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호호불어 마시는 따끈한 라떼 한잔이
그리운 이맘때면 문뜩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이 잠기곤 합니다.
그 옆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정감가는 책 한권이 있다면
더욱 좋겠죠.
찬바람 날때, 한 해를 마무리하며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하는
책추천합니다.
바로 류시화 작가의 <인생우화>입니다.
천사의 실수로
세상의 바보들이 한 마을에 모여 살레 되었다.
우와의 시작은 두천사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요, 지혜로운 자들이 줄고 어리석은 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걱정한 신은 한 천사에게 지혜로운 자들을 모아 마을과 도시에 고루 떨어뜨리라고 합니다. 물론 첫번째 천사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두번째 천사는 어리석은 자들을 모두 모아 신에게로 가는 도중 자루가 키큰 소나무에 찔려 밑이 찢어지게 되고 그 안에 있던 영혼들이 한 장소에 모여 살게 되는데요, 이 곳이 바로 '헤움'입니다.
<인생우화>에 실린 이야기는 17세기 동유럽에서 구전되어 내려오던 이야기들을 류시화작가가 새롭게 창작해서 45편의 우화로 재창조되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류시화작가라면 저역시 고등학교시절 시집을 읽으며 참 많이 가슴앓이 했었죠ㅎㅎ
그리고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도 참 기억에 남는 책인데 이번에는 우화집으로 오랜만에 돌아왔네요.
제발 내가 나라는 증거를 말해 주세요
빵장수 헤르셀은 입고있는 옷을 벗는 목욕탕에서는 발가벗게 되어 자신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손목에 붉은색 끈을 묶어 나라는 증거를 만듭니다. 그런데 새로 이사온 이웃 남자가 그것을 보고 손목에 붉은색 끈을 묶게 되고 정작 빵장수 헤르셀은 목욕을 하는 도중 붉은색 끈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첫스토리부터 가볍게 읽어내려가면서 참 엉뚱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읽고 나면 점점 생각이 깊어지게 만드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급변하는 환경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도 벅차 나를 잊고 살아가게 되죠. 어쩌면 잃어버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왜 붉은색 끈을 손목에 묶었을까요? 어쩌면 자신의 정체성을 살면서 문득문득이라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닐까요? 여러분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하는 붉은색 끈이 있으신가요? 저는 '독서'가 바로 붉은색 끈의 역할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에 대해 끈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게 만드니까요.
그리고 그 끈을 잃어버렸을때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 이사온 이웃사람에게 묽어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게 됩니다.
제발 내가 나라는 증거를 찾아야 할텐데요. 여러분도 찾아보세요.
고독한 천사에 관한 우화
민들라라는 가난한 여인은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었지만 '감사합니다'라는 말 대신 "모든 것은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이에요"라는 말을 합니다. 어느날 보석상 바루흐는 자신의 선행에도 감사함을 표현하지 않는 여인의 일로 랍비를 찾아가게 되고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게 되는데....
자신에게 친절과 선행을 베푼사람에게 "모든 것은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이에요"라고 말하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친절과 선행을 베푼다고 생각하지만 그 일 때문에 뿌듯함을 느끼고 기쁨을 느끼는 것은 친절과 선행을 베푼사람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요?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친절과 선행을 나누는 것이 남을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자신도 많은 것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탐스 신발을 구입해서 신는 나는 아프리카 누군가에게 기부를 했지만 그 신을 신고 있으면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임을 알리게 되는 것이기도 하죠. 그러니 누군가에게 친절과 선행을 베푸는 행동이 나와 남 모두가 행복해지는 일입니다.
신이 천사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가져오라고 하는데요, 몇번의 실패 끝에 누구에게도 다정한 말을 듣지 못했던 가난한 여인이 누군가가 베푼 친절에 감동받아 기쁨을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천사는 그 눈물 한 방울을 신에게 보여 주게 되고 신은 내가 찾고 있던 그것이라며 기뻐하죠. 그리고 신은 그 기쁨의 눈물을 선사한 형혼들을 기록해두었다고 합니다. 친절과 선한 행동을 한 사람을 신들은 모두 기록해 두었으니 선행을 베푼 사람에게 "모든 것은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이에요"라고 말한 가난한 여인의 말이 사실이었군요.
세상의 참견쟁이들
마부 아버지와 아들은 단둘이서 항상 곁을 지키는 다정한 사이입니다. 그런데 아들이 성장해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어해서 헤움을 떠나게 되는데 그 길에서 낯선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첫번째 사람은 학교를 보내야 한다고 하고, 두번째 사람은 마부가 되는 훈련을 시켜야 된다고 합니다. 세번째 사람은 혼자 다른 나라로 보내라고 충고하고 마지막 사람은 유명한 랍비 밑에서 경전부터 배워야 한다고 충고를 합니다. 아들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참견을 하는지, 그리고 아버지는 왜 아무말도 하지 않는지 질문을 던지는데....
각자의 삶을 살아가야하는 세상이지만 많은 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여하려고 합니다. 경험이나 지식이 많다는 이유로 나이가 많거나 가진것이 많다는 이유로, 부모이기에 성공했다는 이유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충고라는 명분으로 말이죠. 이 우화를 읽으면서 과연 다른 사람들의 삶에 충고를 할 자격이 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오만이 아니었을까요? 참견을 하기보다 그들의 삶을 그들의 의지대로 살도록 허용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저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우화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지혜에 따라 살면서 필요할 때 도움을 주되,
함부로 참견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도록 허용하는 것
아흔 마리 비둘기와 동거 중인 남자
은퇴한 대장장이 아하브는 랍비에게 더이상 아내와 살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평소 성품이 착하기로 소문난 아하브의 아내가 침실에서 염소두마리를 키우기 시작했다는 거죠. 그 이후로도 소, 말과 망아지까지 데리고 들어와서 냄새 때문에 숨쉬기 조차 힘들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랍비는 아내가 그런 행동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꺼라며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는지 물어봅니다. 하지만 아하브는 40년동안 잘 살아왔지만 아내때문에 이혼해야 한다며 화를 냈고 랍비는 냄새가 지독하면 일단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라고 하는데요. 아하브는 깜짝 놀라며 '그런 절대로 안 됩니다. 창문을 열면 제가 집 안에서 키우는 흰 비둘기 아흔 마리가 모두 날아가 버릴 텐데요"라고 말합니다ㅎㅎㅎ
짧지만 이 우화를 다 읽고 나서 정말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ㅎㅎㅎ 어쩜 부부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렇게 잘 그려낼 수 있을 까요? 제가 키우고 있는 '아흔 마리 비둘기'는 과연 무엇일까요? 조하리의 창에서 나는 알지만 타인이 모르는 창, 타인은 알지만 나는 모르는 창, 나도 알고 타인도 모두 알고 있는 창, 나도 타인도 아무도 모르는 창이 있습니다. '아흔 마리 비둘기'는 타인은 알지만 나는 모르는 창에 해당되는 것이죠. 누구나 아흔 마리 비둘기를 기르고 있을 겁니다. 정작 자신의 잘못은 알지 못하고 모든 원인을 상대방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오류를 범하죠. 이 우화를 읽으면서 저 역시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부부사이 서로의 아흔 마리 비둘기를 찾기 위해서라도 대화는 필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생우화>에 실린 짧은 우화들이 사색을 이끌어 냅니다.
대단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읽는 동안 우리 삶에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며 거기서 생각과 교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보들이 풀어내는 인생의 이야기가 뜻밖의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큰 울림을 주게 되는 책입니다.
2018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삶의 의미를 우화속의 주인공들과 함께 풀어가보시면 어떨까요?
우스꽝스러운 색다른 재미와 사색의 시간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여러분들께 추천합니다.
<인생우화> 류시화작가의 베스트셀러 책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은 주 성장계획가
성장계획연구소 대표. 지식과 경험을 통해 변화와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성장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교육 강의와 프리랜서, 1인기업 성장 프로젝트 '강자네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습관만들기 프로젝트' '혼자들의 신년회,혼신' '혼자만의 의미있는 송년회 혼송'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여자, 인생의 판을 바꿔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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