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1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Room for Cake by Niina

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케이크 샵 in Tokyo

by 제이 Jul 03. 2024

나는 어린 시절 생일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집에서 생일 축하을 받은 건 초등학교 1학년때.

그때 친구들을 7-8명 정도 집에 초대해서 선물도 받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는데 그 후엔 단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일파티를 하지 않았다. 그해는 아빠가 우리와 함께 살았던 마지막 해였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중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단칸방에 살았다.

몸을 뉠 수 있는 코딱지만 한 방은 가구로 둘러싸여 있고, 방을 나가면 통로에 부엌이 딸려있고 그 옆에 화장실이 있거나, 화장실은 아예 밖에 있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니 누굴 초대해서 생일 파티를 한 적도 없고 돈이 없으니 따로 케이크를 사서 생일 축하를 한 적도 없었나 보다.


내가 다시 생일 케이크를 사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였다.


그때는 이미 엄마와 따로 살고 있었으며 나는 고등학교를 다니며 실습을 나가서 돈을 벌고 있었다.

그리고 내 생일이 돌아왔을 때 나는 오랜만에 혼자서라도 케이크를 사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낯설었다.


결혼을 하고부터 생일은 조금 더 특별해졌다.

남편 생일엔 음식도 하고 특별한 케이크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아이를 낳고 생일의 특별함은 더해졌고 보통 케이크샵에서는 내가 원하는 특별한 디자인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아이를 교실에 데려다주고 그 주위를 산책하다가 너무나 아담해서 고개를 숙여 겨우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케이크샵을 발견했다. 


그게 바로 Room for cake by Niina였다.


생글생글한 미소를 띤 그 샵의 주인은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을 보여주자 흔쾌히 가능하다고 했다.

정말? 가능하다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렇게 비싼 케이크를 사본적이 없었지만, 그녀가 어떤 케이크를 만들어 줄지 너무 궁금해진 나는 케이크를 주문했고 그 결과가 바로 밑의 사진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그다음에도 꽤 많은 케이크를 이곳에서 주문했고 결과는 항상 만족이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도쿄 어디서도 당근 케이크를 찾기가 힘들었던 시기에도 당근 케이크를 팔았던 지라, 당근 케이크를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러 갈 때 가져가는 당근 케이크를 공수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그 친구의 딸이 생일을 맞은 어느 날 또다시 Room for cake을 들른 나는 이 샵을 꼭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와는 조금 색감을 바꿔서 오일 파스텔로 표현해 보기로 했다.




일단은 스케치. 2B연필로 쓱쓱 그려보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다음은 오일 파스텔로 큰 부분의 선을 긋기 시작.

브런치 글 이미지 4


채색은 원래 샵의 회색을 베이스로 해서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의 채도가 낮은 핑크 계열로 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5


항상 창가에 진열되어 있는 4단 케이크를 과 꽃을 표현해 보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6


그리고 샵의 간판과 다른 글씨를 색연필과 화이트 젤리펜으로 추가해 주고 외곽선을 다듬어서 완성.

브런치 글 이미지 7


어딘가 조금은 엉성한 느낌이 있는 보슬보슬한 파스텔 느낌의 샵과 매끈한 벽돌 외벽이 대비되는 느낌으로 완성되었다.


작업 시간은 약 3시간 정도.


앞으로도 많은 사람의 특별한 날과 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케이크를 만들어주는 샵으로 남아주길 바라며...


Room for Cake by Niina

매거진의 이전글 의지를 불태우는 아들과 여행가방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