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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윤 박사 Jan 26. 2022

맛있는 먹는샘물을 선택하기 위한 '워터 테이스팅 비법'


  

  우리가 매일매일 마시는 물에 관해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먹는 샘물을 시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물을 한 모금 머금고 공기를 입안에 넣고 꿀떡거리면서 소리를 내고, 내뱉으면서 물맛을 평가하려는 진지하고 집중하는 표정은 워터 소믈리에의 전용물이 아니다.


프랑스 에비앙지역에서 누구나 마실수 있는 에비앙 샘물은 청량감이 넘치고 맛있다.


  보통은 물마다 각기 다른 개성과 물맛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 시원하다.', '청량감이 좋다.'라고 하면서 물을 간단하게 평가하는 것도 좋다. 1분 미만의 짧은 시간 속에서 물맛을 평가하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지만, 훈련을 통해 가능해진다. 훈련과정 속에서 시각, 후각, 미각을 동원하지만, 미각과 구강 촉감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물맛의 조직, 미네랄과 pH에서 오는 균형감, 조화, 복합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먹는 샘물을 마실 때나 마트, 백화점에서 좋은 물을 고를 때 필요한 것이 워터 테이스팅의 비법을 밝혀본다.



한잔의 물이 물문화 가치를 높이고, 건강을 지켜준다.


  



  물(먹는 샘물, 정수기 물, 수돗물 등)을 시음할 때 와인처럼 시각, 후각, 미각에 의해 평가하는 방법은 같으나, 먹는 샘물 테이스팅 방법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와인은 시각, 후각, 미각 중에 후각이 가장 많은 영향을 주지만, 물은 무색하고 무취하므로 전문가가 아니면 감지하기 어려운 후각, 그리고 미세한 미네랄에 의해서 미각을 좌우하므로, 워터 테이스팅에 80% 이상 미각이 좌우한다.




  무색하고 거의 무취에 가까운 물맛을 평가한다는 것은 워터 전문가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물맛으로 물을 구분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먹는 샘물도 와인처럼 처음 접할 때는 맛과 개성을 구별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러나 기본적인 와인 맛을 토대로 비교할 수 있다면 물맛의 미묘한 차이점을 분명히 발견할 수 있다.







  와인시각(observe)에 의한 , 후각(small)에 의한 향, 아로마, 미각(taste)에 의한 5개 맛(단맛,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 구강 촉감(mouth feel)에 의한 질감, 수렴성, 바디감, 여운 등을 통해서 총체적으로 평가한다. 잘 훈련된 소믈리에의 경우에는 코와 입속의 감각수용기가 복합적으로 느끼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연결해 뇌에 보고하여 결정을 내린다. 음식 관련 저술가들은 종종 구강 촉감에 집중하는데, 구강 촉감은 음식, 와인, 물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특성을 갖고 있다. 와인과 물을 테이스팅 할 때는 각각의 개성을 고려하여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와인 테이스팅은 후각과 미각이 강조되는 반면에, 워터 테이스팅은 구강 촉감이 매우 중요하다. 즉, 물을 평가하는 풍미(flavor)는 미각+후각+구강 촉감에 의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미각, 후각 그리고 구강촉감을 이해하기 위해서 와인과 물맛을 비교하면 다음 표와 같다.


※ 와인과 물의 감각기관 비교


  워터 테이스팅의 과정은 사람의 감각 기관을 통해서, 지각(perception)→ 분석(analysis)→ 해석(interpretation)→ 표현(expression)→ 선호(preference) 단계를 거친다. 워터 테이스팅은 와인 테이스팅처럼 물이 태어난 수원지의 자연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 생산되는 먹는샘물은 대부분 미네랄 함유량이 낮은 경도의 연수이고, 약알칼리성 물이기 때문에 청량감이 있으면서 단맛 징후가 나타난다. 일반 소비자는 먹는 샘물에서 약간 짠맛, 쓴맛, 비린 맛이 나면 변질되 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반대로 유럽에서 여행이나 비즈니스로 한국에 찾아오는 외국인은 우리나라 먹는 샘물의 맛을 보고 물맛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취향이나 어릴 적부터 마셨던 물이 워터 테이스팅에 많은 영향을 준다. 세계적으로 유통하고 있는 유명한 먹는 샘물 중에는 짠맛이 나는 물, 쓴맛이 나는 물, 단맛이 나는 물, 미네랄로 비린내가 나는 물, 탄산이 있는 물, 아무런 느낌이 없으면서 너무 가벼운 물 등의 다양한 물맛에 놀란다.


우리나라의 산속에 있는 약수도 오염으로 마실수 없어 안타깝다.


  물을 테이스팅 할 때는 시각적으로 무색이면서 밝은 색을 띠며. 후각적으로 무취가 좋으며, 냄새가 있으면 변질한 물이지만, 산소 향이 나는 물, 시원한 느낌이 나는 물은 상대적으로 좋은 물이다. 미각적으로 물맛은 첫맛(attaque; 물을 마셨을 때 처음 느끼는 인상으로 청량감, 시원한 느낌 등), 중간 맛(milieu de bouche; 물이 입안에서 열리는 맛으로 미네랄, pH, 탄산 등으로 수미(水味)를 판단해내는 맛, 질감, 균형, 풍미 등), 끝 맛(la finake; 마시고 난 후에 나타나는 물맛의 지속성, 여운 등)으로 구분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양한 프리미엄 먹는샘물


  좋은 물을 구별하는 물맛은 단맛 징후가 나면 약알칼리성 좋은 물이며, 신맛이 나지 않아야 하고, 짠맛이 없을수록 좋다. 구강 촉감은 부드러우면서 청량감이 좋으며, 균형감이 탁월하고 오랫동안 지속성이 있어야 하고, 마시고 난 후에 시원한 물맛이 입안에 오랫동안 남아 있어야 한다.



  사례를 들면, 2019년 사단법인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매일경제신문사와 공동 주최한,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에 한국 국가대표 워터소믈리에가 선정한 스틸 워터 부문에 아워홈의 ‘지리산수’가 물맛 1위를 차지했다. 필자는 지리산수를 시음해 본 결과, 밝고 투명하며, 부드러우면서 청량감이 뛰어나고, 단맛이 감돌면서 균형감이 뛰어나고, 긴 여운이 지속해서 남아 있다. 지리산수 장점은 수원지가 지리산의 청정한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있어 필자가 어릴 적에 살았던 문경의 깊은 산 속에서 퍼다 맛있게 마셨던 옹달샘이 연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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