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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s Apr 21. 2023

나이 사십, 남은 인생을 절반으로 계산할 수 있을까?

지나온 시간만큼의 시간이 남은 것 처럼 그렇게 살아도 되나…

몇 년 전부터 일기를 써봐야지 하면서 메모장이나 원노트 같은 곳에 찔끔찔끔 끄적댄 글들이 몇 개가 있었는데 중간중간에 정리란 걸 한답시곤 다 지워버리고 남아있는 일기라고 할만한 기록이 하나도 남지 않고 다 없어져 버렸다.


나이 마흔이 갓 넘은 지금부터라도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일기를 다시 쓰려고 20년 전에 만들어놓은 블로그를 다시 열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캐나다에서 유학하며 놀러 다닌 사진들을 며칠밤을 지새워 올리고 여행기를 편집하던 기록이 부끄럽게 아직 블로그에 남아있는 걸 보며 다시 나의 삶의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두 명의 초등학생을 둔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한국을 떠나 타지에서 살고 있지만 그동안의 겪은 일들과 매일의 생각들, 그리고 내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속 깊은 잔소리를 이제 글로 좀 남겨보려 한다.


매일매일 공부해라, 물건을 쓰면 제자리에 돌려놓아라. 밥 먹을 때는 똑바로 앉고 음식은 깨끗하게 먹어라.... 하루를 끝내고 잠자리에 드는 순간이면 너무너무 사랑하는데 오늘 내가 아이들에게 한 말과 행동이 그들에게도 사랑으로 느껴졌었을까?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왔다고 생각했던 마흔 살에 도착해 보니 여기가 반환점인지 결승점이 눈앞에 있는 지점인지 살아갈수록 점점 더 알 수가 없다.


세상에 수많은 좋은 참고서, 자기 계발서, 명언들이 즐비하지만 나와 그들의 찬란했던 시간들을 같이하면서 내가 느꼈던 나의 기록을 남겨 내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사랑이 느껴지는 잔소리를 일기로 정리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주말이나 휴일엔 기록을 쉬고 아이들과 전력으로 놀아주더라도 최소한 평일시간에는 그날에 떠오르는 이야기, 회상, 사건사고등을 기록하고 나의 이야기를 남겨보자.


너무 지루하지 않게, 너무 건조하지 않게 그리고 너무 감상적이지 않는 매일의 기록을 쌓다 보면 내 아이들에게도 나의 남은 미래의 시간에게도 유익한 추억이 쌓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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