의 손을 잡아야 할까 말까?

“L”이 4개 들어가 있는 Hillbilly는 “촌놈, 촌뜨기”라는 뜻으로 주로 애팔래치아 지방의 시골 산악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의 오자크 지역에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이다. 미국 남부에서 노예 경제시대에 날품팔이부터 시작하여 소작농과 광부를 거쳐 최근에는 기계공이나 육체 노동자로 살고 있는 부류의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Elegy는 비가(悲歌), 슬픈 노래라는 뜻이다. 몰락한 공업 지대인 러스트 벨트 지역에서 태어나 예일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 밸리에서 거부로 자수성가 한 젊은 사업가 J.D 벤스가 쓴 인생 회고록이자 미국 사회의 성찰에 대한 책을 론 하워드 감독이 묵직하게 영화로 담았다.  


[영화 기본 정보]

제목: 힐빌리의 노래 Hillbilly Elegy (2020년)

감독: 론 하워드  

출연: 에이미 아담스, 글렌 클로즈, 가브리엘 바쏘, 헤일리 베넷

내용: 어느 날, 절박한 전화가 걸려온다. 그렇게 고향 오하이오로 돌아간 예일 법대생, 그곳엔 3대에 걸친 가족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미래를 고민하며,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 (넷플릭스)

    나의 삶에 “가족”이 부담인 경우가 종종 있다. “가족”만 없다면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래서일까? 처음 영화를 볼 때 순간순간 리모컨으로 skip을 했다. 너무 뻔하게 예측되는 다음 장면을 보는 것이 싫어서 일 것이다. “힐빌리의 노래”는 많이 보고 들었던 타고난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른 삶을 선택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내가 영화를 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복선, 반전 등은 없다. 그렇지만, 실화 영화의 힘은 바로 “사실”과 “진심”에 있는 것 같다. 절실한 사실의 힘의 영화 전반에 가득하다.


      미국 남부 오하이오 주 미들타운이 고향인 J.D. Vance(이하 J.D)는 대가족이 함께 모이는 여름날의 기억이 있는 “켄터키 주, 잭슨”을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예일 로스쿨 학생이다. 인턴쉽 면접을 앞두고 또다시 걸려온 전화는 엄마가 약물 과다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다. 영화는 현재와 미래를 교차해서 보여준다. 백인 노동 계층이 다수인 고향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이 약물 중독된 삶을 살고 있는 엄마가 자신의 행동을 미안해하고 후회하면서 아들에게 손을 내미곤 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본인의 미래를 위해서 그 손을 잡을 수 없다고 말하는 아들에게 내민 손을 접는 엄마를 뒤로하고, JD는 다음 날 면접을 위해 운전하고 여자 친구에게 그동안 숨겨왔던 가족사를 이야기한다.

    영화는 1997년 한 목사의 설교 내용으로 시작하면서, 아메리칸드림은 누군가에게는 아직 닿지 못할 희망이라고 한다. 고등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했으나 미래에 대해서 그 누구도 도와주고 책임감 있게 지도하지 않았던 엄마는 결국 약물 중독으로 간호사인 직업도 유지하지 못하게 되고, 이러한 삶을 살게 된 원인을 부모 특히 엄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유순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JD는 엄마의 불안한 삶으로 인해서 더불어 위태로워지지만, 할머니가 사춘기의 JD를 엄마로부터 떨어뜨리고 직접 돌봐 주면서 “기회가 중요한 거다. 포기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기회도 안 온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아이를 바르게 살도록 도와준다.

 

    청소년 시기의 힐빌리 아이의 삶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그 책임을 부모가 지지 못한다면 과연 누가 책임감을 갖고 아이와 교류할 것인가? JD에게는 할머니와 누나가 있었다. 세습되고 있는 빈곤과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는 할머니가 말이다.

    엔딩 크레디트에 나오는 JD 가족들의 사진과 후일담에서 할머니와 엄마는 놀라울 정도로 배우와 닮았다. 특히, 할머니로 나온 글렌 클로즈는 싱크로율 100%이고, 몸을 일부러 살 찌웠다는 에이미 아담스는 영화 “Arrival”에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 남부의 백인 노동계층의 삶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배우들의 외향적인 변신은 이러저러한 설명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






   “우리 시작이 우릴 정의해도, 매일의 선택으로 달라질 수 있다. That where we come from is who we are, but we choose every day who we become

JD의 말처럼, 가족을 바꿀 수는 없으나 나는 나의 의지와 힘으로 달라질 수 있다.

올 해가 가기 전에 영화의 원작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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