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쓰는 편지

사랑한다. 딸아.

by 일생

콩닥아. 아빠야.

오늘 컨디션은 좀 어떠니? 엄마 배 속은 따뜻하니?


방금 병원에서 너를 보고 왔단다.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아빠 엄마는 매일 너를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 다음 달에는 또 얼마나 자라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단다. 첫 딸은 아빠를 닮는다던데 정말 나를 닮았을지도 궁금해.


요즘 우리는 네 방을 꾸미고 있단다. 너로 인해 우리 집이 밝아지고 있어. 하나씩 채워지는 방을 보며 나도 아빠가 된 것을 실감한단다.


사실 아빠는 아빠가 되는 게 처음이라 많이 무섭단다. 그리고 아빠도 아직 어려. 인생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단다. 그래서 너에게 실수를 할 수도 있어. 그럴 땐 네 손을 잡고, 눈을 보고 사과할게. 기분에 따라 너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게. 너라는 존재 그대로를 존중하고 사랑할게.


아빠는 오늘 너에게 세 가지 약속을 하고 싶어.

아빠가 지켜내고 싶은 인생의 모습이기도 하고, 딸에게 보여주고 싶은 아빠의 모습이기도 해.

너에게 쓰는 첫 번째 편지에 이 약속들을 적는다면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 잘 지켜낼 수 있을 것 같아.

사랑하는 딸아. 잘 들어줄 수 있지?


첫 번째, 꿈을 향해 나아갈게.

실패할 수도 있단다. 꿈을 이루는 순간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단다. 하지만 매일 한 발짝이라도 나아갈게. 반대로 가더라도 나아갈게. 지금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꿈꾸는 것은 무엇이든 시도할게. 아빠에게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단다. 아빠는 꿈이 반드시 이뤄진다고 믿어. 아빠는 아빠의 길을 가며, 너에게 못다 한 꿈을 강요하지 않을게.


두 번째, 당당할게.

돈이 없어도 당당할 수 있단다. 지위가 낮아도 당당할 수 있단다. 하지만 주어진 역할에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당당할 수 없단다. 그러니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할게. 최선을 다해서 주어진 일은 완벽하게 해낼게. 나태하지 않을게.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게. 부조리에 굴복하지 않을게. 너에게 부끄럽지 않을게.


세 번째, 건강할게.

아빠와 엄마와 콩닥이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 명이 아프면 나머지 두 명도 아프단다. 그러니 내 몸을 엄마와 네 몸이라고 생각하고 아낄게.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일은 하지 않을게. 혼자서 몸을 망가뜨리지 않을게. 10년간 피워온 담배도 끊을게. 약속해. 그러니 너도 부디 건강하게 세상으로 나와 주기만 해. 뒷일은 모두 아빠가 책임질게.


콩닥이가 성인이 되어서 이 글을 본다면 아빠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야.


원하는 대로 살아.


공부는 못해도 돼.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돼. 인정받지 못해도 돼. 그러니 원하는 대로 살아. 아빠는 네가 정말 원해서 선택한 일이라면, 그것이 남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어떠한 일이든 응원할게. 그러니 원하는 길을 가. 힘들면 언제든 아빠 엄마에게 기대어 쉬어도 돼. 우리는 언제나 네 편이야. 우리는 네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족해.


걱정하지 마. 우리가 널 지켜줄 거야.

세상은 재미있고 아름다운 곳이야. 다 잘 될 거야.

그러니 우리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보자.


사랑한다.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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