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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혁 강사 Mar 19. 2023

M/S와 SOW의 차이는 무엇?

이상적인 SOW의 비율을 알아봅시다.

'M/S, 엠에스, Market Share, 마켓쉐어, 시장점유율' 이 단어들은 영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끊임없이 들어와서 매우 익숙하실 겁니다. 이 시장점유율, M/S라는 말은 마케팅과 영업에서 매우 흔히 그리고 널리 사용되고 있는 말입니다. 시장에서 자사의 제품이 어느정도 비율을 차지하고 있냐는 것을 보여주는 숫자죠. 시장점유율이 높으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판매물량이 많으면 당연히 구매물량도 많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원부자재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제품 1개당 판매관리비 또한 경쟁사보다 낮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규모의 경제'로 많은 자금의 힘을 가지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가격경쟁'이며 이는 전형적인 '죄인의 딜레마'사례입니다. 한쪽에서 가격할인에 돌입하면 벼랑끝에서 한쪽이 파산할때까지 '치킨게임'이 돌입하는거죠. 압도적인 승자가 없다면 시장의 모든 공급업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피해로 돌아올 수 잆습니다.


자! 그러면 자동차유리 제조업체인 가상의 K사 입장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전체매출은 5천억이고 그중 중국시장 매출액이 2천억 정도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시장점유율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중국 자동차유리 시장의  규모부터 알아야 합니다. 여러경로로 중국 자동차 유리 시장규모를 파악해보니 8조라는 숫자가 나왔습니다. 그러면 K사의 중국 시장점유율 M/S는 2/80 = 2.5% 겠네요. 전체 중국 자동차유리 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거죠. 여러분이 K사의 영업기획팀 김대리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스카웃되어온 박상무가 "김대리, 중국 주요고객사 SOW 데이터 좀 가지고 오세요."라며 지시했습니다.SOW? 처음 들어봤는데 그게 뭘까요?

SOW는 Share Of Wallet 이고, 각각의 고객내부 점유율을 의미합니다. 중국 최대의 자동차 제조사인 SAIC Motors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SAIC에서는 자동차유리 공급사를 총 6군데 두고 있으며 Fuyao Glass는 35%, Xinyi Glass는 25%, China Glass Holdings는 15%, Shenzhen Benxun은 10%, Guangzhou Guanggao는 8%, K사는 7% 의 SOW(Share Of Wallet)를 가지고 있습니다. (필자의 가정이며 실제 데이터가 아닙니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입장을 전환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K사의 영업팀 소속이 아니라 중국고객사인 SAIC Motors의 구매팀 팀장이고 자동차유리 구매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몇개의 공급사에게서 자동차 유리를 공급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요?


이 질문을 12년동안 수백번 대학생, 공무원, 공기업,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외국계기업 소속 임직원들에게 해봤습니다. 보기는 5개 입니다. '1개, 2개, 3개, 5개, 10개' 독자 여러분들은 몇개라고 생각하시나요?  


1개 : 일반적으로 30명의 교육생중 대학생의 경우는 2~3명, 직장인은 1~2명 손을 듭니다. (3~10%) 공급사가 1개라면 여러 위험요소가 상존하게 됩니다. 자동차 유리 공급사 생산라인에 불이 나거나 파업이 발생한다면 그로 이해 자동차 제조사인 당사엔 더큰 손해가 발생할겁니다. (2023년 3월,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로 인해 현대기아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로 OE(Original Equipment)타이어가 교체되는 차종이 늘어나고 이는 장기적인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겁니다.)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그 1개업체에 종속되고, 품질문제 대응에도 취약해지며, 비용절감과 신제품 개발에도 경쟁력이 낮아질겁니다.


2개 : 일반적으로 30명의 교육생중 대학생의 경우는 3~4명, 직장인은 2~3명 손을 듭니다. (6~13%) 공급사가 2개라면 경쟁이 생기고 고객입장에서는 그 경쟁을 격화시키면 더 좋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개뿐인 공급사는 '담합(談合)'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됩니다. 최소 주문량과 가격을 담합하면 고객사 입장에서는 대응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집니다.


10개 : 이때 3개, 5개가 아니라 갑자기 '10개'로 질문을 해봅니다. 그러면 30명의 교육생중 대학생의 경우는 2~3명, 직장인은 1~2명 손을 듭니다. (3~10%) 그때 "자! 여러분이 10여개의 공급사를 관리하는 담당자라면 어떨 것 같으세요?"라고 질문하면 살짝 표정이 일그러지곤 합니다. 매일 일찍 출근해서 밤 늦게까지 공급사 평가, 구매계획 수립, 가격협상, 계약관리등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할 겁니다. 관리에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드는데 비해 이익도 많을까요?


3개~5개 : 일반적으로 30명의 교육생중 대학생의 경우는 15~20명, 직장인은 20~25명 손을 듭니다. (50~80%) 공급업체가 3개 이상이 되면 담합의 가능성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경쟁을 시키기도 상대적으로 쉽죠. 2012년 농심, 오뚜기, 한국야쿠르트는 9년간 라면값을 담합한 혐의로 각각 1,080억, 98억, 62억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삼양식품은 자신신고를 해서 120억원의 과징금을 면제받았습니다. 플레이어가 많으면 배신을 이끌어내기도 쉽습니다. '죄인의 딜레마'의 사례인데 다른 섹션에서 따로 상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중국고객사인 SAIC Motors의 구매팀 팀장이고 자동차유리 구매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유리를 3개의 공급사로 부터 공급받기로 결정했습니다.


3개의 자동차 유리 공급사의 SOW비율을 어떻게 정하시겠습니까? 가장 이상적인 비율에 손을 드세요!


40% / 30% / 30% : 일반적으로 30명의 교육생중 3명 정도가 손을 듭니다. (10%)


40% / 40% / 20% : 일반적으로 30명의 교육생중 5명 정도가 손을 듭니다. (17%)


50% / 30% / 20% : 일반적으로 30명의 교육생중 20명 정도가 손을 듭니다. (67%)


60% / 30% / 10% : 일반적으로 30명의 교육생중 2명 정도가 손을 듭니다. (7%)


70% / 20% / 10% : 거의 손을 들지 않습니다. (0%)


40% / 30% / 30% 와 40%/ 40% / 20% 에 손을 든 사람들이 30% 가까이 됩니다. 다같이 함께 일하며 이익을 나누는 이상적인 모습을 바라는 것 같지만 이런 SOW비율이라면 구매 담당자 입장에서 효율적으로 공급사들을 관리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격렬하게 경쟁하고 변화하고 혁신할 필요가 없을겁니다. 공산주의가 실패한 이유는 인간의 본성을 경시했기 때문입니다. 보상을 다르게 해서 동기부여하는 것이 필요한데 공산주의는 동기부여의 근본을 없애버렸기 때문에 실패한 것 입니다. 이 SOW비율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共産主義'


50% / 30% / 20% 와 60%/ 30% / 10% 에 손을 든 사람들이 74% 가까이 됩니다. 사람들은 5:3:2라는 숫자에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매번 질문할때마다 70%가까운 사람들이 손을 들곤 합니다. 필자는 5:3:2 혹은 6:3:1 이 비율들도 드라마틱한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봅니다. 한 고객사에서 50%점유하고 있다가 30%가 되더라도 죽진 않으니까요. 반대로 30% 점유율에 있다가 격렬하게 경쟁해서 손이 피묻히며 50% 점유율을 달성하려는 이유도 없다는 것이구요. 매너리즘에 빠지는 구조같네요.


70% / 20% / 10% 에 손을 든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7:2:1이 가장 이상적인 비율이라고 하는 그 찰나의 순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이 다릅니다. 중견업체의 경우, 앞자리에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사원,대리급 직원들이 뒷자리에는 차부장, 임원이 앉으시는데, 앞에서는 "어??"하는 반응이... 뒤에서는 "아~~!!"하는 반응이 나오는 겁니다. 그들의 느낌을 인터뷰해보면 경험이 적은 사원, 대리급 직원들은 70%라는 숫자가 너무 커서 의외였다는 반응이 나왔고, 경험이 많은 부장이상 임직원들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비춰보면 타당한 숫자인것 같다. 라는 반응이었죠. 70%정도 SOW비율을 가진 공급사라면 매우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진입의 장벽을 만드는 동시에 10~20%로 떨어지는 두려움이 있을 것이며, 10%, 20%의 제2,제3의 공급사 덕분에 경쟁구도가 잘 잡혀지고, 제2,제3의 공급사들에겐 고객 점유율 공략의 목표가 생길겁니다.




B2B영업에서 SOW(Share Of Wallet)은 전략,전술수립에 굉장히 중요한 척도입니다. 자사 제품을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SOW가 높은 고객은 추가 서비스를 제공해 진입장벽을 더 높여야 하고, 자사의 SOW가 낮은 고객은 공격적인 영업전략,전술로 경쟁사의 Share를 빼앗아와야 합니다. 따라서 독자 여러분들이 이번 섹션에 등장하는 자동차 유리 제조사 K사의 영업 본부장이고 중국시장에 M/S를 늘리려면 주요 고객사 전체의 SOW비율을 최소 월단위, 가능하다면 주단위로 확인하고 사무실엔 '디지털 대쉬보드'를 걸어놔야 할겁니다. SOW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있는 생물처럼 계속 변하죠. 그러다가 갑자기 어떤 고객사의 어떤 경쟁사 Share가 급격하게 빠지는 것이 확인된다면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경쟁사 공장에 불이 났거나, 파업이 일어났거나, 품질문제, 납기문제가 터졌다는 증거죠. 이것이 바로 '탄광의 카나리아'입니다. 경쟁사의 약점을 알려주고 우리에겐 기회를 알려주는 카나리아의 지저귐이죠. 돌격의 타이밍이 왔습니다.


"돌격! 앞으로!"
David Cairns/Daily Express/Getty Images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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