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일의 감각>을 통해 다시 보는 일의 정의
위대한 목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장롱 뒷면에 나쁜 나무를 쓰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에게는 집요함이 있다. 1982년 매킨토시 초기 버전을 개발할 때 일화다. 잡스는 정리되지 않은 본체 회로기판을 지적하며, 엔지니어에게 그를 정리하라 지시했다. 엔지니어들은 불평했지만 잡스는 끄떡없었다. 오히려 “위대한 목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장롱 뒷면에 나쁜 나무를 쓰지 않는다”며 일갈했다.
기능 너머에 아름다움까지 중요하게 여기는 그만의 관점과 남들은 신경 쓰지 않는 곳까지 책임지는 오너십. 이는 결과물뿐만 아니라, 전체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잡스 특유의 장인 정신이었다. 이런 능력은 그처럼 특별한 사람에게만 허락된 재능일까?
오늘 책 <일의 감각>의 답은 단호하다. 진정한 일의 감각이란 재능이 아닌 태도이며, 그 태도는 자신만의 관점과 오너십이라는 두 기둥으로 세워진다. 친절한 사수와도 같은 이 책은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위대한 목수가 될 수 있는지 힌트를 준다.
감각의 시작은 마음가짐입니다.
모든 일을 10억 원짜리 의뢰처럼 여기는 겁니다
출발점은 ‘오너십’이다. 단순히 주어진 일을 일로만 바라보지 않는 것에 있다. 주어진 과업 너머에 ‘왜’를 찾고, 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책임지는 데 있다. 이렇게 일을 온전히 ‘내 것’이라 여기는 마음이 시작점이다.
내 사례를 들자면, 한 캠페인에서 광고주에게 제안한 콘텐츠가 반려된 적이 있다. 그럼에도 광고주는 내 제안을 높이 샀다. 당시 내 제안의 핵심은 문제 정의였기 때문이다. 비록 결과물이 세상에 나오진 못했지만, 그 이상으로 값진 신뢰를 얻었다. 이는 지금까지 광고주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계기다.
오너십이 출발점이라면 관점은 길을 가는 방법, 즉 자신만의 고유한 기준이다. 나 역시 여러 수단을 통해 관점을 길렀는데, 사진이 대표적이다.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도 몰랐지만, 수만 번 찍기를 거듭하여 일정 수준 이상 궤도에 올랐다. 이는 비단 사진뿐만 아니라 여느 영역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일이다.
이 모든 건 세상과 연결될 때 방점을 찍는다. 책은 그 연결고리를 ‘공감’이라고 말한다. 공감이 없다면 ‘나만의 기준’은 자기만족에 그치는 아집이 될 뿐이다. 그렇기에 자기 기준을 끊임없이 타인의 눈높이로 번역하고 소통하는 과정은 필수다.
본질로 돌아가는 것.
그게 바로 감각의 핵심입니다.
오늘 책 <일의 감각>을 통해 일이란 ‘오너십’이라는 엔진으로 시동을 걸고, ‘나만의 관점’이라는 운전대로 방향을 잡아, ‘공감’이라는 내비게이션을 보며 세상과 연결되는 여정임을 알게 됐다.
스티브 잡스의 ‘위대한 목수’ 메시지를 다시 생각했다. 결국 진정한 일의 감각이란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성을 다하고, 세밀하게 끝까지 파고드는 장인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천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이다. ‘오늘 나는 나의 일에서 어떤 목수가 될 것인가?’ 이 질문이야말로 책이 던지는 핵심이라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선택하지 말아야 할지를
잘 가려내는 것이 곧 감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