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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sNOTE Jul 17. 2023

배달의민족 기획서에는 못쓴 이야기

배민 기획자의 일


배민 기획자의 일


배민 기획자의 일(저자: 엄유진,이후정,박수아,최세지,조유리 / 출판: 갈라북스 / 발매: 2023.06.15.)




목차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교보문고 홈페이지에서 책을 주문하려다가 관련된 도서에 이 책이 떴다. 그렇다. 어쩌면 교보문고의 PM이 기획했을지도 모를 함정에 보기 좋게 걸려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온 지 얼마 안 된 신간을, 그것도 배민의 '기획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책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마치 이 책을 읽으면 좋은 PM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있었다. 아, 이건 이 책을 집필한 배민 PM들의 기획에 보기 좋게 넘어간 것일까?


아무튼 이 책은 우리가 생각했던 PM들이 해야 하는 일, 물론 그런 내용도 녹아있긴 하지만, 책의 부제와도 같이 기획서에는 못 쓴 이야기들이 녹아있었다. 그래서인지 책은 굉장히 가볍게 넘어가서 앉은 자리에서 책 한 권을 끝내버렸다. 왠지 기분 좋은 글들이었다. PM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나의 미래상을 보여주는 것도 같고 괜히 가슴이 몽글몽글했다. 기분이 좋았다.


이 책을 기획자가 되기 위한 업무편람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가 않다. 말 그대로 기획서에는 쓰지 못한 이야기를 적어 놓았기 때문. 하지만 나처럼 PM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고개를 끄덕이며 읽고, 내용에 공감하고, 나도 이런 PM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데라고 생각했던 나를 떠올리니 아직도 즐겁다. 기분 좋은 책이다.








오늘 저녁 곱창 고?

오늘 저녁 곱창 고?


다른 직무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PM이라는 직무는 언제나 고독하고 외로운데 늘 여러 부서의 많은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직업이다. 즉, 혼자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기획한 것을 결과물로 완성하려면 언제나 '왜? 어떻게? 언제까지?'라는 모두의 물음에 설득할 수 있는 답변이 철저하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꼭 오픈을 해야 하는 정해진 일정이 있다면 서로의 일정 테트리스를 진행해서 억지로라도 끼워 맞춰서 일정을 맞춰야 한다.


PM이 하는 업무 중 특히 중요한 부분은 문서로 정책서를 정리하는 것이다. 내가 쓴 정책서 내의 문장과 단어를 사업 운영주체, 유관 부서의 PM, 앱 개발자, 서버 개발자, QA 담당자가 읽는데 내가 섬세하게 문장의 의미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심지어는 틀린 문장이 아니라 해도 하나의 문장에서 여러 가지 해석과 오해를 낳을 수 있다. 그러면 내 기획안을 읽을 때 각자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작업을 하게 되고, 다른 결과를 만든다. 최종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비용, 일정, 인력 등에 엄청난 비효율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고, 아직도 많이 어렵다. 이럴 때에도 다른 시선을 가진 바로 옆 동료분들의 도움이 최고다. 잡담과 많은 대화로 형성된 나름의 끈끈한 관계에서는 서로 간의 신뢰가 생기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긴다.







점이 선이 되는 과정

점이 선이 되는 과정


점, 경험과 가치관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을 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을 파악하는 과정은 나에 대해 더욱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게 된 넓은 시각과 얕은 소재들로 대다수의 사람들과 어색하지 않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여러 경험을 통해서 나의 많은 것이 변하지만 특히나 가치관의 변화는 나를 좀 더 유연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여러 관심사를 가지며 새로운 서비스를 많이 사용해 보게 되는데 자연스레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학습을 하게 되며,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는 것도 거부감이 없어졌다.


변화와 새로움에 대해서 큰 거부감이 없다는 것은 내 가치관 또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유연하게 바뀌어 왔기 때문이 아닐까.



면, 사회생활

모든 경험이 나는 지금의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러한 경험들이 모여서 나의 결정과 판단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점, 선, 면들이 모여 더 나은 나를 만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끈기가 없더라도, 나의 상황들이 급격하게 변화하더라도, 진심으로 대한 경험들은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삶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와 과거는 또한 어떻게든 연결이 된다. 작심 3일이 모여서 그 3일들이 3년이 될 때까지.





우당탕탕 재택근무

우당탕탕 재택근무


보통의 기획자는 주된 업무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이다. 어떤 이는 소통이 기획 업무 대부분이라고 말할 정도로 일과의 절반 이상을 회의가 차지한다. 첫 순서는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문제 정의'부터다. 이 많은 것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며 왜 그런지의 원인과 이유를 자세히 분석하고 해석한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모인 의견과 가설을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팀과의 문제라고 보는 것들을 데이터 기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현황 파악과 가설을 뒷받침할 재료들을 발굴한다. 사업 기획팀과는 서로가 같은 목표를 가졌는지 또는 서로의 목표를 저해하지는 않는지 매출과 긴밀한 관계를 주로 검토한다. 앞의 과정이 얼추 마무리되면 결정한 안건들이 법리, 도덕적으로 리스크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법무팀과도 만나게 된다.







앞서 줄줄이 늘어놓은 거대한 산들을 넘은 후에야 만날 수 있는 다음 작업이 UI/UX 설계이다. 사용자 경험도 좋으면서 심미적으로 완벽히 하고 또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를 디자인과 개발 각 팀과의 협의해야 한다. 그리고 협의가 되면 이를 테스트하여 오류들이 발생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확인하는 품질 개발팀과 QA(Quality Assurance) 작업도 기다리고 있다.


이 세상 사람들 다 만날 것 같은 태도로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해 일을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서비스 기획자의 주된 직무이자 일상이라는 것이다.







오늘도 성장하고 계신가요


오늘도 성장하고 계신가요


우리의 서비스는 나와 동료분들의 에너지와 시간을 먹고 커가며, 이 수많은 변화에 대응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마켓에서 경계를 넓혀가며 성장하는 서비스를 다루고 있는 PM이라면 알아차리고 반응해야 할 변화는 더욱더 전방위적이에요.


'성장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새로움이 밀려 들어오는 것을 상상하면 마음이 두근대고 설레는 분도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반면, 이 말은 당연하게도 이런 단어들을 함께 가져와요. '변화한다, 달라진다, 바뀐다.'


PM을 한다는 것은 매년, 어쩌면 매달 바뀌어 가는 새로운 기술, 시장, 삶의 변화에 맞추어 끊임없이 서비스가 제공될 환경을 분석하고, 서비스와 함께 성장해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만약 이제 PM으로 첫 발을 내디딜 준비를 하시는 분 또는 커리어 시프트를 꾀하는 분이 계신다면, 같은 것을 반복하지 않는 삶, 변화를 끊임없이 받아들이며 그 파도 위를 타고 오르는 삶을 즐기실 수 있을지 한번 여쭙고 싶습니다.





시작은 감동이다

시작은 감동이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느냐며 감탄하는 반응에 새삼스럽고 머쓱한 기분이 들면서도 문득 "아, 기획이란 이런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을 민감하게 살피고, 그 대상이 더 좋은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변화의 획을 긋는 일. 그래서 대상의 필요와 욕구를 민감하게 살필 수 있는 감수성과 예정을 필요로 하는 일.


이렇듯 좋은 기획은 삶의 행복한 기억, 감동의 순간들과 맞물려 있다. 그렇기에 기획자는 본질적으로 잘 감동받고, 남들을 잘 감동시키는 부류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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