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하는 15시간의 경유 여행
2015년 8월 24일, 인도네시아로 향하던 비행기는 잠시 홍콩에 머물렀다. 다음 비행까지 2시간이었던 일정이 약 15시간으로 변경됐다. 그렇게 홍콩과의 15시간이라는 소중한 인연이 시작됐다. 그렇게 나는 사진기 하나 들고, 아무 계획 없이 홍콩 공항을 나섰다.
제일 먼저 나의 눈에 사로잡은 것은 홍콩의 택시였다. 성룡이 주로 나오던 홍콩 배경의 영화에서 보던 그 택시가 내 앞에 있는데, 이국적인 기분과 황홀함에 혼자서 넌지시 미소를 뗬다. 자동차 자체는 연식이 꽤 돼 보였지만, 빨간색과 흰색의 조합이 촌스럽지 않고 무언가 클래식한 고급 진 느낌마저 들게 했다.
슬금슬금 가을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에 비해, 홍콩은 33도로 굉장히 더웠고, 게다가 습했다. 햇볕 드는 길을 걷는 것조차 고통이었다. 하지만 홍콩의 매력적인 거리는 이미 훌쩍 지난 식사 시간도 잊게 하며, 나를 움직이게 했다.
어라 빗방울이 떨어지네?
홍콩 빌딩 숲 아래를 걸을 때면 난데없이 빗방울이 내 머리를 적신다. 몇 번이고 반복된 탓에, 제자리에 서서 무슨 일인지 밝혀보고자 관찰을 했다. 그건 비가 아닌 에어컨 물이었다. 찝찝...
홍콩의 거리엔 생각보다 다양한 인종이 가득 차있다. 인디계, 이슬람계, 황인, 흑인, 백인 등 모든 인종들이 굉장히 많은 수로 거리를 돌아다닌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각자만의 특징도 볼 수 있었다. 이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신호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잦았다.ㅎㅎ 무단횡당을 쉽게 했다.
홍콩에서 굉장히 흥미로웠던 것은 신호등이다. "띡..띡..띡..띡.." 쉬지 않고 어디선가 들리는 중독성 강한 소리, 그건 신호등에서 나오는 소리다. 그러다 초록불이 켜지면, 빠르게 띡띡거린다. 길거리에서 그걸 무의식적으로 듣고 있다 보면,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도 환청이 가끔 들려온다.
알 유 코리안?
자주 들은 소리다. 무계획으로 무작정 홍콩 거리로 나간 탓에, 어디가 유명한지 뭐를 먹어야 하는지 전혀 알 일이 없다. 할 수 있는 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여행을 다니는 거였다. 이제 와서 느끼는 거지만, 조금이라도 계획은 세우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너무 고생했다.
그렇게 짧은 영어로 질문을 마구 퍼붓는 나에게 대부분의 홍콩 사람들은 친절하게 나를 도와줬다. 그러면서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안녕하세요~"라며 먼저 한국말로 인사를 해준다. 한국에 굉장히 호감을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대한민국의 대표라는 의식을 가지고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하게 됐다. 대중교통에서 고성방가 하는 한국인 여행객들을 보면, 정말 안타까웠다.
홍콩의 물가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여행자라서 모르겠지만,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될 수 있으면 걸어서 이동을 했다.
글 그리고 사진. 박희재(제이어클락)
사진. 소니 A7
렌즈. Carl Zeiss 35mm F2.8
Samyang 14mm F2.8
공간. jayoclock.com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6년 1월까지 타국에서의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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