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힘쓰는 노예! '빵과 서커스'가 나와야 하나?
요즘 챗GPT에 대해서 정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정보를 소화하기도 전에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고 있어서 허덕거리며 쫓아가기도 바쁜 하루하루 입니다. 매일매일 강의자료를 만들다가 18년전 한창 해외출장다니면서 영업할때 '아이스테이션'이라는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에 넣고 다니면서 봤던 HBO의 미드 'Rome'가 떠올라 한번씩 이동할때나 차한잔 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로마가 확장하면서 점령한 여러지역에서 들어온 노예들의 존재에 제 관심이 꽃혔습니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노예들이 곧 인공지능 & 로봇아닐까 하는 생각이 제 머리에서 슬금슬금 기어나왔습니다.
우선 로마시대 노예의 가격을 현재기준으로 환산해서 볼까요? 군단병의 1년수입이 220데나리우스 이니 10만을 곱해서 연봉 2,200만원이라고 하겠습니다.
[ 로마시대 노예 가격표 ]
- 어린 소년 : 3,000만원
- 일반 성인남녀 : 6,000만원
- 숙련공 남자 : 2억원
- 그리스어 가능 소년 : 2억원
- 가무에 능한 여자 : 4억원
- 연예인 수준 여자 : 6억원
- 귀족의 비서관급 : 25억원
상당히 비싸죠? 구입한다고 끝이 아니라 의식주등 유지비도 상당할겁니다. 여러분이 로마의 일반농민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가족중 함께 일해야할 젊은 남자들은 집을 떠나 로마 원정군으로 종군하고 있어 농사를 지을 인력은 여자와 노인,아이들 뿐입니다. 제대로 관리가 안되는 농지들은 자본가들이 저렴하게 매입하여 어마어마한 규모로 확장했고, 한 자본가가 9억의 할인가에 구입한 성인남녀 8쌍, 어린 소년,소녀 4명의 노예들은 비교적 안락한 의식주에 만족하며 속썩이지 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저렴하게 구입한 농지에 노예의 노동력을 투입하여 생산한 농산물에 일반 시민이 생산한 농산물은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몰락한 농민들은 자청해서 라티푼디움(유력자의 농장)에 노예로 들어가거나 군단병이 되어 원정에 나서는 것은 그 시절 흔한 일이었겠죠. 이렇게 일반인들부터 노예제도로 인해 일을 잃고 생계에 어려움을 느끼면 사회가 불안해질 겁니다. 이에 '기본소득'이 등장합니다. Panem et Circenses, 판엠 에트 키르켄세스, '빵과 서커스' 고대로마제국의 무상복지정책입니다. 매달 1개월치의 빵을 무상으로 배급하고, 콜롯세움에서 잔인함의 극치로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검투사 경기 무료티켓을 무료로 줍니다. 배부르고 재미있으면 행복하겠죠? 그랬겠죠?
로마시대의 전문직들은 어땠을까요? 의사, 변호사, 건축가, 교사, 장인, 상인같은 전문직들은 로마제국이 확대되면서 유입되기 시작한 인도출신 수학자, 중국출신 도예공, 페르시아 출신 건축가, 그리스 출신 과학자 같은 몸값 20억원 이상의 고급 노예들과 경쟁해야 했고, 능력없는 소규모 전문직들은 제 상상입니다만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떡락했을 겁니다. 모든 전문직이 유입되는 전문직 노예들로 인해 영향을 받지는 않았겠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로마인 전문직들은 아마도 쉽게 대체되었겠죠. 이들 또한 매달 1개월치의 빵을 무상으로 받으면서 콜롯세움으로 향했겠죠? 쿠데타로 집권해 정통성이 떨어지던 5공화국의 3S (Sports, Sex, Screen)정책이 떠오릅니다.
그러면 현실로 돌아오겠습니다. 몇년이내에 인공지능과 로봇이 급속도로 발달하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생길까요? 고대 로마제국같은 일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MS, 구글, 아마존, 애플, 테슬라, 삼성, 메타, 틱톡, 네이버, 카카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기업권력이 어마어마한 자본을 투입해 로마시대의 유력가문이 노예를 독점했듯이 인공지능과 로봇자원을 독점한 후 고용을 줄이면서 재화를 쏟아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노예도 처음 구입할 땐 몇천, 몇억의 자본이 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반 시민을 고용하는 것보다 고속에 고효율이며 저비용인 것처럼 인공지능과 로봇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단순반복 직업만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에 안심하던 회계사, 세무사, 변호사, 판검사, 프로그래머, 기자, 의사같은 전문직도 빠르게 대체되면 세상은 0.1%의 귀족과 99.9%의 하층민으로 구성되는 디스토피아가 될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또 '빵과 서커스'가 등장해야 겠습니다. '기본소득'이 반드시 필요하겠죠? 성인 1인당 150만원, 미성년 1인당 100만원 정도의 기본소득(빵)이 지급되면 '서커스'도 있어야 되겠죠?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로봇이 결합된 극도로 자극적인 다양한 놀거리 (성, 검투사, 폭력, 도박등)가 제공되겠죠? 극단적으로 좁고 무미건조한 환경에서 VR기기를 상시착용하고 다니는 시민들... 제가 너무 비관적인가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