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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주 Nov 09. 2018

숨결이 바람 될 때 - 삶의 의미를 되돌아 보는 책추천


화려함을 수놓았던 단풍이 하나둘 떨어지면서 낙엽으로 변합니다. 
풍성하고 화려했던 가을이 이젠 스산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네요.
자연은 변함도 없이 이렇게 왔다가 흘러갑니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마음까지 허전함이 드는 이맘때면 떨어지는 낙엽을 보다 먼 곳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올 한해는 잘 보냈는지, 열심히 살아왔는지, 행복했는지....
한 해을 되돌아 보게 되는 11월, 한 권의 책이 삶을 되돌아 보게 합니다. 
폴 칼라니티의 <숨결이 바람 될 때> 입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   저자 폴 칼라니티



적지 않은 책을 읽었지만 이 책만큼 제목에서 부터 많은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 있을까요?
숨결이 바람 될 때, 숨결이 바람 될 때, 몇번을 입속에서 되내였습니다. 

서른 여섯의 신경외과 레지던트인 저자는 하루 열네 시간씩 이어지는 혹독한 수련 생활을 끝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여유있고 안정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바로 그때 자신의 몸에 이상신호를 감지합니다. 
바로 폐암이죠. 그것도 4기.
지금까지는 치명적인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던 저자는 이제 폐암 판정을 받고 죽음과 사투를 벌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2년의 기록을 담은 책이 바로 <숨결이 바람 될 때>입니다. 



1부 나는 아주 건강하게 시작했다


뇌의 규칙을 가장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은 신경과학이지만 우리의 정신적인 삶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은 문학이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반성하지 않는 삶이 살 가치가 없다면, 제대로 살지 않은 삶은 뒤돌아볼 가치가 있을까?

저자는 문학과 철학, 과학과 생물학에 깊은 관심을 보이다 이모든 학문의 교차점에 있는 의학을 공부하기로 합니다. 책 내용에도 문학과 철학이 바탕이 된 저자의 삶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의사일 때와 환자의 입장에서 죽음에 대한 철학을 읽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의사다운 판단을 내리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그때부터 나는 환자를 서류처럼 대할 것이 아니라 모든 서류를 환자처럼 대하기로 결심했다. 

기술적인 탁월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레지던트로서 내가 꿈꾸었던 가장 높은 이상은 목숨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누구나 결굴에는 죽는다), 환자나 가족이 죽음이나 질병을 잘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의사의 책무는 무엇이 환자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지 파악하고, 가능하다면 그것을 지켜주려 애쓰되 불가능하다면 평화로운 죽음을 허용해주는 것이다. 그런 책무를 감당하려면 철두철미한 책임감과 함께, 죄책감과 비난을 견디는 힘도 필요하다.



신경외과 레지던트 과정을 밟으면서 의사로써 환자의 죽음과 마주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의사 수련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지면서 의사란 업에 대한 고민과 역할에 대한 고찰이 이어집니다. 
늘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많은 시간을 쏟아 부은 저자이지만 환자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면서도 죽음이란 직접 대면해야 알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한 의사이지만 메스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면 외과의사가 선택할 수 있는 도구는 따뜻한 말뿐임을 알게 됩니다. 
죽음은 온전히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인생의 마지막 선택이니까요.





2장 죽음이 올 때까지 멈추지 마라



일하는 동안 무척 익숙했던 죽음이 이제 내게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왔다. 나는 죽음과 마침내 대면하게 되었지만, 아직 죽음의 정체를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치료했던 수많은 환자들이 남긴 발자국을 보고 따라갈 수 있어야 할 텐데.

나는 나 자신의 죽음과 아주 가까이 대면하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동시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즉음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죽음 없는 삶이라는 건 없다.

최고의 의사로 인정받아 최우수 연구상도 받고 여러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 받아 장미빛 인생이 펼쳐질 무렵, 가장 최고의 고점에서 '암'선고를 받게되는 저자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일로 접하게 되는 죽음과 현실로 다가온 죽음을 모두 접하게 되는 저자의 상황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사지만 죽음 앞에서는 알 수 없는 그 너머의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우리는 모두 나약한 존재가 되는가 봅니다. 
누구나 유한한 인생을 살아갑니다. 
죽음은 삶과 붙어 있기 에 피하거나 벗어 날 수도 없는데도 인생에서 죽음은 늘 자리하지 않습니다. 
아직 나에게 죽음을 이야기 하기에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나는 죽음과 마주한 채 내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했다.
죽음에 직면하고 보니 더 미뤄선 안 되고 급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들이 많았다. 

그날 아침 나는 결심했다. 수술실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왜냐고? 난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그게 바로 나니까.
그리고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순회 방문객과도 같지만, 
설사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이 책에 '담야타'라는 말이 나옵니다. 
'너 자신을 다스려라'라는 말의 산스크리트어입니다. 
저자는 암선고를 받고 힘든 투병 생활을 하면서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습니다. 
레지던트과정을 마무리하고 아빠가 되고 그 과정을 글로 담는 일을 합니다.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살아있기에 끝까지 자신의 삶을 주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먹먹한 느낌을 받은 것 역시 이때문입니다. 

참 '용기 있는 사람'인것 같습니다. 
마지막을 생각하고 그날까지 자신을 삶을 선택하고 주도한다는 것은 '죽음'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인정하고 그때까지의 삶을 의미있게 살기위한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나라면 죽음을 받아들이고 마지막 삶을 묵묵히 채울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주도적인 삶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죽음의 순간까지도 자신의 선택으로 주도적으로 삶을 마무리를 할 수 있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만 하면 앞으로 할 일은 명백해진다. 만약 석 달이 남았다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다. 1년이라면 책을 쓸 것이다. 10년이라면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삶으로 복귀할 것이다. 우리는 한 번에 하루씩 살 수 잇을 뿐이라는 진리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 하루를 가지고 난 대체 뭘 해야 할까?



의미있는 삶이란 과연 어떤 삶일까요?
내 삶에 과연 무엇을 담아야 할까요?

몇년전 임종체험을 했습니다. 영정사진도 찍도 유언장도 쓰고 직접 관속에 들어가보기도 했죠.
영정사진을 찍을때는 어떤 표정으로 찍는 것이 좋을지 기사님께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관속에 들어가서 관이 닫힐때는 왠지 담담한 마음이었어요. '꽤 있을만 하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답니다. 
가장 저를 당황하게 만든건 유언장을 쓸때였어요. 주체할 수 없는 눈물때문에 죽음이 확느껴지더라구요.
왜 그렇게 울었을까? 무엇이 그렇게 슬펐나?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아이들, 남편 가족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컸답니다. 
더 안아줄걸, 더 사랑할 걸.... 행복한 시간을 더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가족에 대한 사랑, 내 일에 대한 사랑, 세상에 대한 사랑,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사랑까지.
마지막 순간 조금이라도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 과연 내 인생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를 생각해야합니다. 
<숨결이 바람이 될 때>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에필로그



폴은 내게 얼굴을 돌려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가나봐"
그는 암을 극복하거나 물리치겠다고 허세를 부리거나 허황된 믿음에 휘둘리지 않과, 성실하게 대처했다. 그래서 미리 계획해둔 미래를 잃고 슬픈 와중에도 새로운 미래를 구축할 수 있었다.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겠다는 폴의 결단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그가 어떤 사람이 었는지 증명할 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 자체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렇게 가나봐'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마지막 에필로그는 남편이 떠나고 완성되지 못한 책을 아내가 마무리하면서 채워갑니다. 
2018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죽음을 직면한 서른여섯 의사가 삶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려주고 싶어합니다. 
모자라는 시간과 절박하게 싸우면서도 사람들이 죽음을 이해하고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합니다. 
늘 죽음을 대했던 의사인 자신도 감당하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용감하게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마지막 순간까지 온전히 자신의 선택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모습은 감동을 전해줍니다. 

과연 이은주는 어떤 사람으로, 어떤 삶으로 기억될까요?
자신에게 후회없는 행복한 삶을 살고 가족에게 사랑하는 엄마로 아내로 기억되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삶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담담히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참으로 소중한 인생 행복했노라고.....



삶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하는 책추천!
꼭 읽어보세요.





이 은 주  성장계획가

성장계획연구소 대표. 지식과 경험을 통해 변화와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성장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교육 강의와 프리랜서, 1인기업 성장 프로젝트 '강자네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습관만들기 프로젝트' '혼자들의 신년회,혼신' '혼자만의 의미있는 송년회 혼송'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여자, 인생의 판을 바꿔라>가 있다.


이메일 : jazz0814@hanmail.net

연락처 : 010-4526-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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