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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s Nov 15. 2023

위험(危険)+기회(機会)=위기(危機)

2023.11.15 감사일기

사십이 조금 넘은 나이.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느낄 때가 체력이나 기력이 20대 때와 같지 않음을 느끼는 순간들이지 않나 싶다. 그런 순간의 빈도가 점점 더 많아짐을 느끼며 가끔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20대 때 나의 생각과 행동들을 되돌아보면 나이가 든 지금에서야 겨우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에 여유가 생겼음을 실감한다.


젊은 시절에 마주했던 위기는 정면으로 맞서 때려 부서질 때까지 싸워서 이겨야 하는 상대였다. 내가 정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 위기가 나타나면 악당과 맞서 끝까지 싸우는 히어로처럼 위기를 밞아 넘어트려야 직성이 풀렸다.


나이가 들어 만나게 된 위기는 젊은 시절 만났던 위기와는 다는 감정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자든 아님 그들에게 고용된 근로자든 혼자 프리랜서로 근무하는 사람이든 자기 마음먹은 대로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지금의 나는 운이 좋게 긍정적인 의미로 변화된 삶을 살고 있지만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내 삶도 내가 계획했던 방향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흘러왔다. 삶을 살아가며 위험을 느낀다면 피해야 하고 돌아가거나 멈춰야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그것이 기회라고 느낀다면 붙잡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살아가다 보면 위험과 기회는 그렇게 단순한 모양과 형태로 찾아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위기(危機).

위험과 기회가 같이 다가와 항상 나를 헷갈리게 한다. 하지만 위기(危機)라는 말 뜻은 위험(危険)한 얼굴을 하고 기회(機会)라는 가방을 메고 나를 찾아온 사람이다.  


나이가 들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경험과 여유가 생기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귀도 조금은 열린 지금, 혹시 위기(危機)가 나에게 다가왔다면 잠시 속도를 늦추고 내가 설정한 목표, 계획, 방향에 관하여 그 속에 숨어있는 위험과 기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하는 시간이지 않을까...?




올 한 해 회사의 대우와 실적에 대한 평가 그리고 인사고과 등에서 내가 기대했던 결과와는 다른 방향으로 환경이 변해가며 사실 고민과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러면서 감사는커녕 맨날 직장 상사, 회사, 근무 환경 등에 대하여 불만을 성토하고 왜 날 알아주지 않느냐고 주구장천 욕만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위기(危機)


중년의 위기, 중간 관리자의 위기, 체력의 위기 그리고 가족의 무게를 짊어진 가장의 위기...


이 모든 것이 기회의 가방을 메고 위험한 얼굴을 하고 나에게 찾아왔다. 그가 귀인일지 불청객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매고 온 가방 속에는 반드시 기회가 있음을 알기에 이제는 그를 감사의 마음으로 맞이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위기(危機)가 나에게 찾아온 것 그 자체가 감사하다.

위험한 얼굴을 하고 기회를 짊어지고 온 귀인을 맞을 준비를 하기 전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감사의 마음이지 싶다. 오늘도 나에게 찾아온 위기를 감사함으로 맞으며 그가 가지고 온 기회의 가방을 하나씩 풀어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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