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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ssie Jan 08. 2020

덜 버티고 더 기대는 한 해를 바라며

#수요일아무글쓰기 #첫번째수요일

좋아하는 두 분과 올해부터는 수요일마다 뭐든 글을 하나씩 써내기로 했다. 그리고 이건 올해의 첫번째 수요일이었던 지난주의 글. 우리가 글을 아카이빙 하는 곳은 워드프레스인데, 한 분은 브런치 작가 신청에서 반려 당했고(대체 왜!), 다른 한 분은 브런치 작가였으나 글을 오래 안올렸더니 브런치 계정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래도 전직 기잔데... 아무튼 나도 브런치 계정 사라질까봐 무서워서 이거라도 여기 하나씩 옮겨두려고 한다. 올해는 이거 말고도 뭘 좀 많이 쓰면 좋겠다 (제발)



1월 1일이다. 지금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이 수요일이기 때문이다. 1월의 첫 번째 수요일은 1월 4일쯤이길 바랐는데, 당연히 그럴 줄 알았는데, 1월 1일이었다. 역시 현실은 내 생각보다 냉정하구나.


새해부터는 뭐라도 꼭 꾸준히 써내고 싶었기에 약간의 강제성을 부여해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요일에 글을 쓰기로 했다. 수요일은 한 주 중에 가장 힘든(=일하기 싫은) 날이니까 일이 아닌 글쓰기를 하면 그래도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첫 번째 수요일은 굉장히 일요일 느낌이다. 그래도 쓰기로 했으니 얼른 써봐야지.


한 달에 하나도 잘 못쓰던 글을 무려 일주일에 하나씩 쓸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도 이 글쓰기의 목적은 한 줄이라도 아무거나 써내는 것이니 마음을 좀 가볍게 먹어야겠다. 물론 지금은 전혀 가볍지 않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보면 점점 쉬워지겠지. 처음부터 100%를 해내려다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마는 습성도 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20년의 첫 번째 해. 가장 좋아하는 낙산사에 가서 아주 선명하게 보고 왔다


아무리 아무 글쓰기라도 주제를 정하고 그걸 벗어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오늘의 주제는 새해 첫 날인만큼 새해 포부다. 2020년의 다짐은 '덜 버티고 더 기대자'.


2010년에 홍보팀에 입사했고 2020년도 여전히 홍보팀에서 맞고 있자니 뭐든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진다. 1년 전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10년을 돌아보고 싶고, 1년 후도 잘 모르겠지만 10년 후를 내다보고 싶은 그런 마음. 그러자면 할 말이 너무 많으니 일단 크게 아쉬운 것만 써보자면 참, 너무 버텼다.


남의 암보다 내 감기가 아프다는 말을 상기하며 객관적으로 봐도 분명 평범하지 않게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물론 평범하게 힘든 순간들도 있었고. 안타깝게도 도움을 구할 만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아무에게나 도움을 구할 수도 없었다. 내려 놓자니 지는 것 같아 그냥 그 모든 순간을 혼자 고민하고 오기로 버텼는데, 꼭 그렇게 지나왔어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소모가 컸다.


그래서 늘 좋은 사람들을 갈구한다. 보고 있으면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선배가 아쉽고, 같이 일하면 '일이 맞는 방향으로 가는구나'고 느낄 수 있는 동료가 아쉽다. 올해는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목례만 하고 지나치는 사이일지라도 '저 자리에 저 사람이 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서 같이 일하는 이들을 안심시키는.


그래서 덜 버티고 더 기대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나를 마주하는 사람들 역시 나로 인해 덜 버티고 더 기대는 한 해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Wish Me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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